마음예보 / 심리학관
[정서적 허기의 시대]
* 10여년 전부터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유행했음
-> "남들이 당신의 가치를 알아봐주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세요. 당신만이라도 스스로를 사랑하면 됩니다"라는 말은 일종의 구호가 되었음
-> 상식으로 통할 정도로
‘자기 돌봄'의 중요성은 널리 퍼졌음
[자존감 이후, 거리 두기가 유행하다]
* 코로나 19라는 강력한 변수가 우리의 생활뿐 아니라 각자의 마음에 큰 파동을 일으켰음
-> 전염병의 유행을 막기 위해 시행된 거리 두기 제도 때문에 엉겁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의 거리가 생겨 버렸음
-> 불편할 것만 같았던 이 경험은 보기 싫은 사람, 부담스런 모임에서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편안한 것인지 의외의 체험을 하게 만들었음
* 코로나 시대가 끝난 후 많은 것이 달라졌음
: ‘바뀐 일상으로의 복귀'
(1) 명절 대이동의 풍경 -> 여행 대이동 풍경
(2) 회식 문화의 변화 : 단합이라는 미명 아래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는 일에서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홀가분한 일인지 많은 이들이 몸소 체험해 버림
(3) 비대면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 : 얼굴을 맞대지 않고 앱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알게 됨
(4) 거리감에 익숙해짐 & 혼자가 편하다 라는 생각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짐
* 우리의 사회성에 큰 변화가 생김
(1) 사람과 연결되고 사람에게서 사랑받는 것 ->
남을 위해 희생하지 말자 / 남 때문에 손해보지 말자
(2) 인간관계의 갈등을 풀어내려고 노력하기 ->
‘손절'(손해를 잘라버리는 매도)이 현명한 선택이 됨
* 자존감의 중요성을 말해온
정신건강 전문가로서 걱정하는 것
-> 거리두기와 손절을 택하는 많은 사람들이 '내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든다는 점
-> 자존감은 자신을 지키는 힘을 강조하는데, 언제부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관계를 끊어내는 행동의 명분'이 되기 시작했음
* 본디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 그런데 종종 그 의미를 오해해, 자존감을 지키겠다며 헤어짐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바라보면서 염려가 됨
[완벽한 하루 속 가라앉는 마음]
* 현재 우리는 정서적인 거리 두기와
손절의 세상에 살고 있음
->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인 문제는
자존감의 문제가 아님
->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
그 자체를 뜻하기 때문임
* 자존감은
(O) 자신을 사랑해주라는 이야기
(X) 오롯이 혼자 살라는 의미
*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겠다며 다른 이들과 거리 두기를 선택하고, 그러면서 관계에서 오는 애정, 가까운 사람이 전하는 지지의 감정을 충족하지 못함
-> 그렇게 '나를 위한 손절'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갈망과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결핍된 허전함만 남음
[연결을 잃은 당신에게 찾아오는 증상들]
(1) 심리적 증상
* 정서적 허기 = 감정이 배고픈 상태
-> 달콤한 보람도 느끼고 싶고, 감사함과 충만함도 느끼고 싶은데 그 감정이 채워지지 않는 것
"마음이 허하다" "황량하다" "헛헛하다"
“보람이 없으니 잘못 살아온 것 같다"
"현타가 온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 평소의 기능을 해내더라도 다음의 감정이나 행동 증상이 이어지고 있다면, '내가 지금 겪는 마음의 문제가 정서적 허기라는 거구나' 정도로 인식을 해야 함
A. 주변 사람들과의 불일치감(dissonance)
: 남들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데 나만 부자연스러움 / 남들은 쉽게 하는 일을 나만 어렵게 하는 것 같음
B. 이항상성 부하(allostatic load)
: 평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써야 하는 부하가 걸림
C. 거절에 대한 민감성(rejection feeling)
: '나만 특이하다'는 생각에 소속감의 위기를 겪다 보니 작은 거절도 큰 위협으로 다가옴. 관계에서 배제된 후 겪게 될 감정의 소용돌이가 두려워, 먼저 거절한 후 숨어버리기도 함
D. 감정과 자존감의 불안정성(instability)
: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세로토닌의 활성이 저하되고, 민감성과 충동성이 증가함 / 사소한 걱정에도 잠을 못 자고, 작은 성취와 작은 실패에 자신의 인생 전체를 대입시켜 자존감의 고양과 낙담을 반복함
(2) 행동적 증상
A. 소셜 미디어, 쇼핑, 게임과 같은 행위에 몰입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에 민감해지고, 저 물건 하나만 사면 행복해질 거라는 마술적 기대감이 생기기도
B. 사랑 없는 연애, 금지된 관계 추구
불륜이나 금지된 관계로 선을 넘으면서도 '외로워서 그래' '사랑하면 괜찮아'라며 합리화하는 심리 이면에도 정서적 허기가 작용했을 수 있음
C. 타인을 괴롭히는 것과 같은 미숙한 행동
정서적 허기는 악플 달기, 시비 걸기, 이간질하기처럼 미숙하고 위험한 행동을 유발
-> 어떠한 관심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어린 시절의 방어기제를 이끌어내고, 반사회성, 충동성과 결합되며 행동 문제로 이어짐
D. 완벽주의적 행동
초이성적 태도로 감정을 차단하는 방식 / '난 감정 따위는 몰라' '그저 옳은 길을 갈 뿐이야' '실수를 하다니 끝장이야!'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해'
->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성취감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번아웃으로 이어짐
E. 잠수 이별, 환승 연애 등 이별 증후군
'나는 불쌍하니까 이래도 돼'라는 자기 연민과 합리화가 만나면 상대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김
[회복을 위해 준비해야 할 두가지 마음의 태도]
(1) 서두르지 말자
* 허기는 결핍이며, 결핍은 본능적인 위협
-> 사람간의 연결, 유대감이 중요하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마음을 열면 안됨
* 사회 전반에 깔린 정서적 허기 문제를 인식한 사람들 중엔 나쁜 사람도 많음
-> 결혼 사기, 로맨스 스캠, 각종 사이비 종교와, 자신이 치료자라고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전문가들이 당신의 허전한 마음을 노림
* 본능에 이끌려 급하게 해결하려고 하면
상황만 악화됨
-> 특히 '누군가가 나의 허전한 마음을 한번에 해결해주겠지' 식의 '구원자 환상'을 품고 있으면 위험성은 배가 됨
-> 세상에 당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태어난 생명체는 없음
(2)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초로 삼자
* 아무리 외로워도, 아무리 후회할 만한 행동을 했더라도 자신을 지나치게 폄하하거나 비하해서는 안됨
* 결핍된 애정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자기애가 사라지고 있다면, 뭔가 문제가 꼬여 있다는 것이므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방법이나 대상이 잘못 설정되었는지 살펴보자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1) 우리는 먼저 인정해야 한다
* 우리 사회는 외롭기 딱 좋은 환경에 놓여 있음 : AI가 대체하고 있는 인간 사이 접촉점들 / 유용해 보이는 정보 뒤에 숨어 있는 교묘한 상술 / 극심한 세대 차이와 성별 갈등 / 어떻게든 타인을 깎아내리며 인류애를 없애는 악플러들까지
-> 이런 악조건 속에서 사람은 방어적으로 변하게 됨
* 이런 시대에 외로움을 느끼고 애정 결핍으로
괴로워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님
-> '내가 외롭구나' '내가 부쩍 혼자라는 생각을 하는구나' 라고 자신의 마음을 읽어주자
-> 어린이나 어른이나,
솔로나 기혼자나 우린 모두 외롭다
(2) 자신과의 연결을 시작하자
* 오랫동안 외로웠던 사람이 갑자기 타인과 순조롭게 관계를 맺을 리가 없음
-> 사람 보는 눈이 퇴행되어 있을 수도 있고, 대화하는 센스나 기술도 예전 같지 않을 수 있음
* 특히 가족이나 친구에게 갑자기 공허감을 토로하고 해결해내라고 떼를 쓰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
-> 그들도 마찬가지로 외롭고, 문제를 인식할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중이니까
-> 배고픈 사람들끼리 서로 밥을 내놓으라고 해봤자, 감정만 상하고 상처만 남을 뿐임
A. 먼저 나부터 살피자
* 나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나 / 내게 어떤 일이 있었나 / 나는 무엇을 바라는지를 되짚어보자
* 오늘 하루 밥은 잘 먹었는지, 맛은 있었는지, 음악은 들었는지, 관심과 에정으로 나의 내면에 다가가보자
B. 책을 읽어보자
* 독서는 타인의 세계에 접근하고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니까
-> 많은 작가들이 당신을 궁금해하고, 당신과 공명하고 싶어함
-> 그들이 보내주는 메시지를 읽고, 느끼고, 즐기다보면, 나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어짐
* 최선을 다해 행복을 느끼고, 여유가 좀 생긴다면 혼자만 행복하지 말고, 이를 나눌 사람들을 찾아보자
(3) 다양한 관점을 장착하자
* 한가지 기준으로 세상을 흑백으로 나누어 바라본다면, 다원화된 현실에서 괴리를 느낄 수밖에 없음
-> 옳은 사람과 틀린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과 손해를 끼치는 사람. 이런 식으로 세상을 나눌수 없음
(ex) 드라마 '김부장 이야기'
- 김부장 : 서울에 아파트 보유 / 대기업 부장 생활 /
가진게 많고, 열심히 살았고, 자부심도 있음
-> 하지만 팀원들에게는 꼰대 / 선배에게는 부담 /
아내와 아들에게는 철없는 가장
: 김부장 혼자 소주잔을 기울이는 정서적 허기
*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닫힌 관계의 문은 열리고 연결의 가능성도 조금 더 커질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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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감정적으로 허기진 사람들.
* 저자 : 윤홍균 선생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음예보>
정신건강 위기의 시대,
아홉 명 전문의가 전하는
마음 사용법.
* 저자 : 글 쓰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 초판 1쇄 발행 : 202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