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당위성
안녕하세요! 우와! 우리가 또 만났어요! 하하! 만날 때마다 저는 여러분들이 반갑습니다. 그리고 9월이 되었어요! 곧 반가운 가을이 오겠죠?
여러분들은 좋아하는 계절이 있나요? 만약 있다면 어떤 계절인가요? 계절이 지나갈 떄는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다가오는 것에 반가우면서도 시간이 가는 것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참,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계절이 지나가는 것에도 이렇게 두 가지 마음이 드네요. 가면 가는 거고 오면 오는 거지 헐헐헐!! 하고 싶은데 참 그게 안 되네요. 그럼 하물며 내가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마음을 가지고 살까요?
오늘부터 우리는 지난 회차의 당위성(1)에서 본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볼 것입니다. 우리가 참 많이들 고민하는 사례들로 지난 회차에서 제가 엄선한 사례들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2회차부터 끌어갈까 고민했는데 비슷한 것끼지 묶어서 글을 쓸까 했다가 하나씩 보기로 했습니다. 즉, 이번 당위성 주제는 좀 길어지겠네요. 그만큼 한 회를 보면 비슷한 사례가 자신에게 일어났을 때, 경험했을 때 찰빵심리에서 본 사례들을 기억해서 원하는 방향, 원하는 하루를 쌓아 원하는 내 모습으로 다가가길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사례를 먼저 볼까요!
사례 1
얼른 일어나야 돼. 출근해야 하잖아. 빨리 일어나야 하는데… 근데 정말 일어나기 싫다. 근데 돈을 벌어야 하잖아. 출근해야 하는데… 아, 진짜 어떻게 해… 너무 일어나기 싫어. 출근 안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일어나기 진짜 싫다. 일어나야 하는데… 오늘 확 회사에 무슨 일이 벌어져서 전부 나오지 말라고 했으면 좋겠다.
휴우, 혹시 사례와 같은 갈등을 안 하시는 분이 계십니까? 나는 평생 위와 같은 갈등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부럽습니다.
그렇다면 매일 하시는 분이 계십니까? 이런 분들은 오늘 저와 함께 더욱 오늘의 글을 잘 봐 봅시다.
위의 사례와 같이 출근을 해야 하는데 출근하기 너무나도 싫은 경험은 누구나 하는 경험입니다. 즉, 루틴하게 내가 살아가기 위해 해야하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정말 진짜 이불 속에서 계속 누워있고 싶고 가능하다면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외부의 상황으로 오늘 하루를 재꼈으면 좋겠다 하는 경험 말입니다.
“루틴하게” 일어나는 일은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안다고!!! 라고 혹시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하니까 닥치고 일어나서 출근하라는 걸까요?
아닙니다.
루틴하게 일어나는 일들은 원래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해나가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말 미쳐버리게 안 되기 시작한다면 그 때가 바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기회입니다.
제가 상담에서 하는 말 중에 하나인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는 말을 찰빵심리에서 여러분에게 하게 되는 날이 왔군요. 심리상담을 받는 것과 같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여러분들에게 제가 상담실에서 하는 인간이 스스로 나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이 되는 행위를 저는 이 블로그에서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상담실에서 하는 얘기를 블로그 라는 공간에서 여러분에게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루틴하게 하는 일들에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 있습니다.
출근하기
학교 가기
식사 하기
샤워하기
이 닦기
즐거운 활동 찾기
집안 일 하기(청소, 설거지, 빨래 등 안 한다고 죽지는 않지만 사는 공간, 생활할 때 필요한 일)
큰 에너지 들이지 않고 지인과 안부인사 하기(마주쳤을 때 사회적 미소 지으며 하는 인사)
졸리면 자기(아무시간에 자는 것이 아닌 밤에 자는 것)
©Eqd
위의 행위들을 할 때 엄청나게 참아야 하고 거의 눈물이 나올 정도로 괴로워서 미루고 미루다 더 미룰 수 없을 때까지 미뤄서 반차를 사용하거나 입을 옷이 없어서 구겨진 옷 중 그나마 안 구겨진 옷을 입으면서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거나 아예 심하게 구겨진 옷을 그냥 입거나 평소 생각만 해도 즐거워서 설레던 즐거웠던 활동이 더 이상 즐겁기보다 밀린 과제를 하듯 하거나 그냥 하던 거니 아까워서 하고 있다면 우울해지는 시그널이니 현재의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상태를 점검하는 방법은 전문가를 찾아가는 방법이 가장 정확 하겠지만 이 방법은 사실 문턱이 높죠. 아, 내가 출근하기 너무 힘들구나! 라는 정도로는 상담실이나 병원을 가기 어렵습니다. 저 위의 루틴한 활동은 이미 괴로운 활동이 되고 공허함이 깊어져 이렇게 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마저도 사라졌을 때 어느 날 번쩍 이건 아니다 하고 전문가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때는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태여서 저는 여러분이 이 상태 보다 좀 더 일찍 나를 점검하고 보살피는 단계에서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자동차의 배터리가 아예 방전되어 버리면 자력으로는 임시방편으로 전기를 살리지만 결국 업체를 불러야 하죠. 그러면 참 일이 복잡해집니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바닥을 찍기 전 아, 내가 지금 나를 점검할 필요가 있구나 라는 지점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사례에서 “출근 해야 하는데…” 라고 당위성을 부여하며 애를 쓰고 또 써야 하는 것이 힘들 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 오늘 나를 위해 하루 쉬자!’
이 방법,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면 이건 나를 타당화 하는 것이 아닌, 합리화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합리화는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보내주지 않습니다.
자신 안의 하지 않아도 될 당위성에 기대고 있다면 자신을 한 번 살펴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세요. 순서대로 해 봅시다.
1) 야, 너 지금 힘들구나. 그래. 우선 출근은 한다. 그리고 찬찬히 날 좀 보자.
2) 흐음… 그래 내가 음식도 맛있게 먹지 않고 있어. 그냥 먹는 거지. 그리고 이 정도 먹으면 됐다 싶은데도 계속 뭘 먹는구나. (또는 반대로 식사를 거르는구나)
3) 어? 저기 다른 팀 직원이 걸어온다. 괜히 피하고 싶다. 잠깐, 나 오늘 사람들을 좀 피하고 다니네? 근데 이게 좀 됐잖아? 언젠가부터 옆 직원의 타자 소리가 거슬리고… 그 사람은 원래 큰 소리로 타자 치는데… 그리고 지난 봄에 내가 진급하고서는 그 직원의 타자 소리라던지 사람들의 웃음 소리라던지 별 신경 안 썼던 것 같은데…
4) 퇴근하는 시간만 기다리지만 정작 집에 가면 난 누워만 있구나. 딱히 내가 좋아하는 동영상이나 공연 영상을 보는 것도 아냐. 그냥 켜 놓고 있어. 마치 이거라도 안 하면 뭔가 아닌 것 같은 느낌으로.
5) 내일 또 출근할 생각하니 엄청나게 가슴이 답답하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
6) 아, 나 지금 날 살펴볼 때구나.
7) OO아, 너 요새 힘들구나. 진급하고 일이 몰아치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는데 내가 그래도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리하는구나. OO아, 괜찮아. 발표를 좀 틀려도, 준비를 다 못해도, 상사가 지적을 해도 너 자체가 사라지고 깎이는 것이 아냐. 마음 썼구나 그동안. 애 썼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려고 애 썼구나. 기특하네. 그런데 힘들면 조금은 스스로 아껴주는 말을 해 줘. 그리고 잘 했다고 해 주렴. 네가 일을 망치기를 했어, 다른 사람을 때리고 악의적으로 욕을 했어. 왜 그렇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
8) 괜찮아, 진짜 괜찮단다.
이 글을 읽으시면서 자신의 모습이 많이 떠오르셨다면 꼭 말해주세요. 괜찮다고.
그리고 진짜 괜찮으니까 꼭 말해 주세요.
괜찮아
@Eqd
그리고 저 위의 일상적인 것들을 루틴하게 할 에너지가 있으신 분들은, 일상적인 것들은 “그냥” 하는 것입니다. 출근을 할 때 내가 오늘 기분이 나쁘니까 출근하기 싫다가 아니고 오늘 내가 짜증나니까 그냥 누워있자가 아닙니다. 기분대로 내가 살아갈 떄 필요한 것들을 하는 것이 아니고 저 위의 것들은 그냥 하는 겁니다.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알람이 울리고 (사람에 따라 알람이 몇 개가 되기도 함) 마지막 알람이 울릴 때 그냥 벌떡 일어나는 것. 이것으로 오늘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벌떡 일어날 에너지가 없다면 위의 단계에 따라 꼭 자신에게 말해 주세요. 그리고 여러 번 위의 단계에 따라 자신에게 말을 해 줘도 에너지가 모자라다면 그 때 꼭 전문가를 찾아가 주세요.
@Eqd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