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관 / 심도인의 관계심리학
제 취미는 '배려'이고요,
특기는 '타인의 감정 책임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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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심도인입니다.
이번 글은 지난 심리도식 글 2편으로,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니
1편을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smallwave5/362
지난 글의 상황 예시들을 볼 때
우리의 직장인 A는 어떤 도식을 갖고 있을까요?
바로 바로 '자기희생' 도식입니다.
자기희생 도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만족을 희생하면서까지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자발적으로' 애씁니다.
© kellysikkema, 출처 Unsplash
이렇게 애쓰는 이유는 아래처럼 다양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함께 하기 위해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
요구적인 사람과의 정서적 유대를 갖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는 타인과의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등등
직장 상황 예시를 보면
A는 김대리와 최대리의 고통을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가족과의 상황 예시를 보면
엄마의 걱정을 과도하게
덜어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엄마를 걱정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친구와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가 약속을 취소하자고 당일에 연락해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A는 친구를 달래주려고 합니다.
자기희생 심리도식은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납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높은 사람들이
이 도식을 갖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찰빵심리 찰빵님이 따뜻하고 자세하게
소개해 주었던 '사회적 민감성' 기질 내용
기억나시나요?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사회적 민감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smallwave5/73
이 사람들은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애쓰기 때문에 때로는 자신의 욕구가
적절하게 충족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며
상대에게 원망하는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그 원망감에 또 죄책감을 갖기도 하구요.
네, 이 도식의 동기는 이타심이나 관대함이
아닙니다.
바로 '죄책감', '자책감' 입니다.
이것이 이 심리도식의 포인트입니다.
© caleb_woods, 출처 Unsplash
심지어 이 분들 중에는
상담을 받는 순간에도 상담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인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는
잘 집중하지 못하면서요.
이런 경우 겉으로 보기엔 상담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 속을 잘 들여다 보면
내담자의 역기능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지요.
내담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과 돈이 아까운 일이고
상담자 입장에서도
소진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타인의 욕구를 맞춰주려고
하는 행동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에게도 그다지 이득이 되지
않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이렇게 A의 심리도식을 이해해봤는데요,
이제 다시 예시 상황으로 돌아가서
전체 상황을 조망하여 살펴봅시다.
(여기는 심도인의 관계심리학이니까)
각 예시 속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어떻게 보일까요?
첫번째 사례인 직장 상황에서
김대리는 자신의 상황을 전달했고
이 상황은 종결된 건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최대리는 상황도 모른채 자료를 계속
기다리고 있겠지요.
그러다 기다림에 지친 최대리가
김대리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겠어요.
불쾌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최대리는 부하직원과 소통도 잘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어요.
회사 업무 중 정말 중요한 것이
'빠른 진행 현황 공유'인데,
(늦으면 늦는대로 다음 대처를
해야하니까요. 계획대로 돌아가는
일보다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는
일들이 더 많기에 이실직고
빠른 공유가 매우 중요합니다)
직장인 A는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친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겠어요.
© charlesdeluvio, 출처 Unsplash
두번째 사례인 가족 상황에서 보면
어머니의 걱정은 어머니의 감정입니다.
내가 어머니의 감정을 책임질 수는 없고
어머니의 감정은 어머니께서
조절하시면 됩니다.
이것은 냉정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을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요.
하지만 타인이 느낄 감정에 전전긍긍하며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숨기면서
그 감정을 없애려고 애쓰는 것은
나의 욕구보다 상대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연결이 아닌 단절감으로
향하는 방법입니다.
나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는
적정 지점을 찾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연결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친구와의 상황에서 보면
A는 친구의 불편감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친구는 화를 내는 모습보다
괜찮다고 말하는 A에게 순간
고마울 수도 있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못 만나는 것에 대한 실망이나
아쉬움 표현이 없는 A의 반응을 보며 그 친구는
'혹시 A가 약속이 취소되길 기다린건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희생 도식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을 배려하고 그들의 욕구에 따라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상대방에게는 배려와 존중으로 느껴지지
않는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나의 행동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부정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계속 같은 방식을 취하며 애쓰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자기희생 심리도식이 생기는 과정을 살펴보면
어릴 때 자신의 욕구보다 부모의 욕구를
더 중시하는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아동기 때 이미 타인의 욕구를
중시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렇게 성인으로 자라 타인의 욕구에
과도하게 예민하게 반응하며
타인에게 많은 것을 주려 하지만
자신은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서로 주거나 받는 상황을 회피하거나
타인에게 가능한 한 아무 것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자기희생 심리도식을
가진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 이야기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내용으로, 이번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이렇게 심리도식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므로 상담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 내용을 보면서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꼭 상담을 받아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나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가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 느낄 수 있는 민족감과 따뜻함,
진정성 있는 연결감을 우리 독자분들도 꼭
경험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daywalkerhn,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