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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Nov 07. 2021

[박정민의 수다다방] 회의 진행하기

리더를 위한 표현도구상자 

“무슨 일만 생기면 몇 시간 동안 회의를 하자고 하시는 통에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회의에서 해결되는 것도 없는데, 다들 멍한 머리를 부여잡고 시간만 때우고 있는 거죠”, “회의에 좀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으면 좋겠는데, 아무 생각 없이 들어와서 입만 꾹 다물고 있으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팀장/임원분이 하고 싶은 것이 결정되어 있는데, 회의는 뭐하러 하는 걸까요?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신다고 해서 열심히 말을 했는데, 하나도 반영이 되는 것이 없고, 결국 보면 팀장/임원분이 원래 가지고 계셨던 생각대로 하게 되더라구요. 시간도 없는데, 이럴 거면 회의는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새 많은 회사들에서 회의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는 규정들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 리더는 리더대로, 구성원은 구성원대로 회의에 대해 할 말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회의를 통해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회의에서 활용하면 좋을 표현들, 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언어적/비언어적 표현들에 대해 오늘은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DO *

A. 구성원을 참여시키기

- 효율적으로 회의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회의 자료에 대한 요약설명을 미리 만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리 읽어보고, 회의 시간에는 궁금한 점만 질문하려고 합니다

- 이번 회의의 주제는 OOO입니다. 구성원 여러분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것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모든 구성원분들이 발언기회를 가지게 되므로, 2가지 이상의 안을 만들어오시기를 부탁드립니다.       


B. 노력에 대한 감사하기

- 마감시간 잊지 않고 자료 잘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 새로운 한 주에 대한 계획을 충실히 만들어와서 고맙습니다

- 항상 애써주고 있는 여러분들 때문에 우리 조직이 버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 표현 / 사진 : Calvin


C. 시간제한 규칙 

- 다들 할 일도 많고 바쁘니까, 회의는 OO분 안에 완료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불가능하다면) 시간이 어느 정도 더 필요할까요? 

- 오늘부터는 Timer를 사용해서 회의 시간을 조율해보려고 합니다. 각자 발표할 때, 타이머에 남은 숫자를 신경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간에 대한 생각 / 사진 : Calvin


D. 집중해서 경청하기

(비언어적 표현) 

- 발언하는 구성원의 얼굴을 쳐다봐주기

- 구성원의 의견에 대해 인정하고 수용하는 표정 및 고개 끄덕임 보여주기

- 궁금한 점과 기억해야 할 이야기에 대해서는 짧게 메모하기 

 

E. 이해된 바를 확인하기

- OO님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OOOO인 듯 한데, 맞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 이제 슬슬 오늘 회의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각자 다음 만남까지 해야 할 일에 대해 정리해서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 DON'T * 

A. 언어적 표현

- 혼자 떠들기(회의 시간의 7-80%를 내 이야기로 채우기)

- 말 끼어들기(누군가의 말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됐고 알았고 그래서 뭐? 라고 하거나, 중간에 자기 이야기를 불쑥 집어넣어 오디오가 겹치도록 하기)

- 무조건 자기표현으로 바꿔 말하기(그러니까, 이런 말이라는 거 아냐. 지금 네 짬밥이 얼마인데 그렇게밖에 얘기를 못하냐) 

- 하염없이 가르치기(정신차려 들어봐봐.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잖아. 내가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줘야 아는 거냐) 

- 무시하기(아~ 시끄럽다. 뭐라는 거냐. 지금 가뜩이나 시간 없는데, 그 따위 쓸데없는 얘기나 하고 있어야 하냐) 

- 근거없이 비난하기(너는 도대체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냐) 

- 구성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 않은 상태에서 과거의 자신의 성공경험에만 기반하여 “무조건 해라해라해라 내 말만 따르면 된다,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고 너무 쉽게 이야기를 던져버리기 

- 비아냥대고 빈정대기(그래, 결국 너 잘났고, 네 말이 맞다는 거 아냐. 아이고, 알아서 모셔야지. 똑똑하고 잘난 분하고 같이 일하려니 정말 허리가 휜다, 야) 

- 누구와 비교하기(옆 부서 OO의 딱 반 정도만 해라. 정말 나는 옆부서 팀장이 부러워 죽겠다. 그 사람은 도대체 무슨 복을 타고 나서 OO 같은 애를 얻은 건지 모르겠다. 나는 무슨 전생에 죄를 지어서 너네 같은 것들하고 일을 해야 하는지, 원) 

- 미리 가르쳐주지 않고 잔소리만 하기

 

B. 비언어적 표현

-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휴대폰 보기 

- 문자 보내기 

- 볼펜 따각거리기 

- 중간에 자꾸 전화받기 

-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지 않고 자료만 쳐다보고 종이만 넘기기 

 

(유의점)

- 시간의 활용 : 구성원들이 아무 생각/준비 없이 참여하는 회의는 효용성이 매우 떨어지며, 생산성을 높이기가 힘듭니다. 무엇을 준비해 와야 하고, 회의 시간에는 뭘 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공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회의의 성격 명료화 : 리더 혼자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회의인지, 모두의 의견을 같이 이야기하는 회의인지를 처음부터 정확하게 제시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진지한 논의 / 사진 : Calvin


- 운영방법에 대한 논의 : 구성원들은 열심히 준비해서 발표할 때, 자신이 노력한 바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해서 인정을 받고 싶어합니다. 그러다보니 준비하고 생각하고 애쓴 부분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하고, 결과물에 대해 맨 마지막에 이야기를 하는 미괄식 발표를 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리더는 “그래, 그래, 알았어. 애썼어. 힘들었다 이거지. 알고 있다니까? 수고했다고. 그래서 뭘 어떻게 할 거냐고. 나 시간 없다니까?”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정 설명이 조금 길어지고 지루해진다 싶으면 바로 끼어들어서, “그래서?”라고 질문을 하거나, “아, 뭘 그렇게 길게 얘기하냐. 이러저러하다는 얘기 아냐”라고 먼저 결론을 내려줘버리게 되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하면 구성원은 본인이 한 일에 대해 관심이 없고, 노력한 바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어, 점점 회의 때 말을 아끼게 되고, 입을 다물게 된다고 하네요. 

양쪽 입장이 다 이해가 갑니다.  우리는 서로 중점을 두는 부분이 다를 뿐인 거니까요. 구성원도 자신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고, 리더도 궁금한 바를 빨리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회의를 할 것인지에 대해 조직 내에서 약속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리더가 꼭 알아야 할 점에 대해 자료에 어떤 부분을 꼭 명시를 해오도록 하거나, 그 주제부터 먼저 이야기를 하도록 부탁하고, 구성원은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연습을 해야만 합니다. “왜 내 마음대로 상대방이 움직여주지 않는 거지”라고 하며 각자의 입장에서 투덜대고 있어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다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을 내어 회의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각자는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떤 준비를 해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가져봅시다. 조직에서 “일하는 방법”에 대한 의논자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 이상 좋은 것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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