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의 수다다방] 누군가를 칭찬할 때
일터에서의 소소
“언젠가
한 후배가
팔짱을 딱 끼고
제 책상 옆에 서서
제가 일하는 것을 내려다보다가
‘진짜 잘하시네요’
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이게.....
분명 칭찬 같기는 한데,
웬지.....
평가받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랄까
기분이 묘한 거 있죠.
팔짱을 끼고 있어서 그랬나?
표정 때문이었나?
어조 때문이었나?
잘은 모르겠지만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후배의 칭찬을 들은
선배들이 요새 종종
고개를 갸웃대며
하는 이야기입니다.
칭...찬...인가? / 사진 : MONICA‘칭찬’이라는 것은
내가 행동에 옮기기만 하면
내가 이야기를 하기만 하면
내가 말로 표현하기만 하면
상대방의 기분이 좋아지는 거라고
우리는 은근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마도
워낙 우리가 칭찬에
익숙하지 못하고,
평소에 주위로부터도
칭찬을 잘 받지 못하고 있다 보니
그렇게 되나봅니다. ^^a
하지만,
"정말 ‘칭찬’이라는 좋은 의도를
기반으로 해서
표현된 말은
무조건 상대방을 기분좋게 해줄까?"
라는 의문이 요새 계속 들고 있습니다.
정말
상대방을 칭찬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상대방에게 그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표현하는 것이
제대로 된 칭찬이 아닐까 싶거든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일터에서의 업무소통에서
항상 갈등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기본적인 문제는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발생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해
상상해보고
신중하게 표현을 선택하는
태도가 필요하겠지요.
“아니 뭐 칭찬 한마디 하는데
그렇게 까다로워”라고
투덜거리시는 분들이 계실거에요.
글쎄 말입니다요. ㅠㅠ.
안타깝게도
원래 인간들간의 소통이라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시각, 관점, 의도,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아서
서로를 이해시켜야 하니까요.
그래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선배, 동료, 후배)을
칭찬할 때 쓸 수 있는 표현들을
다양하게 만들어보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죠.
조직구성원분들께
칭찬에 대한 의견을
여쭤보면,
칭찬을 할 때
이런 말을 하면 무조건 먹힌다 라는 것은
없는 것 같지만,
상대방이 신경쓰고 노력한 바를
잘 알아보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그래도 효과가 좋다고들 하십니다.
(상대방이 한 일 중에서
어떤 부분이 멋진지,
어떤 것이 근사한지,
어떤 것을 나도 해보고 싶은지,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쓴 것이 보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거에요.
그야말로
여러분이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I-Message”인 거죠.
상대방의 무엇무엇에 대해
나는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서요.
“어쭈, 잘하는데?”라는 느낌이 아니라요.)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상대방의 특성에 맞게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더라는 이야기도 꽤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려면 누군가와 함께 일할 때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보고,
이야기를 많이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선배의 업무성과에 대해
‘오옷~
아직도 현역같이
꽤 잘하시는데요’라고
평가하듯이 말하거나,
후배의 업무성과에 대해
"나이도 어린데!"
"완전 애기가!"
(요새 후배들에 대해
‘몇살이라구? 완전 애기잖아! 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듣는 애기는
절대 기분 좋지 않다고 합니다. ㅠㅠ)
"그 나이에 대단하다!"라며
젊은 거 이외에는
칭찬거리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느낌을 주게 되는 듯 합니다.
오랜만에 아이유 가수님
자랑을 또 한번 해볼까요 ^^
‘유희열의 스케치북
400회 특집(2018.06.02)’에서
아이유 가수님과
오연준 가수님(2018년 당시 열세살, 6학년 /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름 /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고향의 봄’과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부름)이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나서
이런 대화가 오고갔지요.
* 유희열 : 같이 무대해보니까
어땠어요?
* 아이유 : 저는 진짜 놀랐어요.
너무, 정말, 너무 좋아서.
"귀호강~ 이런 거구나"
그렇게 느끼고.
또 진짜 이 재능이
너무너무 진짜 축복할 일이고.
너무너무 부럽고 그랬어요.
아이유 가수님이 열여섯살 때 데뷔를 한 이후로,
“어린데 기특하다”
“어린애가 놀랍다”
“진짜 꼬맹이가
이렇게까지 잘하다니 대단하다”라는 말을
주위에서 정말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아이유 가수님 본인은
나이 어린 사람을 칭찬할 때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진부한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굉장히 애쓰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나의 느낌을 정확하게 전달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더라구요.
(여기저기 글에서 반복하여 말씀드리지만
저는 아이유 가수님의 팬으로서
콩깍지가 씌여있는 상태라서
저에게 감동은 항상 일반분들의
두배 정도로 다가옵니다 ^^)
또 하나 기억나는 장면이 있네요.
JTBC의 ‘전체관람가’를
저는 참 즐겨보았었습니다.
(전체관람가는
유명한 영화감독들이 모여서
특정 주제에 대한 단편영화를 제작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다시 한번 보았었는데요.
(‘전체관람가’ 7회 / 2017.11.26)
평균연령 40대의 후배 감독들이
이명세 감독님(1957년생 / 2017년 당시 61세)의
작품을 보고 나서 이런 칭찬을 했습니다.
“아직도 20대인 것 같다”
“정말 젊은 시각이다”라구요.
당연히 좋은 의도로 한 칭찬이지만,
“(실제 나이는 매우 많고,
이미 젊은이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젊은 감각이시네요!”라는 말보다는,
뭐가 멋진지,
뭐가 근사한지,
어떤 장면에서 눈물이 났는지,
어떤 부분에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를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누구에게나,
나이가 많거나
나이가 적거나 간에,
"나이에 비해서"라는 말은
좀 껄끄럽게 들리나봅니다.
나이라는 것은
칭찬을 받더라도
비난을 받더라도
내가 전혀 통제관리할 수 없는
변인이니까요. ㅠㅠ.)
오늘 여러분은
나의 상사, 동료,
선배와 후배에게
어떤 칭찬을 해주시겠습니까?
오늘은 어떤 칭찬 표현을 고를까요? / 사진 : MONICA나의 칭찬 보따리에 담겨 있는
어떤 칭찬 표현을,
어떻게 다듬어서
꺼내 쓰면 좋을까요?
우리 같이 한번
연습해보지 않으실래요?
요새같이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꿋꿋하게 함께 손잡고 버티면서
뭔가 멋진 것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효과적인 칭찬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