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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관 Jul 01. 2024

없는 걱정도 사서 하느라 일상이 버거운 당신에게

쓸데없는 걱정으로 준비된 체력이 소진되었습니다 / 심리학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 찾아온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렇게 사소한 걸로

정신과에 와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쭈뼛쭈뼛 의사의 눈치를 살피더니

겨우 꺼낸 말이 이거였습니다.


불안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 병원을 예약하고

돈을 지불하고

진료를 보는 것인데도

이 공간에 와도 될지

여전히 고민하고 눈치를 봅니다.


"작고 사소한 불안에 휘둘립니다"

*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이

내 외모나 패션을 평가하는 것 같아 신경 쓰여요

* 가까운 사람과 나눈 가벼운 이야기도

괜히 실없는 말을 한 것 같아 금방 후회해요

* 학교 과제를 다 해놓고도 왠지 교수님에게

지적을 받을 것 같아 주저하다가,

결국 제출을 하지 않았어요


* 이메일을 쓸 때에는 몇 번이나 오타가 있는지,

수신자가 맞는지 확인해요

* 부탁이나 거절이 힘들어서, 걱정을 미리 사서 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모하고 쉽게 지쳐요


* 혹시 내가 실수한 것 때문에,

이번 일을 그르친 걸까 죄책감이 들어요

* 이번에 내가 한 행동 때문에

괜히 미움을 사지 않을까 싶어서 불안해요


남들이 봤을 때는

작은 불안, 사소한 염려,

쓸데없는 걱정일지는 모르겠지만


막상 나에게는

작지 않고, 사소하지 않으며,

쓸데없지 않은 불안.


얼핏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인생을 장기전으로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불안은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 삶을 삵아먹고

에너지를 방전시킴


Q. 매사에 불안한 저, 비정상인가요?

A. 지극히 정상입니다.


불안은 본능.

불안이 만들어지는 기본 바탕에는

나를 지키기 위한 본능이 깔려 있음


불안이 없는 사람은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없음

위험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불안이 필요


불안이 없으면 사회적으로도 섞일 수 없음

사회적 불안이 없는 사람은

상대의 마음을 일고 공감하면서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


가만히 있어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은 본능이라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음


불안을 무시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그리고,

내 불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분류해서

대처 전략을 짜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훈련을 함께 해나가자.


*******************

<쓸데없는 걱정으로

준비된 체력이 소진되었습니다>

쉽게 불안해하는 당신을 위한

걱정 끊기의 기술.

* 저자 :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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