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말 충.조.비.평!
커버 그림 출처[다음 웹툰 - 이토록 보통의]
그녀는 내게 조언할 수 있다.
내가 불편해할지 살피는 말도 하며 그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을 테다.
시원찮은 장사를 하느니 이렇게 편하게 월급 받는 자리가 있다는 정보를 내가 모르는 것 같으니 알려주는 것이고, 내가 마음고생을 그만 하고, 좀 더 안정되면 좋겠다, 하는 선한 의도임을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말 한마디로 기분 좋은 운동을 끝내고 와선 다시 심난하고. 어지러운 마음으로 나 자신을 원망하고. 또 이러저러한 내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상황들에 놓였던 것에 비참함을 느껴야 하는 나로서 굳이 그녀를 이해하는 노력까지 해야 할까.
날 좀 내버려 두라고.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망해도 내가 망하는 거니 제발 신경 좀 끄라고.
너나 잘 살라고.
네가 뭐 나보다 퍽 나은 줄 아냐고.
와 같은 초딩 수준의 비아냥과 논점을 흐리는 악담을 퍼붓고 싶지만.
내가 겨우 할 수 있는 반항이란 그저 못 들은 척 하기.
그녀의 조언을 듣기 전까진 진짜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몰랐던 산행길을 알게 되었고, 언젠가 가보자,하며 미뤄온 공원에 아이들과 같이 올 계획을 하며 신났는데.
하지만 그 조언을 듣자마자 가슴에 돌덩이가 얹히는 듯했다.
그래도 그녀의 선한 의도는 알기에.
그저 무시한다.
괜찮은 척하는 미소로.
또 타산지석으로 삼자.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충고. 조언. 비판. 평가를 꿀꺽 삼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