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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치아 Apr 18. 2021

더 잘하고 싶다. 그래서 아무것도 못한다.

INFJ의 삐뚤어진 완벽주의와 강박증

나만 이렇진 않겠지.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보자면 난 INFJ이다. 신경성까지 고려하면 -T형.

요런 성격 유형들이 완벽주의와 강박증이 있기 쉬어서 잘 풀리면 크게 성공하지만

나처럼 인생 망하는 테크트리를 타고 온 인간이라면 오히려 아무것도 못하고 망상만 빠져있기 쉽다고 한다.

인생사 모든 게 부익부 빈익빈.

 돈, 운, 성공, 실행력, 추진력 등등도 하던 사람들이 느는 것이다.


 MBTI에서 구분하는 성격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떠도는 테스트든 전문 기관에서 발부된 검사지를 풀어봐도 좋지만,

검사지 항목을 체크할 때  나 자신의 실제 성향을 짚어야 하나 인간은 원래 본인에게 객관적이기 힘들다. 따라서 "원하는 내 모습"을 체크하는 경향이 있기에

 MBTI 각 분야의 기준을 알고 나에 대한 성향을 분석 판단해보는 것이 더 정확한 성격유형을 알아볼 수 있을 듯도 하다.


 MBTI에 대해 내가 아는 대로 말해보자면


첫 번째 외향성/내향성(E/I)


 성격이 활발한가의 기준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본인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기분이 좋아지는지,

아니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에너지를 충전하는지를 기준으로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 가서 반대표로 장기자랑을 했었어도, 대학 때 과대표를 한 사람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한 인간이라면 "I"인 것이고,

 친구 얼마 없어서 매일 외로워도 오랜만에 나간 동창회에서 웃고 왔더니 기분이 꺄~알끔 해지는 사람은 "E"인 셈이다.


 두 번째 정보 지각에 대한 감각형/직관형(S/N)


주변을 인식할 때 현실적인 요소만을 받아들이는 편이면 감각형(S),

현실에 상상력을 더 하는 편이면 직관형(N).


 예를 들면 "죽음"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하고 내가 죽는 순간을 상상해보거나 어떤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 주변정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의 생각까지 이른 적이 있다면 "N"에 가깝고,

죽음을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고, 죽기 싫다, 죽으면 끝이지, 왜 죽음을 생각해야 돼? 란 의문이 들면 "S"에 가깝다.


 세 번째 의사결정에 대한 사고형/감정형(T/F)


 가치판단에 있어 옳고 그름이 더 중요한 기준이면 사고형(T),

감정과 관계에 더 치우쳐있으면 감정형(S).


 예를 들면 지금 차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는데 나와 관계가 좋지 않은 동료와 함께 자가용 타고 가면 30분 걸리고, 나 혼자 대중교통을 타고 가면 1시간 걸린다면 "T"형은 자가용을, "F"는 대중교통을 선택할 것이다.


 네 번째 생활양식에 대한 판단형/인식형(J/P)


계획을 잘 세우고 맞추려 노력하는 편은 "판단형(J)",

계획이 좀 틀어져도 포용하는 편이라면 "인식형(P)"

 

예를 들면 여행 가기 전 어느 식당에서 뭘 먹고 어딜 갈 지에 대해 세세히 계획하고 지키려 노력하는 편이면 J

즉흥적인 여행을 가거나, 여행 가면 가서 생각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고, 또 계획을 세웠어도 계획이 틀어지는 데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는다면 P


그리고 신경성에 따라 걱정이 많은 편이면 -T 걱정이 적은 편이면 -A




 ... 난 전문가도 아니고 겨우 유튜브 몇 개 본 게 전부인지라 정확한 건 아니지만


예전에 나름 전문기관에서 받은 MBTI 검사에선  ENTJ가 나왔었는데

그건 내가 그런 성격을 원했던 것 같고,

진짜 내 성격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했기에

오히려 나 스스로 진단을 해서 나온 INFJ-T가 맞는 듯하다.

 

 그런데 성격을 알기만 하면 뭐하냐고.

오늘도 더 잘하고 싶어서 아예 안 하고 미루고 있는 중요한 일이 벌써 2가지 ㅠ.ㅠ


우리 인프제 여러분.

미루다간 저처럼 43살에도 백수됩니다.

제발 지금 당장 대충이라도 시작해보세요.

저는 이미 망했지만, 가만히 있다가는 진짜 번개탄 피워야 할까 봐 "매일 만보 걷기" 하고 있답니다.

... 물론 만보 이상 걸을 때보다 못 걸을 때가 더 많습죠.


 부캐가 유행하는 세상이다. 본캐도 으리으리한데 부캐까지 잘 해내가며 돈도 엄청 잘 번다고 하니

현실적이지 않아 보여 그런지

그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는커녕

본캐도 제대로 못하는 내게 그저 실망만 커질 뿐이다.


게다가 내 본캐는 "흐지부지"다. 딱히 책임과 의무가 필요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이 벌리는 것도 아니고 사회에 꼭 필요하거나 이 사회에 이바지할만한 일도 아니다.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과장급까지 커리어를 쌓은 주변인들과

마흔이 넘고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나를 굳이 비교해보자면

나 개인의 비극을 뛰어넘어

사회적으로도 너무 손해를 끼친 것 같아 송구하다.


매일같이 돈벌이를 하느라 고생해왔고 고생하고 있는 지인들은 세금을 내서 국가를 튼튼히 하고, 국민연금 기금을 더 탄탄히 하고, 각 분야에서 노하우를 선배로부터 물려받고 본인들이 불려 후배들에게 전해주어 인간의 발전 자체에 기여할 때

난 먹고 싸고 쓰레기를 만들며 지구를 더럽히고 지인들이 구축한 인간의 발전의 혜택을 입어 더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방법만 찾았으니 말이다.


그만 징징대고

이제 잘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 열지 못한 노트북을 용기 내서 열고

 미뤘던 일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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