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치아 Apr 28. 2021

돈은 얼마나, 어떻게 아껴야 하는 걸까

수입이 줄어 어쩔 수 없이 지출을 줄여야 하는 고단함에 대하여

돈을 아끼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일이고,

뭐 딱히 비극적이거나 가슴 아픈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이런 궁상까진 떨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며 아쉬울 때가 있긴 하다.


 게다가 코로나 시국 이후로 수입이 확~ 줄은 자영업자인 본인은

요즘 더더욱 지출에 조심스럽고,

내가 과연 이런 지출을 할 능력이 있는지,

과소비하는 건 아닌지,

나 자신을 다그쳐야 하는 게 좀 서글퍼지기도 한다.





1. 미용실


코로나 시국이라는 핑계이긴 하지만,

이전에도 미용실 가는 비용을 많이 아꼈다.

1년에 두 번 갈까 말까.

한 번 머리를 단발로 자르면 어깨 넘어까지 기르다가 너무 관리하기 힘들다 싶으면 미용실에 가서 확 아이롱으로 피고, 끝에 C컬도 넣고, 물론 기장도 짧게 하는 편이었다.

그래도 이 지방 소도시의 미용실에선 10만 원이 넘어가질 않는다.


오늘은 안 간 지 1년 반이 되어가는 미용실을 갈까 하다

그냥 집에 와서 숱 치는 가위로 대충 잘랐다.

요즘 코로나도 퍼지는데 혹시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역시나 돈걱정이 앞섰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단 미용실을 자주 가진 않지만

그래도 나만큼 드물게 가는 사람이 많진 않을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가끔 기분전환을 위해서라도 가고,

내 친구 중 변호사인 친구는

법정에 서야 하거나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에서

미용실로 머리 감겨주며 두피 마사지도 해주는 서비스받으러 가기도 한다.

연봉 2억의 플렉스란~




2. 끝없는 가성비 비교


부자들도 같은 물건이면 싼 값에 구입하는 걸 좋아하겠지만

 그래도 진짜 돈이 없어서 모든 지출을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을" 소비에 매달리다 보면

가끔 피곤하고 지겹기조차 하다.

그저 가성비를 따지는 그 순간만을 지겨워하면 될 것인데,

갑자기 삶이 다 지긋지긋해지기도 한다.

나 자신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진달까. 언제까지 가성비를 따져야 하는 것인가.


그저 눈 앞에 보이는 걸 짚을 순 없는 것인가.

그럼 더 싸게 살 수 있는 게 있었을 텐데 라며 또 후회하겠지. 어휴...




3. 남은 음식이 아까워 먹을 때


아이들이 치킨을 시켜달라 해서 사주긴 했는데, 많이 먹질 못한다.

한번 냉동실에 들어간 치킨은 아무리 에어프라이어로 돌려도 처음 튀긴 만큼 맛이 좋아지진 않는다.

그러니 또 남기고, 이번엔 냉장실에 들어갔다가 전자레인지로 돌려봐도 또 남기면 그 치킨은 거의 사망신고를 받는 셈이다.


그럼 그냥 버리면 될걸.

아까워서 먹고.

살만 찌고.

기름이 오래된 거라 그런지 속도 더부룩해지고,

얼굴에 뾰루지 난 것도 그 맛이 간 치킨을 먹어서 그런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역시 돈 많아야 인간답게 살 수 있나 보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돈, 돈, 하는 꼰대임을

작가의 이전글 INFJ아내가 ESTP남편과 사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