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 대단한 일이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준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어제는 잠을 제대로 못자고 새벽에 4시쯤 눈이 떠졌다.
어제 낮에 마신 아이스 카페라테가 불면에 원인일지?
오랜만에 찐밤을 먹었다. 어릴때는 어금니로 밤을 양갈래로 쪼개어 티스푼으로 싹싹 끍어 먹었다.
그 동안 지천에 먹을게 널리고 널렸던 모양이다. 찐밤을 정말 오랜만에 보기도 했고, 먹기도 했다.
늦은 오후에 먹은 한가득 찐밤을 먹었더니 어설프게 배가 찼다.
여기서 어설프게는 디저트 배와 밥 배는 따로 있는게 디저트 배가 너무 오바해서 밥 배까지 찼다는 뜻이다.
그렇게 밥 먹을 시간을 놓치고, 늦은 밤이 되서야 배가 고프기는 했지만 배고픔을 모른척하고 불을 끄고 잤다.
오랜만에 마신 커피때문인지, 배가 고파서였는지 일찍 떠진 눈과 정신으로 그 새벽 아침에 보인 벌레 한마리로 방 청소를 하며 침대 위치가 바꾸는 소동이 일어났다.
혹은 요즘에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무렵에 들어갔다.
바쁘게 일을 하다가 지점에 도달하면 뿌듯하고 기쁜마음도 크지만 잠시다.
갑자기 한가해지고 느슨해지니 공허하고 울컥한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다음으로 해야하는 일이 무엇일까?
나는 일로 나를 증명하고 밝히는 것들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나의 행동이 옳은 것인가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둘 중 하나 일을 마쳤으니 제대로 놀기.
또는 다음 일을 바로 진행하기.
그런데 지금 제대로 놀지도 다음 일에 대한 준비도 없어 불안하고 재미가 없는 모양이다.
나는 내 안에 좋지 않은 감정은 뱉어내어 공기중으로 분산하게 사라지게 해야한다.
오늘 이 우울하고 울컥해진 마음을 나의 베프인 엄마한테 감정을 말했다.
엄마 왈 "너 손수건도 많잖아. 가지고 다니면서 울고 싶을 때 울어"
남이 보면 엄마 T야 할텐데, 내가 엄마는 무거울뻔한 이야기도 굉장히 가볍고 바람같은 일로 어겨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나한테 던진다.
오늘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나는 속으로 "그래, 나 서랍에 손수건 몇장이더라? 그 갈색 꽃무늬를 들고 나가?" 하며 생각이 심플해져버렸다. 그리고 웃음이 터졌다.
엄마한테 말해서 조금은 나아졌지만, 다음은 이제 내몫이다.
따듯한 국에 밥 말아먹으면 괜찮아질거야.
얼큰하고 따듯한 오징어뭇국 만들어 먹어야겠다.
오늘도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