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문학 : 고골 <외투>(1842)

러시아 문학은 모두 <외투>에서 나왔다

by durante

[나의 1줄평]

"누군가에게 외투는 단지 바람이나 추위를 막는 것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명과 같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


[1분 요약]

소설 <외투>(1842)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러시아 사실주의 작가로 '러시아 문학의 태양'이라 불리는 푸시킨의 후원을 받은 고골의 단편소설이다. 도스토옙스키가 "러시아 문학은 모두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할 만큼 고골은 러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외투>의 줄거리.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에비치는 페테르부르크의 말단 9 등관 관리로 단순한 서류 정서 업무를 하고 있으나 언제나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자, 그의 외투가 낡아 수선하려 했으나 외투가 너무 낡아 결국 생활비를 줄여 어렵게 새 외투를 장만한다. 바로 다음 날 어떤 사내들에게 외투를 빼앗기고 경찰서장과 유력인사(장관)를 찾아가지만 결국 도움을 받지 못하고 돌아와 고열에 사망한다. 유령이 나타나 장관의 외투를 뺏는 사건이 일어난 후 유령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소설 <외투>는 카프카의 <변신>, 허먼 멜빈의 <필경사 바틀비>와 함께 세계 3대 단편 소설에 속한다. <외투>의 주인공인 아카키 아카키에비치에게 있어 외투는 식사를 대신하는, 심지어 배우자까지 대신하는 그의 전부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외투는 단지 바람이나 추위를 막는 것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명과 같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저자 소개] 교보문고 참조 ;

저자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1809~1852)은 1809년 우크라이나에서 소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1818년 풀타바 군립 학교를 거쳐 1829년 네진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젊었을 때 배우를 지망했으나 성공하지 못해 문학으로 전환한 고골은 철학, 문학, 역사에 관심을 두었고 이후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작품을 쓰게 된다. 1827년에 페테르스부르크로 이주해 우크라이나 인민의 생활을 취재한 소설 〈디카니카 근교 농촌 야화〉를 출판했고 이를 계기로 크게 명성을 얻었으며 푸시킨과 교우를 맺기도 했다. 1834년 페테르부르크 대학의 조교로서 세계사를 강의했으나 실패해 곧바로 퇴직했다. 1836년 희극 〈감찰관〉을 알렉산더 극장과 모스크바에서 상영한 후 진보 세력의 칭찬과 함께 지배 세력으로부터는 공격을 받게 되면서 고골은 스위스·파리·로마 등으로 거처를 옮기며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1847년에 또 하나의 대표작 〈결혼〉을 쓰고, 같은 시기에 로마에서 명작 《죽은 혼》의 제1부를 완성했고 제2부의 집필을 시작하며 1848년에 다시 러시아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건강을 해친 뒤였다. 결국 《죽은 혼》을 모스크바에서 완성했으나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단테 신곡처럼 3부작으로 계획했으나 2부에서 중단됨), 정신적 고뇌와 사상적 동요로 인해 정신 착란에 빠져 원고를 불 속에 던지고 10일간의 단식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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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에비치는 페테르부르크의 '어느 관청'의 말단 9 등관 관리이다. 단순한 서류 정서 업무를 하고 있으나 언제나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모든 관리들이 즐거움을 찾아도 그는 어떤 오락도 하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지자, 그의 외투가 낡아 재봉사인 페트로비치를 찾아간다. 그는 어렵게 외투 수선을 요청하나 재봉사는 외투가 너무 낡아 수선할 수 없으니 새 외투를 사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연봉 400 루블의 주인공은 새 외투 구매에 150 루블을 쓰지 못한다고 하고 집으로 향한다. 다시 재봉사를 찾아 외투 수선을 하려 했지만 재봉사는 거절하고 결국 새 외투 구매를 결정한다. 그는 1년간의 생활비를 줄이기 시작한다. 새 외투를 입고 출근을 한 그는 동료 계장의 밤 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주인공은 번화한 거리를 지나 호화스러운 계장의 집에 도착하고, 환영해 주는 동료와 샴페인을 마신 후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간다. 주인공은 광장을 지나 어두운 곳에서 어떤 사내들에게 외투를 빼앗긴다. 다음날 주인공은 서장을 찾아가 새 외투를 도난당한 것을 말하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동료들이 주인공을 도와주려 하면서 유력인사(장관)를 소개받아 찾아간다. 그러나 장관은 절차를 밟고 자기에게 온 것이 아니라고 호통을 치자 주인공은 거의 넋을 잃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고열에 시달린 주인공은 결국 숨을 거둔다. 이후 칼린킨 다리 근처에서 어느 관리 옷차림의 유령이 외투를 빼앗는다는 신고를 받는다. 장관은 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끼던 차에 그가 죽었다는 소식에 양심의 가책을 받는다. 장관은 파티에 들른 후 애인의 집으로 가려던 차에 유령을 만나 외투를 벗어던진 후 집으로 돌아온다. 그 후 유령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기억할 만한 단어, 문장들]


16, 파리가 붙어 있건 말건 식탁에 있는 것은 무조건 목구멍으로 집어넣는 것이다.


33, 길을 걸을 때도 돌로 포장한 길은 구두 바닥이 빨리 닳을 수 있어 되도록 조심스럽게, 뒤꿈치를 드는 자세로 살금살금 걸었다.


51, 우리의 신성한 나라 러시아는 모든 것이 주로 모방하기에 의해 이루어진다.




[감상평]


드디어 고골의 <외투>를 읽는다. 도스토옙스키가 "러시아 문학은 모두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해서 기대하기도 했고, 다른 계기로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먼저 읽으면서도 고골의 책 읽기를 기다려 왔다. 원래 민음사(조주관 역) 책을 구매하여 읽으려 했으나, 알라딘 서점을 방문한 김에 더클래식(오정석 역) 출판사의 책으로 좀 더 빨리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는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러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얼마 전 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 단일 번역가 번역을 완료했다는 김정아 박사의 기사(외투 한 벌, 구두 한 켤레…누군가에겐 생존·존엄성 문제 | 중앙일보)를 보니,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인 <가난한 사람들>이 세상에 나왔을 때, 비평가들은 ‘새로운 고골’이 등장했다며 반겼다고 하고, <외투>의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에비치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에 나오는 김첨지식 행복을 맛본다는 표현도 슬프지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고골은 이런 외투와 관련된 경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30년 4월 2일 고골이 그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가난한 형편을 토로하고 금전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편지에서 겨울용 외투를 구입할 돈이 없어 여름용 외투로 겨울을 보냈다는 내용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고골이 주인공으로 상정한 아카키 아카키에비치는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답게 일반 보통 시민의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요즘 한국은 그나마 예전보다는 경제가 좋아진 관계로 한겨울 외투가 없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불과 30~40년 전 내가 학생 시절에는 낡은 단벌 외투로 겨울을 나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이런 친구에게 '운수 좋게도' 새 외투가 생겼으나, 그 운은 오래가지 않고 바로 빼앗긴 후 죽음을 맞이하는 설정은 우리 범인들의 눈물 어린 삶을 고발한 것이 아닐까 한다. 다행스럽게도 유령으로라도 나타나 장관에게 '복수'한 것은 '현진건의 김첨지'보다는 나은 결말인 듯하다.


매우 짧기도 하고 상당히 흥미로운 소설이기도 해서 완독 후 전문가의 강의를 찾아보기로 했다. 마침 EBS <지식의 기쁨> 방송에서 전공자인 윤새라 UNIST 교수의 강의를 듣는다.(기획특강- 지식의 기쁨 - 고골을 읽다_#001). 윤교수는 이 <외투>가 카프카의 <변신>, 허먼 멜빈의 <필경사 바틀비>와 함께 세계 3대 단편 소설임도 알려주고, 러시아 관등은 8 등관부터 귀족에 들어가니 9 등관은 귀족이 될 수 없는 등급인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21세기 인도계 미국인인의 소설가 줌파 라히리의 <이름 뒤에 숨은 사랑, The Namesake>도 소개받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바로 고골이라 한다.


아카키 아카키에비치에게 있어 외투는 식사를 대신하는, 배우자까지 대신하는 그의 전부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외투는 단지 바람이나 추위를 막는 것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명과 같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


국내에서 정식 연극으로 상연된 경우도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26/1/14~1/31) 서점극장 라블레라는 곳에서 1인 연극공연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든다. 기억해 두고 다음 기회에 꼭 관람하기로 하자.

https://naver.me/5p0r1PJP




[더 생각한 것들]

1. 고골과 푸시킨은 어떤 관계를 유지하였을까?

'러시아 문학의 태양'이라 불리는 푸시킨(1799~1837)은 고골보다 10살 정도 연장자였는데, 고골의 소설 <검찰관>은 푸쉬킨이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고골에게 줄거리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장편 소설 <죽은 혼> 역시 기본적 아이디어를 푸시킨이 제안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푸시킨은 고골이란 명작가의 발견자이자 후원자였다고 할 수 있다. 푸시킨이 결투로 갑자기 사망하자 당연히 고골의 충격은 매우 컷을 것이다. 푸시킨 사망 후의 고골의 문학은 낭만주의의 조화 대신 병리와 왜곡 및 구원의 문제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고골의 작품은 이후 러시아 및 현대 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고골은 러시아 사실주의의 출발점이면서 도스코옙스키, 톨스토이, 카프카 및 불가코프 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골의 <외투>는 도스토옙스키에게 심리적·형이상학적으로 확장한 <가난한 사람들>, <죄와 벌>로 이어지고, 고골의 사회 묘사 방식은 톨스토이에게 보다 윤리적·역사적 차원으로 발전시켰다. 고골의 풍자와 유머는 카프카에게 그로테스크한 리얼리즘을 보여주었고, 현대의 미하일 아파나시예비치 불가코프(1891~1940)에게는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통해 악마의 등장, 관료주의 풍자 및 현실과 환상의 혼합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관련 도서]

1. 도스토옙스키, <가난한 사람들>

2. 현진건, <운수 좋은 날>

3. 줌파 라히리, <이름 뒤에 숨은 사랑, The Namesake>

4.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



2026. 2. 14, 한국 동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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