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국에는 프릭쇼freak show(기형쇼)라는 것이 있었다. 일반인들과는 생김새가 조금 다른 외모의 사람들을 한데 모아 구경거리로 보여주거나 서커스 곡예를 부리게 하는 것이었다. 프릭쇼의 기원은 17세기 중반 영국으로 거슬러 오른다. 샴쌍둥이 형제였던 밥티스타 콜로레도 형제가 찰스 1세 앞에 '전시'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영국 말고도 미국이나 일본에도 프릭쇼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17~18세기 프릭쇼는 영국과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엔터테이먼트 장르였다. 지금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달랐던 것이다. 기형아들을 모아 구경거리로 내놓으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돈을 지불했고, 이 때문에 너도나도 기형아들을 '사서' 프릭쇼를 열고자 했다. 부를 축적하는 투자 수단으로 여겨졌던 까닭이다.
꼭 신체 기형이 아니라도 문신이나 피어싱으로 온몸을 도배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경우도 있었다. 프릭쇼의 기본 컨셉이 과장되고 기이한 신체에서 오는 충격과 공포를 비일상적인 유희로 즐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전통은 동물원으로까지 이어지는데,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동물원에는 인종이 다른 외국인이나 신체 기형인 장애인들을 전시하는 사례가 있었다.
인간 동물원(human zoo)에서 흑인 소녀가 관람객이 주는 음식물을 받아먹고 있다.
하지만 과학 발전으로 이들의 독특한 외모가 유전적 결함이나 질병에 따른 것이란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프릭쇼는 야만적 범죄로 지목돼 자취를 감추게 된다.
샴쌍둥이라는 말의 어원이 된 창(Chang Bunker)과 엥(Eng Bunker) 쌍둥이 형제가 바로 이런 프릭쇼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진 케이스다. 대부분 인신매매로 끌려온 여느 프릭쇼 출연자와는 달리, 이들은 제대로 된 계약금과 막대한 출연료를 거머쥐어 죽을 때까지 풍족한 삶을 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하게도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은 인기가 떨어질 때까지 착취를 당하다가 늙으면 내쳐져 죽을 때까지 구걸로 연명하는 처지가 됐다.
현대에 이르러 '프릭쇼'는 무언가 부조리하거나 말이 안되는 상황의 쇼, 혹은 대놓고 관심을 모으려 눈살 찌푸려지는 일을 벌이는 경우를 비유하는 표현이 되었다. 격투기 무대에서는 화제성만을 노린 거인 대결이나 자질 미달 선수들의 예능 대결을 프릭쇼라 칭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