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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 May 01. 2023

글쓰기는 서술적 지식이 아니라 절차적 지식이다.

fleeting notes

지식의 두 가지 종류


지식은 큰 틀에서 서술적 지식절차적 지식으로 나뉜다.


서술적 지식(declarative knowledge)은 이론적 지식, 사실적인 정보에 관한 지식으로, 명제적 지식이라고도 한다. knowing that.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은 경험적 지식,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지식으로, 방법적 지식, 과정적 지식이라고 한다. knowing how.


이 두 지식은 저장되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서술적 지식은 뇌의 해마 영역(장기기억에 관여)이, 절차적 지식은 뇌의 기저핵 영역이 관여한다. 해마는 손상되었지만 기저핵이 손상되지 않는 경우,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단기 기억상실증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절차지식은 저장되지만 서술지식이 저장되지 않는 셈.


우리가 직면한 대부분의 문제는 서술지식만으론 풀 수 없고 반드시 절차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절차지식은 서술지식과 달라서 익히기 까다롭다. 가령, 춤을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과 몸으로 습득해 구현해내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요리를 말로 설명하는 것과 실제로 맛있게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결론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지식은 서술적 지식을 익힘과 동시에 해당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몸에 익혀 저장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논어의 첫 마디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배우고(學) 때때로 익히면(習)”다. 글자 그대로 ‘학습’은 배우고(서술적 지식) 익히는(절차적 지식) 것이다.


이를 글쓰기에 대입한다면, 글쓰기는 서술적 지식이 아닌 절차적 지식에 해당할 것이다. 글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쓰는 것이다.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글쓰기는 오로지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바깥에서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나탈리 골드버그) 영감이 찾아오길 기다려선 안 된다. 몽둥이를 들고 쫓아가야 한다.(잭 런던) 쉬지 않고 글을 써야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고,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위화) 나는 글이 안 써지는 날에도 어떻게든 '1일 원고지 20매 쓰기' 원칙을 지킨다. 수십년간 빠짐없이 이어온 루틴이다.(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updated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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