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는 작고 빠른 스타트업의 시대....
"아마도 아마존을 퇴사하는 친구들도 축하파티를 .."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확실히 많아졌다. 과거에는 평생직장을 꿈꾸고, 과묵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것은 추구하고 한 직장에 오랜 근속연수를 자랑했다. 어떻게 보면, 평생 한 직장만 다니다가 정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이러한 시대는 지금보다 더 선배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금은 젊은 친구들 간에 직장을 그만둘 때에 축하파티까지 해주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도 일단은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주는 의미이다. 하기야 요즘은 어떠한 형태든 간에 선택은 과거보다 다양하고 장기간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일들이 많기는 하다. 또한 창업의 시대에는 여차하면 좋은 아이디어와 동료를 만나 꿈을 꾸고 구현하며 새로운 시작을 해도 주변에서 걱정보다는 많은 격려를 해 준다.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이 오랜 예전처럼 앞으로 먹고 살길이 막막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다만, 문제는 먹고사는 것만을 생각하는 시대도 지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직장이라고 평가되어 있는 아마존을 퇴사하는 의미가 어떤 의미일까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펜을 들었다. 아마도 아마존을 퇴사하는 친구들도 축하파티를 할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더 놀라운 것은 미국의 모든 빅 테크 기업의 근속연수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1년 조금 넘는 근속연수를 자랑(?)한다. 1년은 넘으니 다행이다. 아마존의 담당 임원은 어떻게든 5년 이상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는 그 부분도 당연히 고려해서 뽑는다고 했다. 역시 어떤 기업이든 간에 자신의 직원이 최소한 5년 정도는 근무해 주기를 바라는가 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러기를 바라는 임직원은 물론 해당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능한 직원일 것이다.
다만, 내가 놀라는 것은 1년 정도밖에 안 되는 근속연수에도 이 기업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더구나 장기 근속자까지 계산에 넣었을 테니 많은 사람들은 1년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물론 예전에 지적한 바가 있는데 사람이 있던 없던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것은 어떻게든 이해가 간다. 제프 베조스도 오랫동안 고민한 끝이 창고에는 딥러닝으로 물건을 확인하고, 키바 로봇으로 물건을 나르고, 아마존 고를 통해 사람의 개입을 배제하고, 하물며 아마존 고 그러서리나 아마존 프레시 같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그래도 1년은 좀 심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미국의 모든 빅 테크 기업의 근속연수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리콘 벨리의 인재들은 지향하는 가치가 같아야 헌신적으로 일한다"라고...
1년밖에 근속연수가 안 되는 기업에서 10년 이상, 또는 그 이상 근무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능력이 출중해서 일까. 아니면 능력이 달려서 다른 곳에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일까. 매일 5천통의 지원서를 받는 회사에 입사를 했으면 능력이 달려서 다른 곳에 못 가는 정도는 아닐 것이다. 여기저기 찾아보면, 그만두는 사람들의 많은 부분이 극심한 업무로 몸과 마음이 지쳐서 그만둔다고 했다. 주 85시간 근무하게 만들면서 제공하는 건 드립 커피와 티백뿐이라고 몇 년 전에 뉴욕타임스가 기사화했다고 하는데 일주일에 85시간이면 우리나라 52시간 제도의 1.5배가 넘는 엄청난 강도의 업무이다. 또한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이들과 다른 기업에서의 거액의 연봉 권유 등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와중에도 장기근속을 한다는 것은 힘들어도 참고,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새로운 창업은 꿈도 꾸지 않고 안정을 원한다는 것인데, 그것도 회의할 때마다 싸늘하다는 아마존에서 장기근속은 그만큼 아마존에 다니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마존 같은 기업에서 장기적으로 10년, 20년을 넘게 근무를 하는 이유는 꼭 높은 연봉만은 아닐 것이다. 타 기업에 비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10년 차가 되면 주식으로 보너스를 받는 금액도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10년이 되어봐야 아는 것들이 이것 뿐이 아니겠지만 어찌 보면 손익에 대한 수치라기보다는 아마존에서 지향하는 또 다른 가치에 주목하게 된다. 즉 돈이 아닌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이렇게 장기 근속을 하는 이들에게서 오는 공통점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는 "실리콘 벨리의 인재들은 지향하는 가치가 같아야 헌신적으로 일한다"라고 '얼라이언스'의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은 아마존에서의 퇴사는 꼭 아마존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고 새로운 혁신적 변화를 추구..."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한 조건과 심리적 안정에도 불구하고 아마존과 같은 기업에서 퇴사를 한다는 것은 분명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대기업 딱지를 떼고, 대단한 기업에서의 역량과 나름의 노-하우로 창업 사관생도로써의 세상에 나서든지, 아니면 보다 나은 직장, 또는 새로운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지던 그건 분명하게 퇴사자들에게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이유는 이제는 장기근속으로 꽃다발을 받고 즐거워하는 게 아니라 끝없는 도전을 하는 것에 더 비중과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면에서는 그만큼 CEO들은 더 어려워졌다. 능력 있는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들을 잡아야하는 무엇인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많은 테크 기업들의 근속연수가 2년도 채 안 된다고 한다. '얼라이언스'저자인 리드 호프만의 이야기 처럼 기업에서 일해야하는 '가치'를 만들어 내든, 높은 연봉을 주던, 아니면 최고의 복지라는 배울 것 많은 '멋진 동료'를 주던 인재를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기업인력 담당자들은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마존에서 퇴사를 한다는 것은 밥그릇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어 가슴 뜨거운 열정이 되고, 스타트업을 통한 실천을 통한 꿈의 실현을 하고 있다. 결국은 아마존에서의 퇴사는 꼭 아마존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고 새로운 혁신적 변화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대신할 수 있다. 지금은 작고 빠른 린(Lean)의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