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바렌 베레 가문의 가훈을 지키는 듯한 느낌
"너무.... 조용하다"
1. 들어가면서..
2021년 7월 5일 아마존의 창립일을 기념해서 아마존의 창업자는 아마존의 황금알을 낳는 사업인 AWS의 CEO인 앤디 재시를 새로운 CEO로 발탁했다. 앤디는 제프 베조스와는 다른 성격을 지닌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지적인 소유자로 알려져 있고 오랫동안 제프의 친구이자 조언자였다.
그는 아마존의 클라우드를 만들었고 이끌어서 아마존의 매출의 10% 정도지만 이익의 70%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2020년 AWS의 개발자 회의체인 Re-Invent에서는 "여전히 세계의 IT 기업들은 그들의 지출의 4%만이 클라우드에 사용합니다"라고 하면서 여전히 클라우드 시장이 무궁무진함을 토로했다.
그 이후에 앤디는 아마존의 CEO가 되었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너무 조용하다'라는 것이다. 아마존의 CEO라고는 너무도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어떻게 지내는 지를 알고 싶었다.
" 채워친 콜라캔은 두드려도 소리는 나지 않지만 더 두둘 기면 결국은 철판을 깨고 폭발한다. "
2. 정중동(靜中動)의 앤디 재시
원래 속이 비어있는 물체들이 요란하다. 속이 꽉 찬 콜라캔은 두드려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며 꼭 물체들 뿐 아니라 사람 사는 곳에 구성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면에 앤디는 너무도 조용하기에 그의 속은 꽉 차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독과점의 문제를 풀어야 하고, 열악한 작업장의 끊임없는 잡음도 해결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그의 말대로 사회적 기여를 하는 기업이면서도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막중한 미션에 사실 머리가 가벼울 수 없을 것이고, 속이 비어있을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러면서도 행동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당장은 아마존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내부 문제를 해결하고 내부의 지금까지의 제프 베조스의 냄새를 지우려고 노력하는 것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 아마존을 가장 잘 아는 앤디가 아마존의 문화를 익히고 제프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조용한 비즈니스를 이어간다는 것은 가정은 가능해도 실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단락을 마치기 전에 한마디 하면, 채워친 콜라캔은 두드려도 소리는 나지 않지만 더 두둘 기면 결국은 철판을 깨고 폭발한다.
"각 나라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 테니 아마존을 너무 미워하지 마시오"라고...
3. 앤디 재시의 말
앤디가 CEO로 올라서면서 아마존의 리더십 14가 16으로 바뀌었다. 리더십 14는 "Work Hard, Have Fun, Make History"였다. 대부분 죽도록 일하는 것이었다. 아마존의 성공을 이끈 철학이다. 그러나 앤디는 자신의 철학이 성장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배려, 그리고 기여에 중심을 두는 느낌을 가지게 2가지를 추가한 것이다. 이것은 아마존이 지금까지 추구하던 바에서 크게 방향을 틀은 것은 틀림없다. 더구나 오너도 아닌 앤디가 이러한 방향으로 창업자의 철학과 다른 방향을 설정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일단 그는 아마존의 지구, 직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고 물류센터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제프 베조스와는 차별화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앞으로 5만 5천 명 정도를 세계 각국에서 고용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 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드는 "각 나라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 테니 아마존을 너무 미워하지 마시오"라고 세계 각국의 경계와 법의 제동에 읍소하는 느낌을 가진다.
또한 기억나는 앤디의 말 중에 "50년 안에 모든 사업은 재창조된다"라고 했는데 이는 "우리는 50년 더 삶면 많이 늙을 것입니다"라는 너무도 인사이트 넘치면서도, 당연한 새로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음에 제프 베조스와는 확실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아마존의 독과점에 대한 이슈는 거세다."
4. 아마존의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춰야 할 미션의 앤디
아마존은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기업 중에 하나였다. 창업 5년간은 구글의 2배, 이-베이의 7배의 매출을 올렸다. 물론 그 이후에도 해마다 2배의 매출을 올리고, 해마다 두 자리 숫자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한 성장 속에서 어두운 면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있는 것이 당연하다. 어딘가의 희생이 있어야 이뤄지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아마존의 독과점에 대한 이슈는 거세다. 앤디가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이다. 또한 기업의 이미지가 사악한 횡포 기업의 이미지, 아마존이 들어가서 마치 가젤을 쫏는 치타와 같은 이미지를 빠르게 전환해야 하고, 자신들의 직원들, 특히 물류센터의 혹독한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은 아마존의 명운이 걸린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앤디는 이러한 면을 해결하려 하면 자신의 치부인 어두운 면들을 파악하고 공개하면서 더 나은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실행되고 있음을 알려야 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동부에서 일어난 AWS의 시스템 사고는 앤디에게는 정말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클라우드의 정지나 사고는 모든 관련된 산업의 정지를 의미하며 이는 미래에 빅 브라더로 인해 어떠한 피해나 사람들의 종속이 생기는지에 대하여 미리 알려주는 계기가 된 것이라서 그러하다. 결국 아마존은 이러한 모든 것에 빛을 비추고 나아지고 있음을 그 빛을 통하여 모두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과거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아마존은 악덕 상인으로 낙인찍히게 된다는 것을 앤디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비즈니스 철학인 'A Long term view'를 인내하면서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5. 마치면서...
정중동(靜中動)이든 바렌 베레 가문의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이든 뭐든 간에 앤디는 결국 조용하게 지낸다. 무엇인가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과거 아마존의 CEO는 하루가 멀다 하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하물며 일거리가 없으면 개인적인 스캔들까지 일으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런 전 CEO에 비하면 제프 보다도 더 열심히 해서 전 CEO보다는 혁혁한 공을 세워야 할 앤디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구나 아마존의 주가가치는 크게 상승하지도 않았고, 매출이 놀랄 만큼 오르지도 않았고 사고만 빈번하다. 마치 아마존의 새로운 CEO의 등장을 시셈하는 듯한 세상 분위기이다.
앤디는 제프의 친구이자 동반자이자 충고자였다. 그는 누구보다 제프를 잘 알고 아마존을 잘 알고 있다. 조용한 것이 지금 세상에 나대서 나오는 결과보다 좋을 것이 없다는 그의 현명한 판단이 있었을 것처럼 보인다. 그가 명석하다는 것은 이 업계에서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안다. 그가 준비하는 것이, 조용하게 침묵하면서 만들고 있는 것이, 분명 다른 것임에는 틀림없다. 새로운 제품이든, 서비스던, 아니면 기업의 환골탈태의 이미지든 간에 느낌은 밀운불우(密雲不雨) 같다. 주변이 구름은 꽉 차 있는데 비가 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폭우같이 내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앤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마존의 비즈니스 철학인 'A Long term view'를 인내하면서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나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