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첫 3주 정도

한것도 없는거 같은데 시간이 홀라당 가버렸다

by 장군

첫째 주


수요일

1. 밤 11시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 이모랑 외할머니가 공항에서 픽업 해주시고 송도에 있는 에어비엔비 숙소에 와서 다같이 교촌치킨을 시켜 먹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까 길 바로 건너편이 교촌치킨이었다. 아까운 배달비 ㅠㅠㅠ

2. 가족들은 말그대로 10년이 지나 보아도 마냥 엊그제 만났던 사람들처럼 늘 반갑다.


목요일

1.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먹고 남은 교촌 치킨을 마저 먹었다. 아기도 치킨을 좋아했다.

2. 다이소에 가서 생필품들을 좀 사왔다. 미국에도 다이소가 있는데, 이건 일본에서 온 다이소라 그런지 한국에 있는 한국 다이소를 보니 느낌이 색달랐다.

3. 맘스터치 JMT (=존맛탱; 한국 친구들이 알려줌)

4. 스타벅스 커피에 하프&하프 우유가 없다는걸 알고 남편과 난 멘붕 ... 한국사람들은 아메리카노를 참 많이 마신다는게 새로웠다.

5. 김밥이랑 떡볶이를 저녁으로 사먹었다. 아무데나 들어가서 사먹었는데도, 미국에서 왠만큼 맛있다고 소문난데 비할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흑흑 ... 미국 돌아가면 이것도 한때의 꿈이라 생각 되겠지

6. 친구들이 갑자기 집에 놀러와서 아기 선물을 주고 갔다. 이것은 토요일 밤의 예고편이었던 것 ...


금요일

1. 같이 카톡 방 만든 91년생 엄마 넷이 있는데, 그중 나까지 해서 세명이 모였다. 다들 17년생 아기들의 엄마. 난생 처음 베이비 카페에 가봄. 베이비 카페랑 키즈 카페랑 다르다는것도 처음 알았다.

2. 베이비 카페 가기 전에 아무 자장면집이나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것도 JMT ...

3. 베이비 카페 회원이냐고 물었는데, 당연 아니었다. 이것은 앞으로 한국에 있으며 오십번은 넘게 듣게 될 "멤버이신가요?" 질문들의 서막이었다.


토요일

1. 나고 자란 동네에 갔다. 외할머니가 거기 살고 계신다.

2. 인천 지하철 1호선으로 한번에 갈수 있다는건 알았는데, 역 사이가 무려 12-14개 ... 나 한국에 있을땐 인천 지하철 1호선이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가만, 그러고보니까 이제 인천 지하철 2호선도 있네?

3. 외삼촌과 외숙모께서 점심으로 맛있는 고기를 사주셨다. 캐나다에서 놀러와있는 친척 언니랑 같이 동네 한바퀴 돌고 외할머니댁으로 가겠노라고 하고선 길을 나섬.

3. 동네 돌아다니면서 괜히 나 아는 친구들 만나지 않을까 기대 반 조마조마 마음 반 이었는데 나 혼자 김칫국이었다. 아는 친구들 하나도 안만남. ㅋㅋㅋ 그래도 엄마 친구분들 가게에 들러서 인사를 드렸더니 넘 반가워 하시며 이것저것 챙겨주셨다. (비타오백 등)

4. 할머니댁으로 가기 전에 홍시 한박스 들고 갔다. 할머니 댁에서 먹은 홍시는 꿀맛!

5. 집으로 오는 길에 교통카드를 (드디어) 샀다. 남편 것 내 것 하나씩. 10년전 한국에선 학생용 카드를 샀었는데 이제 난 학생이 아니구나 흑흑

6. 친구들이 집으로 와서 야식으로 시작해 그 이상으로 본격적으로 달렸다 (!). 생전 처음으로 "친구들"이랑 술 마셔봤다. (살면서 술 맘 먹고 마셔본 건 3년전 신혼여행 가서 저녁 먹으면서 마셨던 칵테일이 전부였는데.)


일요일

1. 새벽 4시 반. 노래방에 갔다. 아주머니가 한시간에 삼만원을 부르셨다. 친구들은 윗층 노래방으로 가서 아저씨께 흥정을 했다. 이만원에 주신댔다. 애들이랑 신나게 한시간 부르고 왔다. 학생때도 맨날 부르던 자우림의 일탈은 아직도 번호가 4282였다.

2. 새벽 6시. 집에 돌아왔다. 남편이랑 아기는 아직 잘 자고 있었다.

3. 아침 9시. 일어나보니 다들 (친구들 & 남편,아기) 자고있다. 친구중 하나는 출근한다고 집을 나섰다.

4. 오후 1시. 집 바로 맞은편에 있는 설렁탕집에 가서 설렁탕 & 육개장을 먹었다. 남편도 잘 먹고 아기는 잘 돌아다녔다. 남편, 나, 친구들 돌아가면서 아기 잡으러 다니며 밥도 맛있게 먹음. 5인분 먹었는데 4만원이 안나오네? 미국에 (있는 한국 음식점에) 비해 가격이 넘 싸게 느껴졌다. 게다가 맛은 더 맛있는것 ㅠㅠ

5. 오후 3시. 집 앞 빵집에서 빵을 12개를 샀다. ㅋㅋㅋ 집에 어른이라곤 나하고 남편 둘뿐인데 어쩌자고 저걸 다 샀나? (하지만 빵은 3일안에 다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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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후 4시. 남편, 아기, 나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시차 적응때문인지 이때 잠든 우리는 ...


둘째 주

월요일

1. ... 월요일 아침 8시까지 내리 16시간정도를 그냥 푹 자고 일어났다. 이 이후로 시차때문에 잠 설치는 일은 없었다.

2. 집 근처에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1km 남짓) 큰 공원이 하나 있다. 남편이랑 아기랑 거기 가서 사진을 좀 찍어보기로 했다.

3. 가는 길에 롯데리아를 지나게 되었다. 어릴적 내가 왕 팬이었던 god의 쭈니형이 T-rex 버거 선전을 한다. 내 친구도 이 버거 은근 맛있다고 언질을 주어 놓은 상태. 남편하고 하나 사서 먹어보기로 한다. 난 배고파서 맛있긴 했는데 남편은 이게 정말 맛있었던 모양. 이 날 이후로도 몇번을 "아 저거 또 사먹어야 하는데" 얘기 했다.

4. 10년 전 난 롯데리아에서 파는 불타는 오징어버거를 진짜 좋아했었다. 근데 직원분께 여쭤보니 한 2년전부터 안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 한국에 2년만 일찍 나올걸 ㅠㅠ

5. 오후에는 동갑내기 친척이 와서 우리에게 고기를 잔뜩 사주었다. 남편이랑 나 둘다 꽃등심이랑 육회 처음 먹어봄.

6. 예쁜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도 마심.

7. 아쉬웠던 친척이 자기 집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요새 신도시로 뜨고있다는 광교. 집 좋았다!

8. 야식 먹자고 잔뜩 시켜놓고 술도 막 있었는데, 아기 재우러 들어간 나와 따라 들어온 남편은 그렇게 잠이 들고 말았다.


화요일

1. 친척 집에서 강남 지하상가가 꽤 가까웠다.

2. 맘먹고 신발을 사려고 했는데, 뭔가 왕창 속은 느낌. (i) 그럭저럭 맘에 드는 신발을 만원으로 팔길래 신어보니 조금 컸었다. "이거보다 작은 사이즈는 언니한테 안맞아요! 이건 스몰 미디움 라지 이렇게 세개로 밖에 안나오는거라서..." 라고 하는 매장 언니. 그래도 만원이면 나쁘지 않다 해서 사기로 함. (ii) 옆을 스윽 쳐다보니 맘에 드는 신발이 있었다.알아채곤 한번 신어보라고 눈치 주는 매장 언니. 신어보니 조금 작은 느낌? "원래 신발은 작게 신어야지! 그래야 신으면서 늘어나고 편해지고." 라는데 ... (iii) 이때 안산다고 했어야 했는데!! 두개 사면 원래 3만 8천짜리를 3만 5천에 해준다고 그랬다. "두번째 신발이 3만 5천이고 신발 둘이 같이 하면 4만 5천인거에요?" 라고 바보같이 물어본 나. "...? ㄴ..네에 그렇지 언니!" 라고 진짜 딱봐도 티나게 거짓말 하는 아줌마였는데 나는 바보같이 4만 5천을 주고 신발 두켤례를 그렇게 샀다.

3. 이 일을 알게 된 뒤 친구들은 나보고 다시는 지하상가 가서 뭐 사지 말라고 그랬다. 나 보면 물가에 내놓은 아기처럼 불안하다 그랬다. 다른 친구는 자기 여친이 비슷한 신발 7만원 주고 샀다고 괜찮다고 위로해줬다. (하지만 그녀의 것은 브랜드 신발 ... 난 지하상가 신발인데 ...)

4. 나중에 다른 지하상가 가서 보니까 내가 3만 5천에 산 그 두번째 신발을 1만 5천에 팔고 있었다. ㅋㅋㅋ 좋은 기억 남겨줘서 고마워요! 아줌마 날 속여서 번 돈으로 치킨 사먹고 배탈 날거야...


수요일

1. 다짜고짜 63빌딩을 가기로 급 계획이 짜졌다. (아침에 친구들과 카톡 중 튀어나온 추천.)

2. 오 왠일로 서울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네? 집에서 버스 체크하고 나와서 버스 정류장에 갔는데, 전광판에 버스 번호가 안뜬다. (한국 버스 정류장에 전광판 있는거 넘 신기해.) 이 버스 오긴 오냐고 옆에 계신 아주머니들께 여쭈니 잘 모른다고 그러신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건 출퇴근 버스라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만 다니는 버스였던 것.

3. 와이파이가 없어서 그자리에서 다른 버스 체크를 못하고, 막상 출발 하기도 전에 기진맥진 해서 당을 충전하러 근처 베스킨 라빈스로 갔다. 갓스킨 라빈스에는 와이파이가 있었고 다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다른 버스 노선으로 다시 재도전!

4. 여차저차 우여곡절 끝에 63빌딩 근처 도착. 갑자기 붕어빵 가판대가 있었다. 미국에서 넘 먹고싶었지만 어디서도 볼수 없었던 길거리 붕어빵!

5. 몇개 사가지고 아기도 좀 먹이고, 신랑한테도 완전 먹고싶었던거라고 자랑자랑을 하며 먹었는데 역시 넘나 맛있는것. 그래도 한국 여고생 시절 야자 끝나고 나오는 길에 추위에 덜덜 떨면서 친구랑 사먹던 그 맛은 안난다.

6. 63빌딩 가서 인어들 보고,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가는동안 귀가 멍멍해질정도로 높은 전망대 가서 서울의 야경 구경 조금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핑크퐁 망치를 사줬는데 그 망치가 6천원이라는건 아직도 안믿긴다. (넘 비싼것 ...)

7. 가는 길에 같은 붕어빵 가판대에서 붕어빵을 조금 더 사먹었다.

8. 아까 아침에 못탄 그 "출퇴근 전용, 하지만 집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를 겨우 잡아 탔는데, 아저씨가 유모차 가지고 타면 어떡하냐고 뭐라 그러셨다. 헉 직장인들이 타는거라 유모차 갖고 타면 안되는거였나요?

9. 엎친데 덮쳐 피곤한 아기가 울기 시작. 민폐 일부러 되려고 하는건 아닌데 민폐가 되어버렸다.

10. 겨우겨우 집에 도착.

11. 뿌링클이 집 앞이길래 한마리 사가지고 들어가서 맛있게 먹었다. 맛있었는데, 뼈까지 바삭하게 씹히는 맛이 좀 이상했다. 뿌링클 매장 가서 직접 사온건데, 기다리는동안 배달 하시는 분들이 몇번 왔다갔다 했다. (이 매장은 배달 해주는 매장이 아닌데, 그래도 다른 어플들 사용해서 여기서 배달 시켜드시는모양.) 직접 찾아온 내가 갸륵해서인지 뿌링클 직원분들이 라지 콜라를 한병 서비스로 주셨다. (근데 라지 사이즈가 넘 귀여웠다. 미국에서 라지는 진짜 큰데... ㅋㅋㅋ 2L였나 2.5L였나)


목요일

1. 서울 나들이 3일 차. 경복궁 도전!

2. 지하철 3번 갈아타고 경복궁 도착! 말은 이렇게 간단하지만 남편도 나도 아기도 모두 제대로 경복궁 구경 하기도 전에 지쳤다.

3. 일단 배가고파서 근처 식당엘 갔는데, 점원분이 너무 쌀쌀한 태도로 대하셔서 당황했다. "아니 사리 추가는 세트 메뉴만 되는거라니까는," "둘이서는 세트메뉴 못 먹어 양이 너무 많아서." ??? 두 뚱땡이를 얕보다니. ok whatever
4. 한복을 빌리러 여러 매장 중 한곳에 들어갔는데, 두시간에 만원이라고 써있었지만 예쁜 한복들은 두시간에 이만원이라고 그랬다. 근데 어디서 냄새가 킁킁 ... 아, 아기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순간이 왔다.

5. 실례를 구하고 기저귀를 갈고 왔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마구 불어나서 우리는 중간에 서서 가만히 한 10-15분을 있었다. 점원들이 바쁜건 알겠는데 아까 우리가 하던 한복 얘기 마저 끝내면 안될까요 ㅠㅠㅠ 근데 아기가 넘 말을 안듣기 시작했다. 한복들 사이사이로 돌아다니고 남편과 나는 잡느라 바쁘고. 아기가 한국 와서 소리 지르는걸 어디서 배워가지고 말 안들을때마다 자기가 꽥 소리지르고 그러는데, 남편이 화가 나서 아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6. 가게 주인 입장에서 우리는 예약도 없이 찾아와서 기저귀만 갈고, 한복을 헤집어 놓고, 막상 한복 빌리지도 않고 나간 진상 손님이 되어버렸다.

7. 그래도 나는 한복 입고 경복궁 돌아다니는게 소원이었어서 다른 한복 빌려주는 가게에 몇번 갔었는데, 내가 아기 입히고 싶었던 "빨간 왕세자 옷"이 없었다. 자꾸 돌아 나오니 남편도 짜증을 냈고 결국 자기는 한복 안입겠다고 선언. 근데 셋이서 같이 안하면 무슨 재미야. 결국 아무도 한복 못 빌리고 그냥 경복궁 입장만 했다.

8. 서로 말도 하나도 안하고, 마구잡이로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아기 뒤만 쫓느라 바쁜 채 경복궁도 보는둥 마는둥 하고 그렇게 돌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우리 사이 엄청 나쁜 부부, 아기도 사랑으로 안돌보는 부부로 보였겠지.

9.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이 만원 지하철이었다. 아기를 유모차에 앉힐 수가 없어서 안고 탔는데, 아기를 안은 채 넘어지지 않게 어찌 저찌 간당간당 버텨야 하는 상황. 게다가 아기는 아빠한테 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한 팔로 아기 안고, 다른 한 팔로 문 근처 기둥을 잡고 버티는데, 아기 안은 팔이 너무 저리고 아팠다. 팔을 바꾸고싶은데 넘어질까봐 무서워 그러지도 못하고, 팔에 감각이 없어져가고 있었다. 아 내가 한국 와서 왜 이러고 있어야 하지? 오늘 하루 안좋은 일들이 자꾸 생각나는데 (식당, 한복집, 경복궁) 아기는 자꾸 울고 칭얼댄다.

10. 그때 한 아주머니께서 자리 양보를 해주셨다. 나와 거리가 꽤 먼곳에 계신 아주머니였는데, 중간에 서있는 사람들이 알려줘서 겨우겨우 아기를 데리고 그 자리에 갔다. 자리에 딱 앉자마자 눈물이 막 나서 울었다.

11.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없이 어찌저찌 집에 도착.


금요일

1. 원래 서울을 또 나가볼까 하던 차에 조금 자신이 없어지기도 했고 집에서 쉬고싶은 마음도 있어서 관두자 하고있었는데, 외할머니가 놀러오라고 하셨다.

2. 점심으로 자장면을 사주셨는데, 아기가 진짜 잘 먹었다.

3. 다 먹고 외할머니댁에 가니 닭강정을 세 박스 사다 놓으신 상태. 한박스는 외삼촌과 외숙모가 드시고, 한박스는 우리보고 먹고 가라 하시고, 한박스는 또 싸가지고 가라고 그러셨다.

4. 남편이 할머니 댁 거실에 있는 전기 장판을 신기해 했다. 그걸 말씀 드리니 외삼촌 외숙모께서 창고에 모셔둔, 안쓰는 전기장판 하나를 미국 가져가라고 주셨다.

5. 저녁에는 초/중학교때 친구를 만나러 가야 했는데, 비도 오는 날에 의도치 않게 짐이 확 늘어버렸다 (닭강정, 전기장판, 외할머니가 미국 친정/시집 식구들 갖다주라고 주신 이것저것 선물들). 비온다고 간소히 다니자고 아기 유모차도 안 끌고 온 판인데 ... 결국 외삼촌이 친구 만나는 음식점까지 차로 데려다 주셨다.

6. 친구 만나서 남편, 아기, 나 이렇게 넷이 앉아 음식을 먹는데, 아기가 소리 지르기 시작해서 아기용 의자에서 빼줬더니 막 돌아다닌다. 아기 잡으러 뒤를 쫓으며 저녁 먹는둥 마는둥 돌아다니고 있는데 친구가 나가자고 그래서 아직 배고픈채로 나와버렸다. 다른 사람들 눈치가 보였던 모양. (근데 남편도 나도 느끼는거지만 한국 사람들이 아기 우는거 보채는거 보는 시선이 좀 날카로운 것 같다. 요새 한국에서 저출산이 문제라더니 주위에 아기 키우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또 본인들이 키운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7. 친구가 숙소까지 차로 데려다준다고 해서, 같이 차 타고 와서 숙소에서 한참 얘기 하다가 돌아 갔다.


토요일

1. 강원도 양양에 고모네 집이 있는데, 거기 놀러오라고 고모가 고속버스 티켓을 끊어 보내주셨었다. 카톡으로 받은 QR코드만 스캔 하면 되는것 ...

2. 인천 국제 공항에 가서 타야하는 버스였는데, 총 21자리 중에 우리가족 세 사람 포함 해서 승객이 다섯명 뿐이었다. 근데 버스 시설이 넘 좋았다. 비행기 (이코노미) 좌석보다 더 좋은 수준! (자동으로 의자 등받이, 다리 쉬는 곳 등 조절 가능하고 왠만한 티비 채널들도 다 나오는 스크린까지 각 좌석마다 있었다.)

3. 3시간 정도 자면서 가니 금방 도착한 양양. 사촌 한명과 고모들, 고모부가 마중 나오셨는데 10년만에 본 가족이라도 역시 반갑기는 매한가지.

4. 저녁으로 샤브샤브를 먹고

5. 죽도 해변가에 가서 바다랑 노을도 보고

6. 고모네 집/별장에 도착했는데 고모부가 직접 지으셨다는 건물이 넘 아기자기하면서도 견고하고 예뻐서 깜짝 놀랐다. 집에는 풍산개, 산이와 스코티쉬폴드 고양이, 미소가 있었다.

7. 일요일이 남편 생일이라 고모들이 미리 준비 해주신 케익을 자르고 야식(자연산 송이가 들어간 라면 등)을 먹으며 양양에서의 첫날을 보냈다.

8. 고모네 창고엔 우리가 미국 갈때 두고 간 학교 졸업 앨범, 사진 등이 고스란히 있었다. 초등학교때 일기장들도 그대로 있었는데 다 읽어보고싶었지만 돌아다니는 아기 보랴 라면 먹으랴 일기장은 거의 손도 못 댔다.


일요일

1. 고모들과 고모부, 남편 그리고 아기와 함께 양양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아침 일찍 하늘 높이 무지개가 예쁘게 떠서 가족들 기분 좋아짐.

2.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을 올라가보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좋아서 그런지 그 날 잠정 운행을 중단한다고 그랬다.

3. 그럼 돌아서 한계령 경치나 보러 가자 하고 한참 가고 있는데, 앞서 가던 차들이 유턴하면서 돌아오기 시작. 날씨때문에 한계령도 길을 막았다고 그런다. 그런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기는 생전 처음 보는 눈.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남편은 생에 2번째 보는 눈. (첫번째는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어디 높은 산으로 견학 가서 처음 눈을 본적 있다고 그랬었다.)

4. 고모부가 잘 아시는 어떤 음식점 가서 돈까스를 먹는데, 7층에 위치한 음식점 위치덕에 하늘 경치, 바다 경치가 한눈에 잘 보여서 넘 예뻤다.

5. 근처에 있는 절에 가서 종소리가 울리면 물가로 잔뜩 나오는 물고기들도 보고, 사진들도 예쁘게 많이 찍었다.

6. 고모댁 근처에 있는 강가에 가서 예쁜 돌을 좀 주웠다.

7. 저녁에는 또 나가서 고기를 잔뜩 먹고 (이 주말에만 한 2-3kg 거뜬히 쪘을 것 같다) 고모 댁으로 돌아왔다.


셋째 주

월요일

1. 새벽 6시 50분 차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집에는 11시쯤 도착.

2. 남편이랑 아기가 낮잠 자는 사이, 나는 머리를 하러 집에서 제일 가까운 미용실에 갔다. 나중에 블로그에 쳐보니 꽤 유명한 미용실인 모양. 애쉬 카키 색으로 옴브레를 했는데,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염색이 덜 빠져서 옴브레는 안나오고 있다. 한국 미용실은 미국보다 많이 쌀줄 알았는데 꼭 그런것도 아닌 모양.

3. 저녁에는 초등학교때 친구랑 영상 통화를 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 통해서 서로 소식 보고 있는 친구긴 하지만, 한국 와서 영상통화를 하니 느낌이 남달랐다. 이 친구는 나랑 어렸을때 동네에서 놀던 기억이 어린시절 최고의 추억 중 하나라고 그랬는데, 그 말을 듣고 감동해서 눈물이 찔끔 날 뻔 했다. 이 친구는 지금 어엿한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서 6-7세 반 어린이들을 맡아 지도하고 있다.


화요일

1. 91년생 엄마들이랑 17년생 아이들이 또 다시 모였다.

2.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다가 먹었다. 할머니가 싸주신 김치가 있었는데 까먹고 못내놓음. 으앙..

3. 애들은 짜장 & 볶음밥을 시켜줬다.

4. 맘먹고 애들 옷 맞춰서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는데, 연습 삼아서 옷 갈아입히기 전에 찍은 사진들은 예쁘게 잘 앉아있더니, 막상 옷 갈아입히고 찍으려니 애기들이 울기 시작했다.


수요일

1. 아침으로 전날 미처 못구운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2. 미국 가서 가족들 드릴 선물을 사야한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근처 아울렛을 추천해줘서 가 봤다.

3. 근데 아울렛이 내가 생각한 개념이랑 좀 달랐다. 미국에서처럼 비싼 브랜드들 싸게 파는 아울렛을 상상했는데, 한국 아울렛은 꼭 그렇진 않은 모양. (포대기가 10만원이라니!!! 미국에서도 8만원인데!) 근데 애기 옷이 예쁜게 있어서 좀 사왔다.

4. 교보문고에 갔는데 뽀로로 아기 책 천지 ... 미국 가서 쓸일 있을것 같아서 한글 낱말 카드, 창의력 학습지 (?), 뽀로로 숫자 연습 책 등 몇가지 고르고 나니 6-7만원이 훌러덩 나왔다. 교보문고 근처에서 아기 양말도 10켤레정도를 2만원에 샀다.

5. 가족들 선물들은 많이 못사고 아기 물건들만 조금 보고서 집에 와서 맘스터치, 베스킨라빈스를 먹었다. 맘스터치에서 새로 나온 메뉴 마살라버거가 내가 예전에 좋아하던 롯데리아 불타는오징어버거 맛이랑 비슷해서 놀랐다. 나중에 미국 가기 전에 다시 한번 꼭 먹어보고 가겠노라고 다짐했다.


목요일 - 오늘

1. 아침에 뭘 먹어야 하나 몰라서 근처 본죽 가서 삼계죽을 나 혼자 나가서 사오기로 했다. 쫀득쫀득 감자 만두도 있어서 시켰는데 그게 조리 하는데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동네 구경을 좀 했다.

2. 엄마가 버물리 사달라고 했던게 기억이 나서 편의점에 들어가서 하나 샀다. 친절한 편의점 아주머니랑 얘기를 좀 하고 여쭈어보니, 이 동네에는 약국이나 병원이 다 건물들 4층에 있다고 그랬다. 동네 특성이란다. 한국 동네약국에선 뭘 파나 미국이랑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에 들떠서 갔는데, 약사분이 통화만 하고 전혀 반겨주지 않으셔서 많이 멋쩍었다. 그냥 동생들이 사다달라고 한 게보린 약만 2통 계산 하고 바로 나왔다.

3. 근처 과일 가게에 가서 아기가 좋아하는 귤이랑 바나나 샀다.

4. 본죽 가서 죽이랑 만두 픽업 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맛있게 먹음. 돌아가는 길에 횡단보도를 하나 건너는데, 택시가 신호를 무시하고 쌩 눈앞으로 지나갔다. 그 이후로 정신이 멍 했다.

5. 다른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사람 빨간불인데 내가 횡단보도 1/3 이상을 건너고 있었다. 차들이 빨간불 앞에서 대기 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생각없이 걸어가다가 진짜 큰일 날 뻔. 먼저 신호 무시하고 쌩 지나간 택시 탓이었던 것 같다.

6. 집에 가서 남편이랑 아기랑 본죽 맛있게 먹고, 어릴때 자주 가던 지하상가로 나갈 준비를 하고 11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7. 지하상가 돌면서 남편 옷, 어머님들 화장품 선물, 나 피어싱, 아기 장난감 등 조금 보고, 다른 가족들 선물도 조금 봤다.

8. 중학교때 인천시에서 시행한 영어캠프에서 알게 된 친구를 오후 세시 쯤 만났다. 아직도 외국어 관심이 많고 잘 하는 친구라 한국에서도 영어학원 강사, 가이드북 레코딩 등 하며 재능을 십분 발휘하며 멋있게 살고있는 친구였다.

9. 근처 중국집 같은 음식점에 가서 맛있게 먹고, 카페 가서 디저트도 잘 먹고서 잘 헤어짐.


10. 집에 와서 남편이랑 아기는 자고 나는 브런치를 쓰고있다.


이제 금, 토, 일 지나고 다음주 월요일이면 미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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