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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군 Nov 22. 2018

"베테랑"을 위한  보험 & 병원 시스템

마지막 APPE 로테이션은 "Veterans Affairs"에서 한다

새로운 로테이션이 시작된 지도 어느새 2주가 지났다. 이번 로테이션의 카데고리는 ambulatory care (줄여서 엠케어, am care 혹은 amb care라고 한다) 인데, 의사가 개인 클리닉에서 환자와 30분-1시간 정도 면담 하는 것 처럼, 약사로서 환자를 1:1로 만나 특정 병의 종목(? disease state)들을 장기적으로 관리 하는 분야이다. 보통 2-6개월에 한번씩 같은 환자를 만나며 꾸준히 disease state 을 manage 하는것이다.

내가 로테이션 하게 된 이 클리닉에서 주로 보는 병들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이렇게 세가지 이다. (가끔씩 금연에 도움을 주는 카운슬링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로테이션 하는 이 곳은 VA라고 더 자주 불리우는 Veterans Affairs이다. 재향/퇴역 군인들을 위한 의료 시설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40-60대 이상의 고령, 남자 환자들이다. (물론 여자 환자들도 있다.)


2주차 수요일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2주 정리"를 쓰고 있는 이유는, 목요일이랑 금요일에 로테이션이 없기때문이다. 미국의 가장 큰 명절중 하나인 칠면조의 날, Thanksgiving holiday 이기 때문!




첫 주 월요일 - 로테이션이 없었다 (!).

11월 11일은 미국 연방에서 정한 공휴일중 하나인 군인들의 날인데, 올해는 11월 11일이 일요일이었던 탓에 군인들의 날은 12일 월요일에 셌다.


첫 주 화요일 - 로테이션의 (진짜) 첫 날.

오전 내내 오리엔테이션 하느라 시간 다 보내고, 오후에 가서야 이번 로테이션의 진짜 프리셉터를 만났다. 학교 교수님이신지라 그 전부터 잘 알아온 약사님이시긴 했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0분 간격으로 환자 6명을 보는 amb care 클리닉을 운영 하신다.

보통은 6자리 중 3-4 자리 정도만 예악이 되어있거나, 혹은 예약이 다 차있어도 이유없이 안오는 (no show) 환자들이 있다고 하던데 왠일로 이 날은 모든 환자분들이 다 제시간에 오셨다.

30분 간격으로 환자들이 왔다가, 갔다가, 하는데 마치 티비 쇼에서 나오는 "시간이 휘리릭 지나가는 효과"가 있었던 것 마냥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쉬는 시간 하나 없이 6 환자를 back to back 으로 보시는 교수님/약사님이 넘 대단했다.


첫 주 수요일 - 오전에는 anticoagulant clinic, 오후에는 amb care

VA에서는 환자들에게 약과 다른 의료 용품들을 우편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날 우편으로 부치는 걸 직접 체험 했다.

Anticoagulant clinic (말 그대로 "피가 응고되지 않게 하는 클리닉") 에서 와파린 (warfarin) 을 먹는 환자들이 1,000명 가까이 되는데, 이 약은 환자의 몸 안에서 피가 잘 돌게 하면서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의 위험을 낮춘다. 그 말인즉, 이 환자들은 와파린이나 그 비슷한 약을 먹지 않는 환자들에 비해 피를 너무 잘 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와파린이 몸에 딱 적당한 양 만큼 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는 "INR 테스트" 인데, 일부 환자들은 INR테스트를 집에서 한다. 집에서 테스트 하는 환자들이 테스트 할때 쓰는 작은 스트립이 있는데, 이 스트립을 만드는 회사에서 최근에 급히 공고를 한것이다. 최근에 생산된 스트립이 부정확한 INR 결과를 낸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내가 로테이션 하는 곳에서도 50-70명 가량의 환자가 그 스트립들을 갖고 있을 확률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환자분들께 직접 전화 해서 상황 설명 드리고, 새로운 스트립들을 보내드려야 했는데, 이 날 오전 중에 이 일을 도와 모두 끝냈다.


오후에는 첫 주 화요일과 같았다.


첫 주 목요일 - 과제 하는 날

교수님께서 매주 작은 과제를 내 주시는데, 보통 목요일 밤 9시까지 제출 하고 금요일에 학교에서 교수님과 면담 하며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번주 과제는 최신판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가이드라인을 각각 1페이지로 정리하는 것.

스타벅스에 아침 10시 반 쯤 가서, 오후 1시 정도까지 열심히 과제를 하고 교수님 이메일로 제출 했다.

사실 가이드라인 3개를 제대로 읽으려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최대한 빨리 계획했던 시간 안에 끝내려 노력 하면서 겨우겨우 끝냈다.

(멕시코에서 남편의 친척 누나가 놀러와서 지내고있는 중이었다. 오후에 쇼핑을 간다고 했는데, 마침 로테이션도 없는 날이라 내가 운전해서 데려다주겠다고 해놓았던 상황.)


첫 주 금요일 - VA 갔다가, 학교 갔다가.

원래는 학교로 가서 교수님만 만나면 되는 날이긴 했다. 그런데 VA에서 새로 로테이션을 시작한 후로 컴퓨터 접근 권한 문제가 아직 해결이 안된 상황. 2주차 부터는 접근 권한 문제로 시간 낭비 하기가 싫어서 (가뜩이나 주 5일중 3일만 VA에서 일 하는 마당에!) 이 날 해결을 다 보고자 했다. 문제의 반은 해결 되었고 반은 아직도 해결 되는 중이지만, 그래도 일단 꼭 필요한 기능들은 현재 문제 없이 쓸 수 있게끔 되었다.


학교에 도착 했을땐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VA에 가 있는동안 문자로 교수님과 (다른 코인턴에게도) 일의 진행 상황을 적절하게 보고 해 온 터라, 다들 이해 해 주셨다.

어제 낸 과제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하고, 짧은 만남을 끝으로 첫 주가 끝났다.




두번째 주 월요일 - DOAC clinic

오전에는 DOAC 클리닉에서 다른 약사님들을 도왔다.

Direct oral anti-coagulants (DOAC) 혹은 novel oral anti-coagulants (NOAC)이라고도 불리는 약들은 크게 4가지가 있는데, dabigatran (Pradaxa), apixaban (Eliquis), rivaroxaban (Xarelto), 그리고 edoxaban (Savaysa)가 그들이다.

이 약들은 "blood thinner"라고 불리는데, 말그대로 피가 잘 나게 (잘 돌게) 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뇌졸중 stroke이나 심장마비 myocardiac infarction 등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 (주로)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인데, 그만큼 정기적으로 3-12개월에 한번씩 팔로우업을 해야 한다.

DOAC clinic은 약사 2-3분이서 운영 하시는데, 팔로우업은 주로 전화상으로 이루어진다.


이번주에는 보통 오후에 있는 amb care clinic이 없다!


두번째 주 화요일 - outpatient pharmacy (외래 진료 환자 약국)

이건 사실 세번째 로테이션 했던 곳과 같은 카데고리이다. Amc care하고 조금 다른 분야이지만, 그렇다고 완전 동떨어진 분야도 아니라 이번 로테이션에 포함 된 것 같다.

이 외래 진료 환자 약국에서 일하는건 처음인지라 거의 오리엔테이션 하면서 2시간정도를 보냈고, 남은 시간에는 테크니션을 도와 그 날 배달 된 약들을 자리에 맞게 정리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거의 다 보냈다. (이 날 하루 배달된 약 값만 $10,000 정도 된다고 그랬다. 진짜로 비싼 약들은 따로 배달되고, 자잘한 약들만 계산 했을때 이정도 ...)

막판에 10-15분정도는 약을 찾으러 오는 환자분들을 직접 돕기도 했다.


두번째 주 수요일 - warfarin clinic

위에서 말한대로 anticoagulant clinic (말 그대로 "피가 응고되지 않게 하는 클리닉") 에서 와파린을 먹는 환자들이 1,000명 가까이 되는데, 와파린은 몇개월에 한번 팔로우 업 해도 되는 DOAC 약들과 다르게 더 자주 팔로우업을 해야한다 (보통 2-6주 사이).

약사님이 오전중에 팔로우업 해야 하는 환자들은 20여명 되었는데, 내가 4명 팔로우업 하는 걸 도와드렸다.

지난번에 큰 병원에서 한 다섯번째 로테이션에서 하루 반나절을 warfarin 팔로우업 하는데 보냈던지라 환자들을 work up 하는건 어렵지 않았는데, 이번 로테이션에서는 documentation 하는게 비교적 복잡해서 그거 배우고 익숙해지느라 조금 오래 걸렸다.


수요일 밤 (목요일 새벽) -- 지금 브런치를 쓰고 있고.

목요일 -- Thanksgiving day라 로테이션 없고.

금요일 -- Black Friday인데 다른 친구들은 로테이션 가기도 한다. 하지만 난 안간다. (ㅎㅎ)


이렇게 2주치의 로테이션이 끝났다!

3주차엔 좀 많이 바쁠 예정 ... 오후에 있는 amb care clinic을 학생인 나와 다른 코인턴 친구 이렇게 둘이서 나눠 환자를 보게 될 예정이다. (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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