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먹고 또먹고 또먹고 또반복이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은 목요일 추수감사절부터 시작해 금/토/일요일 내리 쭉 4일 쉬는 long weekend 였다. 육아 휴직으로 일 안하는 지금 긴 주말이라고 사실 별 다를건 없지만, 그래도 어느덧 11월이 다 가고 또 2020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는걸 새삼 깨닫게 된다.
원래 둘째는 추수감사절 이후인 12월 초가 예정일이었지만 11월 중순에 2주 이상 빨리 나와버렸다.
둘째가 태어난지도 어느새 1-2주 정도 되었고, 추수감사절 겸 산후조리 조금 할겸 해서 친정에 내려가기로 했다.
목요일 추수감사절 당일은 시댁에서 저녁 먹고 (Coco’s 레스토랑에서 8-10인분 저녁을 캐더링 해 먹었다), 금토일 3일정도를 친정에서 보내기로 한 것. 남편, 큰 아들, 둘째 딸, 나 이렇게 네명이 같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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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이른 오후, 슬슬 친정 내려갈 준비 하러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애들 옷, 내 옷, 남편 옷 해서 큰 가방 하나가 나왔다.
둘째 기저귀/엉덩이 크림/물티슈, 나의 여성용 패드 등 해서 가방 하나가 또 나왔다.
유축기 + 젖병들까지 해서 가방 두개 추가.
둘째 젖 먹일때 쓰는 수유쿠션 (크다...).
둘째 카 시트에 설치 할 머리 쿠션과 거울 (막 주문해서 도착한지라 이것도 짐이었다).
둘째 잠 재울 간이 침대 (베시넷).
첫째 애 간식 가방 하나.
첫째 애가 잘때 꼭 찾는 펭귄 이불.
짐 싸고 차로 옮기는데에만 거진 3-4시간이 지나갔다.
생각해보니 둘째는 병원 퇴원 이후로 샤워를 한번도 안했고 (생후아직 배꼽이 안떨어져서), 첫째도 마지막으로 샤워 한지 몇일이 되어서 친정 내려가기 전 애들 샤워 시키고 가자고 남편과 얘기 한 후, 애들 샤워 시키는데 또 한두시간.
어찌저찌 샤워 하고 짐 다 싸고 시부모님께 인사 드리고. 카시트에 애들 각각 앉히고 네 식구가 친정으로 출발 하려는 찰나.
둘째가 잠에서 깨 울기 시작했다. 배가 고픈것이었다 ...
둘째를 또 부랴부랴 카시트에서 빼내어 조수석으로 데리고 와 젖을 먹였다.
이와중에 첫째는 "왜 안가요? 빨리 가요~" 뒷자석 카시트에 앉아서 보채고. 남편이 미리 싸온 간식을 좀 주며 첫째와 놀아주는 사이, 둘째를 대충 (?) 젖 먹이고 다시 카시트에 앉혔다.
드디어 친정으로 출발.
친정에 도착 하니 시간은 거의 밤 9시, 두 아이 다 깊이 잠들어있었다.
첫째는 침대 위에, 둘째는 간이침대 위에 재우고 거실로 내려와 남편이랑 동생들, 엄마 아빠랑 다같이 치킨을 먹었다. (추수감사절이라고 칠면조 굽고 뭐 그런거 없음. 미국 처음 왔을때나 분위기 내려고 한두해 정도 하다가 그 이후로는 추수감사절은 그저 3-4일 내리 쉴수 있는 long weekend일뿐...)
둘째가 배고파 깨서 한참 수유 하는 와중에 동생들이 "언니 대단하다... 난 엄마 못 될거같애. 특히 언니 이렇게 고생하는거 보고서 용기가 안난다"라고 말했다.
난 "이제부터 시작이야 ... 새벽 2시랑 4시쯤 둘째 배고파서 또 깰거고, 첫째도 일찍 잠들었으니 한 6시쯤 일어날듯??"라고 대답해주었다.
나의 예상은 거의 그대로 들어맞았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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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엄마아빠는 세탁소 운영을 하시는데 목요일이랑 금요일만 쉬시고 토요일은 일을 하러 나가셨다.
일 나가기 전에 엄마가 미역국이랑 따뜻한 밥을 지어놓고 나가셨다.
아빠가 늘 첫째 위해서 한국 과자를 잔뜩 사다놓으시는데, 집에 갈때 가져가라고 싸 놓으신 보따리에서 한두개씩 과자 빼먹는 재미도 있었다. (빼빼로 다섯개를 싸주셨었는데 왔다갔다 내가, 동생들이, 또 첫째가 집어먹는바람에 토요일 오후엔 하나만 남았다.)
첫째도 내 동생들 보고 "이모~ 이모~"하며 잘 따라다니고 재밌게 놀고.
둘째도 먹고 자고 싸고 반복하며 또 하루를 보내고.
남편도 간만에 집안일에서 해방 되어 늦잠 낮잠 자며 좀 쉬는 것 같고 (역시 같이 내려오길 잘했어).
나도 엄마가 미역국 해주셔, 동생이 물 떠다줘, 집에 있는 한국 집 밥/한국 간식들 맘껏 먹으며 맘 편하게 쉬었다 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일층 내려갔다가 다시 이층 올라올때마다 뭐 먹고 있다고 남편이 뭐라 함... ㅎㅎㅎ 그래도 오고갈때마다 간식 집어와서 같이 나눠먹고 그랬다.)
동생들은 저녁 약속이 있어 같이 나갔고, 엄마 아빠가 일 끝나고 오신 뒤에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엄마와 조금 나눌 기회가 있었다.
동생들이 돌아오는 길에 보바 티(버블티)를 사와서 또 맛있게 먹고. 남편도 나도 보바 참 좋아하는데, 우리 사는 동네엔 맛있는 보바집이 없어서 친정에 올때마다 꼭 한번씩 보바를 마시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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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원래는 오전중으로 갈 준비 하고 한 12시쯤 떠날 계획이었는데, 엄마랑 아빠가 맛있는 요리 해주시고 싸 주시는 거 기다리느라 오후 늦게나 돌아오게 되었다.
평생 한국 음식 많이 안 드셔보신 시어머니가 그래도 한국인 며느리 영향 탓인지, 좋아하게 되신 한국 요리가 몇 있는데, 잡채랑 김밥이 그 대표적인 예. (음... 내가 집에서 요리 하는건 아니지만.)
엄마는 지금 병상에 계신 시어머니를 위해 김밥을 만들어주셨다. 원래 엄마가 참치김밥이랑 치즈김밥을 잘 만드시는데, 시어머니는 둘다 맛이 강해 잘 못드시는걸 감안 해 그냥 (야채)김밥도 많이 싸 주셨다.
아빠는 고구마 맛탕을 해주셨다. 고구마 썰어서 튀기는것 까지 넘 맛있게 잘 되었는데, 설탕 넣고 졸이는 과정에서 설탕이 타서 (ㅠㅠ) 뒷맛이 아쉽게 되었다. 그래도 아빠가 손수 해주신 맛탕이라 의미 있는 것 ... 또 시댁에 가져가라고 잔뜩 싸주셨다.
고기를 넘 좋아하는 시댁 식구들 위해 (특히 남편 형제들) 소불고기도 특별히 재워주시고.
요즘 집안일로 바쁜 사위 도와주신다고, 한끼 저녁 메뉴로 그냥 불고기 데우기만 하면 되게끔 준비를 다 해서 또 싸 주셨다.
금요일에 부랴부랴 시댁에서 친정 올때 싸온 짐 + 엄빠가 해주신 음식들 가지고 시댁으로 돌아왔다.
육아휴직으로 쉬는동안 친정에 자주 내려가 "쉬다"오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오고 갈때마다 짐이 너무 많을것 같아 사실 언제 또 내려가는게 좋을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런데 지금 둘째가 신생아 인데도, 첫째가 신생아 일때 비해서 뭔가 수월한 느낌이다. 2회차라 그런가? 아니면 내가 뭔가를 덜 하고 있나? 야매엄마래도 짬밥이 좀 생겨서 그런가?
첫째 때도 산후조리 따로 하지 않았고, 둘째 때도 그렇지만, 나중에 내가 늙어도 별 탈 없이 아픈데 없이 쑤시는데 없이 건강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