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떴을 때와 잠자러 들어 갔을 때 침대에 누워 배 마사지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한다.
작년에 목마름이 지속돼 병원에 갔더니 역류성 식도염이라진단했다. 위산분비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후부터 이상없던 소화기능까지탈이 나서 몇 달간 고생한 적 있다. 미음이 되도록 씹어 삼켜도 밥 두세 숟가락에 포만감이 오고 배를 문지르면 딴딴한 탁구공이 손바닥에 느껴졌다. 위 아래로 옮겨 다니며 나를 조롱하는 탁구공 때문에 이번엔 위장운동촉진제를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텅드럼이 배 안에 든 것처럼 딴딴하게 뭉친 배를 풀어보려고 온열 찜질기를 수시로 사용하며 마사지했지만 도통 먹히질 않았다.
서점에 책을 사러 갔다가 '배 마사지'로 검색하니 《1일 3분 인생을 바꾸는 배 마사지》란 책이 모니터 화면에 떴다. 어차피 할 마사지라면 정확한 방법을 알자는 생각에 혹시나 하고 검색했는데 마땅한 책이 나온 것이다. 꾸준히 배를 마사지하면 기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약이 통하지 않으니 뭐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장과 관련된 전반적인 피로 해소=폐, 간, 위, 심장, 췌장, 대장, 신장, 자궁 등 기능 개선
-수면 장애 개선.
-근육의 균형 개선
-두통, 요통, 견통, 혈액 순환, 의욕 상실 개선.
배 마사지를 하면 부실한 몸이 반사 반응을 보일 것 같아그 날부터 실행에 옮겼다. 의자에 앉은 자세 또는 누운 후 양 무릎을 세운 자세에서 실시하라고 했다. 누운 자세가 편해 설명한 대로 따라했다.
ㄱ.양손으로 좌우 갈비뼈(늑골) 아랫부분을 위아래로10회 문지른다.
ㄴ.양손으로 좌우 샅고랑(배와 다리 사이 홈)을
위아래로 10회 왕복한다.
ㄷ.원을 그리듯이 한 손으로 배를 문지른다. 10회 실시하며 배를 마주 본 상태에서 시계 방향으로 왕복한다.
그림출처 《1일 3분 인생을 바꾸는 배 마사지》
마사지는 하루에 여러 번 해도 되고 한 번 실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2분 정도가 적당하단다. 하루 중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때는 목욕 후 잠들기 전이란다. 하루 한 번만 할 거라면 이 시간을 이용할 것을 권장했다. 내용대로 하루에 세네 번 반복하여 마사지했다. 단숨에 효과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믿어보기로 한 이상 기다려봤다. '엄마 손은 약손'을 내가 내 배에 쓰윽쓱 문지른 지 두어 달 정도 지났을 까? 탁구공이 덜 나타나고 배도 말랑말랑한 게 제법 위장이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지금도 아침, 저녁 두 번은 꼭 배 마사지를 실시한다. 내장 기능을 강화하고 예방 요법으로도 효과가 높다 하니 장기적으로 실천해 면역력이 향상되기를 기대하는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리 날개처럼 얇지만 까슬한 막이 입안을 덮은 것 같아 일단 물양치로 헹구기를 한다. 식구들이 출근하고 나면 양치하며 전기 포트에 물을 끓인다. 음양수를 마시기 위해서다. 하루 종일 물을 마시지 않아도 갈증이 일지 않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수분 공급의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아침 공복엔 무조건 음양수를 마신다.
음양수는 동의보감에서 음기와 양기가 혼합된 생숙탕으로도 소개한다. 뜨거운 물에 찬물을 섞은 따뜻한 물이어서 우선 몸을 덥혀준다. 자신의 몸에 맞게 7:3 또는 5:5의 비율로 마셔야 좋다기에 아침마다7:3 비율의 음양수를 400ml 잔에 채워 천천히마신다. 소화기능이나 혈액순환이 불량한 사람에게 효과가 높단다. 뜨거운 물에 찬물이 섞일 때(뜨거운 물은 위로, 찬물은 아래로 이동하는 대류현상 발생) 순간적으로 에너지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음양수를 마시면 우리 몸이 균형을 이뤄 건강을 유지한단다. 체온이 1도 올라가면 우리 몸의 면역은 5배가 증가한다기에 처음엔 힘들었지만 의식하여 마시기 시작한 게 20여 년 가까이 되었다. 완전히 제거하진 못했지만 소화불량이나 두통, 불면증 등으로 약을 복용하는 날이 차츰 줄어든 데는 음양수의 효과도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 수족냉증, 변비, 중독성 물질 배출, 피부 탄력에도 효능이 있다니 지속해서 마실 예정이다. 하루 1.5L~2L가 필요량이라고는 하나 그렇게 마시다간 끼니로 채울 공간이 없을 듯해 음양수 400ml에 내 몸의 수분을 맡기고 있다.
음양수를 마시면서 스트레칭도 빠뜨리지 않는다. 빈약한 상체 위주로 펴고 젖히기를 반복한다. 목을 좌우로 기울이거나 돌려주기도 하고 손가락 끝으로 박수치기, 어깨 돌리기를 한다. 딸이 할머니 운동이라고 놀린다. 코로나 시기에 유튜브 따라 홈트했다가 요통이 심해지는 바람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다시 돌아왔다. 근육을 키워야 무릎 통증이 사라지고 나이들면 허리 근육이 중요하대서 나름 정확하게 따라한다고 했는데 오류가 있었던 모양이다.무엇이든 정확하게 배우고 점검받는 절차가 중요한 듯하다.
내 유일한 건강 관리는 스트레칭에 이어 걷기다. 걷기를 좋아해 어려선 청량리에서 중랑구 집까지 종종 걸어가기도 했다. 일하면서도 걷기는 빼먹지 않았다. 아침에 걷지 못하는 날엔 강의가 끝난 밤중에라도 걸으러 나갔다. 그렇게라도 해야 몸뚱이에 덜 미안할 것 같았다.
본디부터 운동은 젬병이어서 학창 시절에도 체육 점수가 꼴답잖았다. 실기 점수가 늘 엉망이라 뜀틀에서 만회하겠다고 6단을 시도하다 곤두박질쳐 순간 기절한 적도 있다. 동작마다 우스꽝스럽고 뻣뻣하다는 걸 스스로 알기에 그저 걷기에 충실했을 뿐이다. 팔은 앞뒤로 세차게 흔들며, 무릎은 곧게 편다는 느낌으로 조금 구부려 걷는 파워 워킹은 솔직히 힘에 겨워 못한다. 보폭을 좀 넓게 하되 빠르지 않은 보통의 걸음으로 하루 5천~7천보 정도 걸었다. 3~4년 전 무릎에 통증이 일고 나서는 통증의학과에서 권한대로 아침과 저녁3천보씩 나누어 하루 6천보걷기를 하고 있다. 일반적인 건강 걷기에 나를 맞추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사 말에 굳이 파워 워킹에 안달하지 않는다.
음양수를 마신 후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커피를 마신다. 숙제처럼 사는 삶에 한 잔의 커피가 허용돼 마냥 족하다. 불면증과 속쓰림이 시시때때로 괴롭히지만 내 후각과 미각을 사로잡은 놈이 아이러니하게도 커피란 녀석이다. 커피향이 내겐 아로마테라피다. 위안이고 만족이며 행복이다. 케이크도 아이스크림도 커피맛을 즐긴다. 막걸리빵이나 양갱을 만들 때도 커피를 듬뿍 넣는다. 커피는 내 몸이 원하는 미네랄 워터같다. 물리칠 수 없는 매혹이다. 그렇다고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마시는 건 아니다.콜롬비아산인지 에티오피아산인지 구분할 줄 모른다. 그저 내 커피 취향은 따듯한 카페라테다. 해박하고 우아한 사람들이 마실 법한 아메리카노도 에스프레소도 아니다. 우유와 연을 맺어야 비로소 맛이 완성되는 카페라테. 그것도 이름하여 쪄죽따(쪄죽어도 따뜻한). 한여름에도 따뜻하게 마셔야 위장의 반란을 잠재우기 때문이다.
커피향과 맛에 열광했던 지점은 첫 아이 임신하고 나서다. 태아를 위해서 먹던 것도 중단해야 할 판에 입에 대지도 않던 커피를 몸(태아)이 요구했다. 그 바람에 참고 견디는 사이사이 소중한 한 잔을 아껴 마시곤 했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하루 한 잔을 고수하고 있다. 예민한 위장과 잠들기 어려운 수면 유형 때문에 어지간하면 아침결 한 잔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생각나는 커피지만 하루 한 잔이면 충분하다는 결의를 엄격하게 지키려 한다.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비로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아침을 먹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공복에 마시는 모닝커피는 나에게 사약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반신욕으로 건강을 챙긴 친구의 조언에 따라 미루고 미루던 전용 욕조를 구입했다. 욕조 안에 의자가 장착되어 20분 정도 앉아 있기에 무리가 없었다. 반신욕을 하게 되면 '수승화강'이 균형을 이뤄 몸에 나타날 적신호를 예방할 수 있단다. 수승화강이란 위로 오르기 쉬운 뜨거운 기운(화)을 내리고, 아래로 가라앉기 쉬운 찬 기운(수)을 오르게 하는 한의학의 원리를 말한다. 상부에 열감이 많으면 불면증, 두통, 안구 건조증이 나타나고 반면 하부에 냉감이 심하면 소화불량, 속쓰림,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을 호소할 수 있다. 수승화강의 균형이 바로 서야 혈액순환, 호르몬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단다.
한동안은 일주일에 두 번 열심히 반신욕을 했다. 한 번 들인 습관은 놓치지 않는 성격인데 점차 뒤처리가 귀찮아졌다. 크기가 큰 편이라 욕실에 두는 건 여러 모로 불편해 반신욕 후 욕조와 덮개를 닦아 베란다로 치웠다가 사용할 때 다시 가져와야 하는 상황들이 노동으로 다가왔다. 몸에서 느껴지는 열기가 지속되어 갈아입은 옷이 축축해지는 것도 못마땅했다. 결국 건식 족욕기로 갈아타 지금껏 잘 활용하고 있다. 적정 온도로 예열한 후 약쑥냄새가 살포시 올라오는 족욕기 안에 종아리까지 넣으면 따뜻한 열감이 몸까지 데운다. 겨울엔 하루 두 번씩이나 해도 물받을 일 없고 욕조 닦을 일 없어 번거롭지 않다.
자잘한 습관들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무엇이든 오랜 기간 실천해야 효과가 나타나지 단기간 해서 변화없다고 그만두면 어떤 결과도 얻어낼 수 없다. 무릎도 부실하고 위장 장애와 두통을 달고 살지만 처지에 맞는 건강 습관을 한결같이 유지하면 골골대지는 않을 거라 믿는다.
나이 들어 자식에게 민폐끼치지 않으려면 흉흉한 체질에 깃든 '골골'이 끼부리기 전에 준비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음양수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