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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가 아닌 모험의 항로

호명사회를 읽고

by 기운찬

내가 나로서 자립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무언가를 혹은 내가 만든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가치 교환을 일으켜야 한다. 그리고 가치 교환을 일으키는 데에는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품질보다 제공자에 대한 신뢰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맛집을 고르는데만 해도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음식점의 모든 메뉴를 맛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이미 먹어본 누군가의 후기를 보고 판단한다. 자신의 입맛에는 맞을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까? 신뢰를 제공하기 위해서 나는 세 개의 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개인의 진정성과 일관된 행동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꾸준히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신뢰를 받는다. 반복된 상호작용에서 예측 가능성이 생기면 신뢰도 따라오기 때문이다.


2. 사회적 증거(리뷰·입소문)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다수가 믿고 있다는 정보가 신뢰 형성에 강한 영향을 준다. 특히 나와 가깝거나 유사한 사람들이 추천하면 더 믿게 되는 경향이 있다.


3. 환경적·제도적 장치

시스템, 인증, 브랜드 같은 구조적 장치들이 고객에게 기본적인 신뢰를 보장해 준다. 예를 들면 보안 결제 시스템이나 브랜드 인증 마크 같은 것들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 브런치 플랫폼만 해도 일반적인 블로그 글보다는 더 양질의 글이 올라올 거라는 기대감을 갖지 않는가?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나는 주변에 얼마나 신뢰를 주고 있는가 돌아보게 된다.


나는 얼마나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을까? 일관된 행동을 보이고 있을까? 매일 비슷한 일과를 보내고 말과 행동을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걸까?


답은 내 안에 있습니다.
당신이 가장 꾸준히 해온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만약 그 어떤 것도 꾸준히 해낸 일이 없다면 어떤 메시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해 왔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호명사회] p289.



• 내가 꾸준히 해온 것은 무엇일까?

• 나는 어떤 메시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해 왔는가?


꾸준히 개발하고, 글 쓰고, 사람들을 만난다. 인사이트를 매일 나누기도 하고, 몇 년째 주간회고도 하고 있다. 계속해서 세상을 향해 질문하고 도전하고 답을 구한다. 이것이 내가 꾸준히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내가 어떤 메시지로 세상과 소통해 왔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까지 아무 말 대잔치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메시지의 부재가 내가 사는 세상을 망망대해처럼 느끼게 만든다.


책 [호명사회]에서는 나침반을 갖고 있는 이에게는 똑같은 바다도 망망대해가 아닌 모험의 항로가 된다고 말한다. 나에게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내 안에 있는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게 던질 수 있는 나침반.


결국, 내가 가진 자립을 하려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넘어 나라는 사람 자체가 하나의 ‘신뢰 자산’이 되어야 한다. 그 신뢰는 진정성 있는 행동, 타인의 증언, 믿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세 축 위에서 쌓인다. 이 세 축 위에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을 때 세상은 더 이상 망망대해가 아니라 나만의 바다, 나만의 모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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