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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도망가자.

by 기운찬

갑갑한 일상, 힘들고 지칠 때면 도망가듯 옥상에 올라간다. 옥상에 있는 벤치에 누워 하늘을 본다. 망망한 하늘을 보다 보면, 얇은 바람이 뺨을 스치고, 풀벌레들의 짙은 울음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진다. 어쩌면 여기가 '진짜'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가 본 하늘은 항상 변하고 있었다. 하늘의 색, 구름의 모양, 햇빛의 밝기가 매번 다르다. 매일 같이 하늘을 보지만 단 한 번도 똑같은 하늘을 보지 못했다. 하늘은 매 순간 미련 없이 흐르고 있었다.


문득 나도 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고정되어 있지 않고 흐르는 사람,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 도망가자. 고정된 나로부터, 부자연스러운 나로부터, 진짜 세상에 어울리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 있는 힘껏 도망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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