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책은 갈매기의 꿈이다. 갈매기 조나단은 다른 갈매기들과는 다르게 '먹이 찾기'보다는 '비행 연습'에 몰두한다. 사실 비행을 잘한다고 해서 먹고사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갈매기 조나단은 비행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간다. 나는 이런 조나단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조나단은 '나'라는 존재가 남들과 달라도 된다는 걸 가슴으로 일깨워 주었다. 그 뒤로 책이라는 것이 내게는 보물처럼 느껴졌고, 책을 읽을 때마다 유사한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책은 내게 용기를, 어떤 책은 내게 위안을, 어떤 책은 내게 희망을 주었다.
철학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성인이 되어서 인문고전을 읽기 시작했다. 그 안에 삶의 진리가 담겨있겠거니 하며 읽었다. 자기 계발도 많이 읽었다. 성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서는 사회과학과 빅 히스토리 장르를 읽고 있다. 앞으로는 에세이나 소설, 심지어 동화책도 읽어보려 한다. 애초에 나는 책을 가리지 않는다. 질문하는 독서가 습관이 들어서인지 악평이 자자한 책을 읽어도 얻는 게 많다.(나중에 내가 하는 독서법에 관한 글을 써봐야겠다) 보통 한 권에 한 번 이상은 두근거림을 느낀다. 물론 두근거림만을 느끼기 위해 책을 읽는 건 아니다. 그 두근거림을 책의 빈 공간이나 노트, 디지털 메모장 등에 적고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다듬는다. 그렇게 내 삶을 하나씩 하나씩 바꾸어 간다.
나는 불과 몇 개월 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사고방식이 바뀌고 하는 행동이 달라졌다. 그러니 1년 전, 5년 전, 10년 전의 나와 비교하여 무엇하리. 이처럼 책을 통해서, 아니 이제는 책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들을 통해서 내가 바뀐다는 걸 알아차렸다. 마치 나라는 존재가 원래 없었던 것처럼, 매일 새로운 내가 다시 태어난다. 책이 주는 두근거림 덕분에 변화하는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