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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Jun 26. 2016

영화 <미투 me, too>

우리 모두는 '사람'이고 '사랑'을 합니다

영화 <미투 me, too>



2009년 제작

안토니오 나아로 감독

롤라 두에냐스(라우라 역),

파블로 피네다(다니엘 역) 주연의 스페인 영화.


이 영화를 접하게 된 계기는 정현주 작가님의 그래도, 사랑 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이 책 속에 인용된 여러 책들과 영화들을 찾아보려고 따로 메모해두었는데 그 중 제일 처음으로 보게 된 영화가 <미 투>다.


제목은 단순하고 친근한데 이렇게 좋은 영화가 있는 줄은 그동안 왜 몰랐을까.


우리나라 개봉년도를 보니 2010년 4월.

그 당시엔 아기였던 아이 돌보기에 여념이 없었던 때라고 핑계를 대본다.

그런데 그 후는? 말로만 관심을 외치는 무관심 때문이리라.


이제라도 본 것에 감사하자.


영화 제작의 배경
염색체 수만 다를 뿐, 사랑은 다르지 않아.

포스터에 적힌 문구처럼 이 영화는 염색체가 하나 더 많은 다운증후군 주인공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영화 속에서 다운증후군으로서는 유럽 최초로 대학을 졸업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남자 주인공  '다니엘'역을 맡은 파블로 피네다.

다니엘 역의 파블로 피네다

그는 실제로도 다운증후군으로 유럽 최초로 학사 학위를 받아 장애를 극복한 특별한 존재로 방송출연까지 한 인물이다.  감독이 그의 모습을 보고 영화 제작에 주인공으로 캐스팅하였으며 이 영화로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실제 다운증후군 여동생이 있는 안토니오 나아로 감독은 남자주인공 '다니엘'의 친형 '산티'로 등장한다.

산티(안토니오 나아로 감독)와 다니엘(파블로 피네다)

그의 여동생 또한 다운증후군 사람들로 구성된 댄스 학원의 댄서이자 다운증후군 커플인 '루이자'역을 소화해냈다.

루이자(감독 여동생)와 라우라(롤라 두에냐스)

이러한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기에 영화의 내용이 더욱 현실감있고 사실적으로 와닿을 수 있었다.


다니엘과 라우라의 만남

사회복지과에 첫 출근을 하게 된 34살의 다니엘. 그 곳에서 직장 동료이자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여성 라우라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라우라와 다니엘

외적으로는 남들이 다운증후군이라 일컫는 장애를 지녔지만 귀여운 유머와 유쾌함을 탑재한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다니엘과

겉으로는 평범해보이나 정신적 상처로 인해 밤에는 술에 취하고 남자들에 몸을 맡기는 무의미한 생활을 이어가던 라우라.


둘은 소 하면서 점점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다니엘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면을 보여주는 해변씬.

(라우라 등에 썬크림 발라주는 장면과 그 외 몇몇 대사들)


그리고 키가 작은 다니엘을 위해  하이힐을 벗는 라우라.

"계속 내려다보기 지루했어요."


다니엘 :  당신은 공주 같아요.
      난 개구리구요.

라우라 : 그럼 내가 왕자로 변신시켜 줄게요.
현실의 편견에 부딪히다

사랑의 감정에 행복해하는 다니엘에게

유일한 연애 상담자이자 형은 단호하게 말한다.


"염색체가 46개인 여자들은 널 좋아하지 않아."


그를 똑똑하게 키우려 애쓴 다니엘의 엄마 또한 남편에게 말한다.


"멀쩡한 정신의 여자라면 다니엘을 좋아할 리 없어요."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을 이들의 목소리로 대변해주는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다니엘이 엄마에게 하는 대사는 뜨끔하다.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었나요?

다니엘과 그의 가족


우리 모두는 '사람'이고 '사랑'을 한다
당신과 있으면 보통사람처럼 느껴져요.


현실의 나는 사랑하는 이에게 특별한 존재이길 바라지 않았던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가.


사랑하는 이에게 만큼은 그저 보통사람이길 바라는 주인공의 마음이 왠지 찡하게 와닿았다.


그리고 영화의 끝무렵 다니엘은

수많은 남자들과 자봤지만 사랑을 나눈 적은 없었다는 라우라에게 말한다.


"당신과 함께 한 게 내 생애 가장 기쁜 일이었어요."

있는 그대로 당신을 사랑해요.
다니엘과 라우라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안 이루어지고는 중요치 않다.

어차피 현실에서도 사랑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일이니까.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변화해가고 나또한 깨닫는 게 있으면 족하지 않을까.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커플

같은 다운증후으로 댄스 학원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루이자와 페드로.

둘의 사랑의 도피 행각은 사람들의 편견과 제압 속에서도 꿋꿋하고 솔직하다.

페드로와 루이자

그 어떤 위선도 가식도 없는 솔직한 그들의 모습에서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찬 내모습이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떠오르는 문구
삶의 걸림돌은 신체적 장애가 아닌
'남의 말을 경청할 줄 모르는 청각장애,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는 언어장애,
상대방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고 건성으로 대화하는 시각장애,
장애인 지정석에 앉거나 장애인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양심장애' 등의 정신적 장애입니다.

-노선영작가의  《보이는 소리 들리는 마음》中

 

맞는 말이다.

우리는 외적인 장애보다 더 심각한 마음의 장애를 안살아가는 건 아닌지..


다름을 소재로 하지만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영화,

동정이 아닌 동감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영화

 <me, too>.


당신도 이들의 이야기에 동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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