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영화의 제목을 접했을 때 유재하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막연히 코믹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동명의 제목이겠거니.. 했는데 그 노래가 맞았다.
영화 속에도 '명반(名盤 훌륭한 음반)'이라는 대사가 나오지만,
"처음에는 전곡을 다 쓰고 싶었죠. 유재하의 노래는 각각이 이어지거든요. 그가 발표한 모든 곡을 다 써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유재하의 노래를 한 곡 이상 쓴 영화나 드라마가 없어요. 유가족 입장에서는 한 곡, 한 곡이 모두 귀중했기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라 이해합니다. 그래서 합의 하에 '사랑하기 때문에'와 '지난날'을 쓰게 됐는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주지홍 감독님 말씀처럼 비록 두 곡이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유재하님의 노래가 영화 시작부터 후반까지 전반에 때론 안타깝게 때론 애틋하게 때론 애절하게 영화관을 가득 채운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내게 '힐링'이었다.
앞부분은 깔깔 대며 보다가 뒷부분은 훌쩍 대며 봤다가 마지막엔 감독님의 의도대로;)
영화의 시작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벅찼던 하루는 언제였나요?
사랑을 고백하는 첫날이 아닐까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선 '이형'(차태현).
하지만, 한 순간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시작하자마자 충격 속에 유재하 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내 안에 ㅇㅇ가 있다?!
눈을 떠보니 다른 사람 몸이 되어 있다.
최근 <너의 이름은> 을 포함해 여러 영화에서 보아온 소재이나 이 영화의 다른 점은 '자신이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몸을 갈아탄다는 거다.
내가 '내'가 아닌 상황에서 혼란에 빠진 '이형'은 자신을 '스컬리'(김유정)라고 소개하는 엉뚱발랄 여학생과 친구가 되고 그녀는 그를 돕기로 한다.
* 다음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첫번째 몸. 전교1등 여고생 '말희'(김윤혜)
두번째 몸. 부인과 아이가 있는 형사'찬일'(성동일)
세번째 몸. 환자복을 입은 할머니 '갑순'(선우용여)
네번째 몸. 배가 불룩 나온 담임쌤 '여돈'(배성우)
성별과 연령이 각기 다른 네 명의 배우가 한 사람(차태현)인 것처럼 연기하는 모습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다.
이 중, 현실적으로 공감가는 장면은 두번째 몸인 중년 부부의 이야기(그들에게서 한 때 우리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였고, 가장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던 장면은 영화 <장수상회>가 떠올랐던, 세번째 몸인 갑순 할머니와 할아버지(박근형)와의 이야기였다.
할머니를 향한 할아버지의 대사가 가슴 아프게 와닿았다.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된다
이 몸에서 저 몸으로 갈아타며 그들의 사랑을 연결해주게 된 '이형'에게도 사랑하는 그녀 '현경' (서현진)이 있었다.
고운 목소리로 유재하 노래를 부르지만 무대 공포증으로 인해 번번히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그녀에게 '이형'은 자신감을 불어넣고 싶어했다.
'이형'은 자신의 몸을 되찾게 됐을까.
그녀는 무대 울렁증을 극복하고 무대에 서게 됐을까.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유재하 님은 죽은 게 아니라
우리 곁에 살아서 사랑하는 사람을 이어주는거라 생각해요'
그녀의 대사에 공감가는 결말이리라.
'故 유재하를 기리며'
마지막 자막을 끝으로 엔딩 크레딧에 '지난 날'이 울려 퍼진다.
서현진이 부르는'사랑하기 때문에'
http://tvcast.naver.com/v/1300921
차태현이 부르는 '지난 날'
http://tvcast.naver.com/v/13317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