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영화 <싱글 라이더>, 진지하고 묵직한 여운을 담다
- <싱글라이더>(2017. 2. 22 개봉) 영화를 보고 떠오르는 상념들을 자유롭게 써내려 간 글입니다 -
이 세상에 안전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게
몇이나 될까요.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사라 했던가요.
그래도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데..
내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악착같이 버텨
여기까지 왔는데..
한 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릴 때의 그 허무함과 참담함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무사히..'란 평범한 문구가
확 와닿을 때가 있어요.
우리는 어쩌면 하루하루 위태로운 순간들을 외줄타기 하듯 아슬아슬하게 모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일까요.
별 탈 없이 무사히 지나온 하루에
안도하고 감사함을 느끼곤 합니다.
* 이어지는 다음 내용은 읽는 분에 따라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I'm lost. 난 길을 잃었습니다."
여기 길을 잃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아니,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해야할까요.
지친 몸을 이끌고 그 어떤 여행짐 하나 없이
단벌 정장 바람으로 아내와 아들을 만나러
호주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뭔가 좀 이상하다 여겨지긴 했지만
그래서였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냥 내 자신을 견디고 있습니다.'
슬픔을 꾹꾹 욱여넣었던 모습이
그녀 곁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만 서성이던 모습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있어주지 못한 당신의 모습이
때론 안타깝고 때론 너무나도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미안해요.
당신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그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당신 혼자 결정하고 통보해버리다니..
'나는 이제서야 무엇이 절실하고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는데..
이제 겨우 내 모습을 찾기 시작했는데..'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어요..'
홀로 머나먼 여행을 떠나버린 당신,
그 곳에서 기다리고 계실건가요..
* '싱글 라이더'는 1인 탑승객, 또는 홀로 여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은, '순간의 꽃'
혹 내려갈 때도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열심히 앞만 보고 올라가다 자신과 주변의
소소한 순간들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요.
뒤늦게라도 발견하고 깨달았다면 괜찮습니다.
후회가 아닌 기회로 생각하고 지금 이 순간을 꿋꿋하게 살아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