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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Mar 07. 2017

빼앗긴 행복, 짓밟힌 소녀의 꿈

ㅡ 영화 <눈길>, 차디찬 눈길 위를 따뜻한 눈길로 덮다


3월 1일 개봉 첫날 보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렸었는데

며칠 전 보고 나서는 소녀들의 모습이 눈에 밟혀 글로 좀처럼 옮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28일, 3월 1일에 KBS 1TV에서 광복 70주년 특집 드라마로 방송 했었다는데 그때도 보지 못하고,

영화 '귀향'과 비슷하겠거니 지레짐작했던 짧은 생각이 부끄러워집니다.


보는 동안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끔찍하고 잔혹한 장면 없이 소녀들이 겪었던 고통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결코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온전히 치유되지 못하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야기.


그리웠을 엄마 품 속,

엄마가 해준 목화솜 이불이 덮고 싶다 했던 소녀의 목소리에 그만 툭 눈물이 떨궈집니다.


'애 갖고 장난치는 놈들은 잡아죽여야지!'


맞습니다. 그들의 만행이 잡아죽일 짓이었지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죽는 게 무섭니? 죽지 못해 사는게 더 무섭지..'


아직 꿈도 제대로 펴보지 못한 열다섯 소녀에게 삶보다 죽음을 택하게 만든 천하의 몹쓸 짓에 분노합니다.


'여기 우리 애들, 네가 꼭 기억해야 돼'


저에게 당부하는 듯 합니다.


이 소녀들을 기억해주세요.


핏빛으로 물든 눈길, 차가운 눈길 위를 걸어야 했던 소녀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나정 감독님 감사합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김새론(영애 역), 김향기(종분 역) 두 배우에게 뭉클한 연기 보여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더불어 16일 개봉하는 영화 <어폴로지(THE APOLOGY)>' 늦기 전에 꼭 함께 하겠습니다.

<어폴로지> (동아시아 국적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6년 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더이상은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을 겪는 일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부산겨레하나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로 인해 부산의 소녀상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에 쓰레기를 잔뜩 투기하고

소녀상 자리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가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요.


어떻게 세운 소녀상인데


누구의 힘으로 지켜낸 소녀상인데..


부디


소녀들의 아픔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http://naver.me/Fnf7NRU0


<눈길> 뮤직비디오 - 이효리 '날 잊지 말아요'

http://tv.naver.com/v/1449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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