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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pr 19. 2016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사소한 거짓말이 불러온 오해와 비극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허즈번드 시크릿>의 저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소설 도입부는 인물들 이름들도 귀에 안 들어오고 산만하게 읽혔는데 인물 관계도를 정리하고 대략적인 사건 개요를 알고 읽기 시작하니 훨씬 잘 읽힌다.

두께에 비해 어느 순간부터 공감하며 집중하며 끝까지 몰입해서 완독한 걸 보면..

소설 중간에 북클럽 이야기도 나와서 솔깃했지만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에로틱 북클럽'이다;;) 진지하게 다루어 지진 않는다.



읽으면서 메모한 인물들의 이름과 관계도


매들린과 현 남편 에드,

그들의 아이들 에비게일(전남편과의 딸),프레드, 클로에,

매들린의 전남편 네이션과 부인 보니,

그들의 딸 스카이,

24살 미혼모 제인과 그녀의 아들 지기,

셀레스트와 남편 페리,

그들의 일란성 쌍둥이 맥스, 조시,

레나타와 남편 제프의 딸 아마벨라,

그 외 주로 인터뷰형식으로 등장하는 금발에 단발머리로 상징되는 전형적인 학부모들.



니콜 키드먼과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미드 방영 예정이라는 말에 머릿속에 배우들의 모습과 장면장면을 매치시키게 된다.



이 소설에는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인간의 이중성, 남성의 폭력성,이혼과 재혼, 미혼모, 쇼윈도 부부의 모습..이 다 담겨있다. 그런데도 전혀 산만하지 않고 긴밀하고도 흥미롭게 짜여져 있다.

각 인물들에게서는 같은 엄마로서의 공감대와 여자로서의 상처와 연민,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5살 아이들이 다니는 피리위초등학교의 예비학교에 입학시키면서 벌어지는 폭력 사건, 살인사건.

소설 처음부터 중반부이상까지 살인사건이라는 단서만 주고 누가 죽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스포를 훔쳐보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살인 사건의 범인이 된 의외의 인물.

(소설을 다 읽고나면 범인이라고 부를 수 없을 뿐더러 사연을 알면 의외라고도 할 수 없다)



거짓된 진실에 대한 믿음,

사소한 거짓말들이 불러온 오해가 어떤 비극을 가져오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책 속 메모


제인도 옛날엔 가슴이 움푹 파인 옷을 입었다. 하지만 지금은 앙상한 몸에 애처로운 옷을 입는다. 너무나도 소박해서 사라져버리길 원하는 것처럼, 눈에 띄고 싶지 않는 것처럼,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들려는 것처럼 옷을 입는다. 그게 모두 그 남자가 한 일 때문이다.


어쩌면 이건 정말 공평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른 모든 면에서 끔찍하게 풍요롭고 지독하게 완벽한 행복한 삶에 이 정도 폭력이 있는 건 당연히 감수해야 할 사소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 이건 정말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야. 나를 걱정하는 잘생긴 남자가, 지금 막 내게 차를 만들어주고, 복도 끝에 있는 방에서 컴퓨터로 일을 하고, 자신의 이상한 마음을 다 바쳐 나를 사랑하는 저 남자가 언젠간 나를 죽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


매들린은 세상엔 여러 단계의 악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들린처럼 악담을 하는 건 작은 악이다. 한 아이만 파티에 초대하지 않는 것도 사소한 악이다. 갓 낳은 아기를 아내에게 맡기고 떠나버리는 건 큰 악이다. 내 아이의 보모와 자는 것도 큰 악이다. 그리고 세상엔 매들린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악이 있다. 호텔 방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거, 가정집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거, 작은 여자아이들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거, 순박한 마음을 산산조각 내는 거.


"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누군가의 과거였고,

누군가의 현실이고,

누군가의 미래가 될 수 있다.


그 누군가가 나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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