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가슴에 책을 가득 안고 도서관을 나선다
두 끼를 거른 탓에 계단을 내려가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무리 책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워도 육체의 허기는 채울 수가 없나보다
이렇게 점점 고립되어 가는 것일까
내 정신은 살찌어가는 걸까 야위어가는 걸까
책에서 길을 찾는다는 게 책의 미로 속에 길을 잃고 허우적대고 있는 건 아닐까
누군가 잡아주길 바라는 걸까 내민 손을 스스로 놓치고 있는 걸까
머릿속이 또 한 번 출렁인다
당신과 나 사이를 이어주는 건 책과 글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