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과 닮은 그림책 《무릎딱지》

어느날 갑자기 내가 아이 곁을 떠나게 된다면..?

by 책사이

《무릎딱지》

샤를로트 문드리크 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 이경혜 옮김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아이 곁을 떠나게 된다면..?

어느 순간부터 그런 날이 올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지고 슬픔이 북받쳐 오를 때가 있다.

아직 아이에게 해줄 게 많은데..

내가 죽어도 어떻게든 아이는 살아가고 이겨내겠지만..


이 책이 그런 내 마음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한 아이에게 찾아온 엄마의 죽음.

《무릎딱지》는 엄마와 이별하게 된 아이가 그 아픈 과정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아이의 눈을 통해 담담하게 그려내는 그림책이다.


사실 아들이랑 잠자리에 같이 읽으려고 머리맡에 놔뒀었는데 아들이 먼저 슬쩍 보더니

'나 이 책 안 읽을래. 재미없을 거 같어.'

이러더니 방을 휙 나가버렸다.


'왜?'하며 펼쳐보고 읽다보니 아들의 반응이 이해가 간다.

온통 빨간 표지와 바탕에

'엄마가 오늘 아침에 죽었다'라고 시작하는 문구가 어린 아들한테는 꽤나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역자 소개를 보니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를 쓰신 이경혜 작가님이다.

왠지 죽음에 대한 얘기가 낯설지 않고 더 담담하게 와닿는다.


아들한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지만 나도 준비가 덜 된 모양이다.

같이 읽으면 목이 메이고 눈물이 차오를 거 같아 혼자 읽고는 조심스럽게 책을 덮었다.


언젠가는 일말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피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아들과 함께 담담하고 용기있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책 속 구절들ㅡ

나는 엄마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집 안의 창문들을 꼭꼭 닫았다.


나는 엄마 목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귀를 막고, 입을 다문다.

하지만 코는 그냥 놔둔다. 숨은 쉬어야 하니까.


내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엄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바로 들려온다.

"괜찮아, 우리 아들. 누가 우리 착한 아들을 아프게 해?

넌 씩씩하니까 뭐든지 이겨낼 수 있단다."

눈을 감으면 엄마가 팔을 활짝 벌리고 나를 안아 준다.

그러면 아픈 게 다 나아 버린다.


무릎에 상처가 나서 아팠다.

아픈 건 싫었지만 엄마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그래서 아파도 좋았다.

나는 딱지가 앉기를 기다렸다가 손톱 끝으로 긁어서 뜯어냈다.

다시 상처가 생겨서 피가 또 나오게.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오려 했지만 꾹 참았다.

피가 흐르면 엄마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으니까.


할머니는 내 곁으로 오더니 가만히 내 손을 잡아 내 가슴 위에 올려 주며 말했다.

"여기, 쏙 들어간 데 있지? 엄마는 바로 여기에 있어.

엄마는 절대로 여길 떠나지 않아."


나는 가슴 위 쏙 들어간 곳에 손을 올려놓고 잠이 오길 기다렸다.

내 심장이 조용히 편안하게 뛰었다. 잠이 솔솔 왔다.

어느새 나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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