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버티며 꾹, 땅속에서 작은 생명은 참았다.
봄을 상징하는 많은 식물 중에서도 ‘쑥’이 가장 떠오르는 것은 아마 어릴 적 추억이 많이 담겨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봄이 되면 동네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 쑥을 캐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나의 어머니도 그랬고, 나 역시 그런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한 바구니 가득 캐온 쑥으로 국을 끓이면 맛있는 쑥국이 되었고, 떡을 찌면 쑥떡이 되었다. 두부에 된장을 무치면 쑥 된장 무침이 되었고, 그냥 데쳐서 참기름에 버무리면 쑥나물이 되었다.
그렇게 봄에는 쑥이 쑤~욱 하고 들어왔다.
아침에 산책을 하다가 아직도 이렇게 낙엽이 많다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고 느꼈을 즘, 그 사이로 쑥(혹시 쑥이 아닐까 걱정했지만)으로 보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김없이 봄을 알리는 쑥을 보고 얼른 카메라에 담았다.
#찰칵
겨울을 버티며 꾹
주위에 친구들 뚝
낙옆새 고개를 뿍
뿌리를 내리며 욱
자연의 품에서 툭
변화의 기쁨이 훅
따뜻함 아래서 쭉
비로소 봄이다 쑥
겨울을 버티며 꾹, 땅속에서 작은 생명은 참았다. 추운 날씨와 얼어붙은 땅 속에서, 주위에 친구들이 버티지 못하며 뚝 사라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로 위로하며, 낙엽 사이에서 고개를 뿍 내밀 준비를 했다.
이제는 뿌리를 내리며 욱, 따뜻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자연의 품에서 툭~ 자신을 던지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던 그들은, 변화의 기쁨이 훅,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따뜻한 햇살 아래서 쭉,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며 세상에 나아갔다. 쑥의 등장으로 비로소 봄이 찾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