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지 못한 채 땅에 떨어진 꽃들은 저마다 아쉬움을 운운하는 듯했다.
이상기온 탓에 4월인데도 날씨가 여전히 쌀쌀하다. 햇볕은 따뜻하지만 바람은 차갑고, 전체적으로 기온이 낮다. 점심시간, 산책 겸 직장 근처를 걷다가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내가 알던 벚꽃은 만개 후 꽃잎이 하나씩 흩날리며 눈보라처럼 떨어지는 모습이었는데, 바닥에는 꽃 자체가 툭, 떨어져 있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진 모습도 신기했고, 꽃들이 모두 엎어져 누워있는 모습은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아마 들쑥날쑥한 기온과 바람 때문에 녀석들이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떨어진 게 아닐까. 그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긴 여운이 남았다. 자기들도 오래도록 매달려 흩날리듯 떨어지고 싶었을 텐데...
그렇게 여운과 함께 폰 속으로
#찰칵~
사월의 공기는 여전히 추운
벚꽃은 바닥에 엎드려 서운
하늘 바라보지 못한채 다운
꽃잎 하나하나가 잃은 기운
흩날리지 못한 꽃들은 운운
짧았던 찰나의 순간은 고운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비운
그럼에도 남은 마지막 여운
사월의 공기는 여전히 추운 날, 나는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벚꽃은 흩날리며 져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바닥에 엎드려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하늘을 바라보지 못한 채 다운되어 버린 내 모습이 안타까웠다.
꽃잎 하나하나가 잃은 기운은, 나의 짧은 생을 더욱 덧없이 느껴지게 했다. 흩날리지 못한 채 땅에 떨어진 꽃들은 저마다 아쉬움을 운운하는 듯했다. 짧았던 찰나의 순간은 더없이 고운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비운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괜찮다. 비록 땅에 떨어졌지만, 나의 존재는 이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남은 마지막 여운은, 내년 봄에 다시 피어날 희망을 품게 한다. 나는 잠시 땅에 머물겠지만, 다시 하늘을 향해 피어날 그날을 기다리며, 조용히 숨을 고른다.
내년에는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늘을 가득 채우는 벚꽃이 되리라 다짐하며, 나는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