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순간이 따스한 햇살 아래 오후의 풍경 속에 녹아든다.
봄바람에 실린 오만
햇살이 내리쬐는 오기
새싹이 돋아나는 오랜
이별의 아픔 잊은 오해
빛과 그림자가 오묘
마음의 소리는 너를 오직
잠시 나를 감싸는 오수
따스한 햇살 아래 오후
*오수: 낮에 자는 잠 [네이버 국어사전]
창가에 봄바람에 실린 오만함이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겨울의 꺾이지 않는 햇살이 내리쬐는 오기처럼, 계절은 제 존재를 강하게 드러낸다. 창밖으로는 더디지만 꾸준히 새싹이 돋아나는 오랜 시간의 흔적이 보인다. 문득 떠오르는 지난날, 어쩌면 이별의 아픔 잊은 오해 속에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창턱 위 화병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가 오묘한 모양을 만들고 있다. 이 고요함 속에서 마음의 소리는 너를 오직 향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나른함이 밀려와 잠시 나를 감싸는 오수에 빠져든다. 이 모든 순간이 따스한 햇살 아래 오후의 풍경 속에 녹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