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 빛과 그림자 사이가 [청량하다]

물끄러미 숲을 바라보다 문득, 늦추위 끝자락의 햇살을 청구하다.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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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추위 끝자락 햇살 구하다

봄비에 묻은 기억들 소하다

계절의 끝을 조용히 산하다

새잎틈 햇살에 마음 결하다

바람사이 고운 하늘 명하다

너의 미소 한줌에도 순하다

숲속 숨결따라 봄을 취하다

빛과 그림자 사이가 량하다


물끄러미 숲을 바라보다 문득, 늦추위 끝자락의 햇살을 청구하다. 겨우내 얼어 있던 마음 한 켠에도 따뜻한 빛이 스며들기를 바라다. 바람결에 실려온 봄비는 조용히 기억 위로 내려와, 오래 묻혀 있던 추억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레 청소하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 계절의 끝자락에 다다르다. 마침내 낡은 감정들과 미련들을 담담히 마주하고 조용히 청산하다. 그러고는 새잎 틈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에 마음을 펼쳐 보다. 그 빛 속에서 스스로를 맑게 씻어내며 마음을 청결하다.


하늘은 바람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다. 유난히도 푸르고 잔잔한 그 하늘을 올려다보며, 숨을 들이쉴 때마다 가슴속 깊은 곳까지 시리도록 청명하다. 그때 문득 떠오른 너의 미소 한줌. 어떤 꾸밈도 없이, 투명한 마음 그대로 청순하다.


숲의 숨결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다. 이파리 사이를 스치는 빛과 소리, 공기의 결을 천천히 느끼며 봄의 소리를 조용히 청취하다. 그리고 마침내, 빛과 그림자 사이 어딘가에서 세상은 말로 다 못 할 만큼 청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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