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엇갈리고 반대로만 움직이던 그도, 끝내 다시 돌아오는 존재
비 내리고 젖어 있는 거리
풀잎 아래 잠든 작은 요리
깡충깡충 뛰어가는 다리
숨었다가 슬며시 보는 머리
제멋대로 가고 싶은 길거리
혼자서도 즐거운 놀거리
결국 돌아가고 싶은 자리
늘 엇갈려도 정든 청개구리
비 내리고 젖어 있는 거리를 청개구리가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그 길 한켠엔 풀잎 아래 숨겨둔 작은 요리처럼, 소중한 것이 잠들어 있다. 청개구리는 깡충깡충 다리를 튕기며 앞을 향해 뛰어가고, 가끔 뒤돌아보며 조심스레 머리만 내민다.
아무도 없는 길거리는 제멋대로 움직이는 그에겐 자유로운 놀거리다.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운 놀거리를 찾아 다니는 모습이 꼭 어린아이 같다. 하지만 그렇게 멀리 멀리 나아가다 보면, 결국 그 마음이 향하는 곳은 원래 자리다. 늘 엇갈리고 반대로만 움직이던 그도, 끝내 다시 돌아오는 존재, 바로 우리들의 청개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