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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 숨 쉬는 이 순간이 [잔잔]

마음속에는 깊고 고요한 평온함이 잔잔히 내려앉는다.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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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꽃잎 사이 한한

햇살은 미소처럼 만만

들녘을 걷는 걸음은 찬찬

퍼져간다 마음속에 산산

저마다의 이야기 간간

뿌리 내린 믿음은 단단

조용히 물든 하늘과 반반

숨 쉬는 이 순간이 잔잔


*한한하다: 조용하고 한가롭다 [네이버 국어사전]




봄날의 들녘엔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노란 꽃잎을 살며시 흔든다. 그 바람 속엔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음처럼 기분 좋은 소리가 섞여 한한하게 퍼지고, 햇살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하게 피부 위에 내려앉는다.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하고, 마음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만만한 기운으로 흐른다. 그 속을 걷는 발걸음은 조급함을 잊은 채 찬찬히 이어지고, 그 길 위에서 바라본 자연은 가슴속 감정마저 산산이 흩어지게 만든다.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들려오며 풍경은 간간히 생기를 띠고, 그 한가운데에서도 꽃들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며 단단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하늘과 물, 빛과 그림자는 씩 나눠가진 듯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반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그 모든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순간, 마음속에는 깊고 고요한 평온함이 잔잔히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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