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는 깊고 고요한 평온함이 잔잔히 내려앉는다.
봄바람 꽃잎 사이 한한
햇살은 미소처럼 만만
들녘을 걷는 걸음은 찬찬
퍼져간다 마음속에 산산
저마다의 이야기 간간
뿌리 내린 믿음은 단단
조용히 물든 하늘과 반반
숨 쉬는 이 순간이 잔잔
*한한하다: 조용하고 한가롭다 [네이버 국어사전]
봄날의 들녘엔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노란 꽃잎을 살며시 흔든다. 그 바람 속엔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음처럼 기분 좋은 소리가 섞여 한한하게 퍼지고, 햇살은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다정하게 피부 위에 내려앉는다.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하고, 마음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만만한 기운으로 흐른다. 그 속을 걷는 발걸음은 조급함을 잊은 채 찬찬히 이어지고, 그 길 위에서 바라본 자연은 가슴속 감정마저 산산이 흩어지게 만든다.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들려오며 풍경은 간간히 생기를 띠고, 그 한가운데에서도 꽃들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며 단단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하늘과 물, 빛과 그림자는 반씩 나눠가진 듯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반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그 모든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순간, 마음속에는 깊고 고요한 평온함이 잔잔히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