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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화 - 마음이 환해지는 빛 [초록]

문득 멈춰 선 발걸음은 쉽게 떠나지 못하고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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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스며드는 숲속 신

작은 바람 흔들리는 기

멈춰 선 발걸음 오래도

아무 말이 없어도 그토

초여름 공기 깊이 갈수

웃음 번지길 바래 모쪼

조용한 평화 계속 되도

마음이 환해지는 빛 초




햇살이 조용히 스며드는 숲 그늘 속, 신록은 생기롭게 빛나고 있다. 작은 바람에도 이파리들은 살랑이며 흔들렸고, 그 움직임은 오래된 기록처럼 조심스럽고 섬세했다. 문득 멈춰 선 발걸음은 쉽게 떠나지 못하고, 오래도록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졌다. 아무 말이 없어도 그토록 따뜻했던 그 순간은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고, 초여름의 공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더 짙어졌다.


조용히 퍼지는 웃음은 모쪼록 따뜻하게 번지길, 소리 없는 평화가 되도록 오래 이어지길 바랐다. 바람, 빛, 초록의 숨결 속에서 마음은 어느새 환해지고, 그 빛나는 초록은 세상의 모든 근심을 잠시 잊게 했다. 그렇게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시간은 아주 길고 부드럽게 흐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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