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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139화 - 그끝에 피어난 고운 대[파]

이제야 비로소 나를 본 것이냐고

by 마음이 동하다

살면서 처음으로 대파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알게된 오늘.


저 말고도 그런분 많으신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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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머금고 꿈의 전

생소한 꽃앞에 시선 추

채소에 감춰진 시간 간

마음도 조용히 감동 타

스며든 초록빛 희망 여

비바람 꿋꿋이 견딘 풍

눈길을 천천히 넘는 돌

그끝에 피어난 고운 대

대파는 그저 국물에 넣는 흔한 채소라 여겼다. 하지만 텃밭에서 마주한 풍경은 내 생각을 완전히 전파시켰다. 햇살을 머금고 피어난 둥근 꽃송이는 마치 익숙한 풍경 속의 작은 기적 같았다. 그 앞에 선 나는, 이토록 고운 꽃을 피우는 식물에게 새삼스러운 추파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식탁 위의 채소가 긴 시간 자연과 호흡하며 얼마나 많은 과정을 겪어왔는지, 나는 그 깊이를 간파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이 미치자, 단순한 반찬으로 치부되던 대파에 대한 고정관념도 서서히 타파되었다.

이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비와 바람,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굳건히 자라며 우리 곁에 다가온 생명의 여파다. 대파가 꽃을 피운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나에게, 이 작은 발견은 일상 속 감동의 풍파처럼 밀려왔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들 속에 숨어 있는 놀라운 생명력은 결국 나의 무관심을 조용히 돌파했다. 그렇게 한 송이의 하얀 꽃은 내게 말을 건넸다. 이제야 비로소 나를 본 것이냐고. 그 꽃의 이름은, 다름 아닌 대파였다.



(대파 꽃 처음 알게 되거나, 처음 보신 분 댓글에 '손' 부탁드려봅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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