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임] 143화 - 붉은 별처럼 빛나는 송엽[국]

햇살이 머무는 바위 틈 어딘가에 조용히 남겨진 발자국

by 마음이 동하다

아침 일찍 이 녀석의 사진을 찍고 검색했을 때, 연예인 송일국씨의 이름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근데 위키백과에 나온 의미를 알고 나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소나무의 잎과 같은, 국화라는 뜻.

송엽국의 이름은 소나무의 잎과 같은 잎이 달리는 국화라는 뜻이며, 흔히 속명인 ‘람프란서스’라고 부른다. 잎이 솔잎처럼 선형이면서 두툼한 다육질이다. 꽃잎은 매끄럽고 윤이 난다. [위키백과]




[꾸미기]143-1.jpg


햇살 머문 바위 틈 남겨진 발자

마른 땅에도 피어난 생명의 진

기대만 앞선 마음 결국엔 김칫

인내로 피어난 잎 고요한 절

비바람에 흔들리던 날의 판

참아도 피지 못하면 허무한 결

다시 피는 지금 여기가 바로 천

붉은 별처럼 빛나는 이름 송엽


햇살이 머무는 바위 틈 어딘가에 조용히 남겨진 발자국이 눈에 뛴다. 누군가 지나간 자리 위로 작은 생명이 움트고 있었고, 그 속에서 마른 땅을 뚫고 피어난 꽃은 자연이 건네는 진심 같은 진국이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아직 피지도 않은 꽃을 보고 벌써부터 환상과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니, 그런 마음은 결국 김칫국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작고 단단한 잎 하나가 피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야 했을지, 그 모든 기다림은 조용한 절국의 서사처럼 다가온다.


한때는 거센 바람과 비를 이겨내지 못해 쓰러질 듯 흔들리던 판국도 있었지만, 계절이 돌고 돌아도 끝내 피지 못한다면 그 모든 과정은 덧없어진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엔 결국이라는 단어가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나 피어나는 지금 이 순간, 이곳이야말로 작지만 눈부신 천국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이겨낸 후, 붉은 별처럼 빛나는 이 꽃의 이름은 바로 송엽국이다.


[꾸미기]143.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