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쓰러진 지 5일 차
301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오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빠는 지금 생사의 길목
응급 중환자실에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의학적 소견으로는
월요일에 어레스트(심정지)가 오셨을 때 돌아가셨겠지만
의사들이 놀랄정도로 잘 버텨주고 계신다
일단 뇌경색과 대장암 4기라는 병명들은 깔고 있고
대장암으로 인해 발생한 복막염과 천공등을 지닌 채
아빠의 의식을 깨우느냐 마느냐의 고비에 있다
의료진은 매일매일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 가족들은 천당과 지옥을 갔다 왔다 하고 있다
어떻게 해도 빠지지 않던 살은
5일 만에 급격하게 빠지고 있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먹고 있지만
씹는 것도 삼키는 것도 쉽지 않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고는 있지만
왜 이렇게 알아봐야 하는 것들이 많은지
머리는 이미 포화상태
바라는 것은
아버지가 의식을 차리셔서 삶을 마감하는
그 준비만큼은 하실 수 있기를
내일 강연을 가야 해서
강의안을 준비해야 하는데
영혼이 사라졌다.
영혼을 찾기 위해
조금씩 기록해야겠다.
내일 글의 제목이 아버지가 의식을 찾으셨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