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 Aug 18. 2023

아빠가 쓰러졌다.

아빠가 쓰러진 지 5일 차


301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오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빠는 지금 생사의 길목

응급 중환자실에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의학적 소견으로는

월요일에 어레스트(심정지)가 오셨을 때 돌아가셨겠지만 

의사들이 놀랄정도로 잘 버텨주고 계신다


일단 뇌경색과 대장암 4기라는 병명들은 깔고 있고

대장암으로 인해 발생한 복막염과 천공등을 지닌 채

아빠의 의식을 깨우느냐 마느냐의 고비에 있다


의료진은 매일매일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 가족들은 천당과 지옥을 갔다 왔다 하고 있다


어떻게 해도 빠지지 않던 살은

 5일 만에 급격하게 빠지고 있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먹고 있지만

씹는 것도 삼키는 것도 쉽지 않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고는 있지만

왜 이렇게 알아봐야 하는 것들이 많은지

머리는 이미 포화상태


바라는 것은

아버지가 의식을 차리셔서 삶을 마감하는

그 준비만큼은 하실 수 있기를


내일 강연을 가야 해서

강의안을 준비해야 하는데

영혼이 사라졌다.


영혼을 찾기 위해

조금씩 기록해야겠다.


내일 글의 제목이 아버지가 의식을 찾으셨다면

얼마나 좋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