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13일 차
모든 큰소리에 다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전원 할 병원은 알아봤느냐.
중환자를 둔 보호자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기관절개도 해야 하는데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진다.
우리 아빠는 살아있는데
살아있는 아빠를 살리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든 건지 모르겠다.
현실적으로 늘 최악을 이야기해야 하는 의료진의 상황도 이해가 가지만
보호자들의 희망은 처참하게 무너진다.
분명 전보다 좋아졌는데
왜 안 좋은 부분만 그렇게 강조하는 것일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강한 믿음으로 버티는 것일 뿐인데
이마저도 힘이 든다.
난 분명 그들의 말에 쫄고 있다.
마음에 절망이 가득할 때쯤
불현듯 오늘 만난 김어준 님의 메시지가 기억났다.
아빠 사연을 말씀드리자 단박에 메시지를 적어주셨다.
쫄지마, ooo
아빠!
쫄지 맙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