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원을 했다.
3차 병원과 2차 병원은 시스템부터 달랐다.
허술한 2차 병원 응급실에 실망하고
점점 나빠지는 일과 식물인간이 되는 일
하지만 식물인간이 될리는 없다
장이 안 좋으니 점점 나빠지는 게 더 가까울 거라는
의사의 말에 온몸에 힘이 빠진다.
아빠에게 닥친 문제는 크게는 2개다
1. 뇌경색, 저산소성뇌손상으로 인산 세미 코마 상태
2. 대장암으로 인한 복막염, 장천공, 패혈증, 폐렴
염증수치가 남들의 10배
황달수치까지 생긴 아빠가 다시 일반 병동까지 갈 수 있을까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현실은 나를 주저앉히고 포기하라 한다.
뇌는 시간이 필요한데
장은 시간이 없어서
참 어렵다 한다.
이 몸으로는 수술대에 오르면 바로 개복하자마자
돌아가실 거라며
무서운 이야기를 다시 한번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빠는 오늘 여태까지 중에 가장 눈을 명확하고 크게 떴다.
속눈썹이 보였고
눈도 깜박였다.
아빠의 눈을 보자
더더욱 포기가 안된다.
비급여주사든 뭐든 일단 때려 넣어달라 했다.
기적이 또 한 번 나에게 허락되기를...
아빠의 구멍 난 배를 치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