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아름답게 표현하자!
정말 오래된 책이구나. 책 가격이 4000원이라고 적혀 있다. 내 지난 세월이 느껴지는 책이다. 책을 펼치자 색 바랜 종이에서 습한 냄새가 훅 난다.
현재 소장하고 있는 책들은 대부분 나와 함께 세월을 보냈다. 표지에 테이프가 붙여진 책도 보인다.
내 20대 삶의 요동을 잠재워 줬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책 저자 밀란 쿤데라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추억과 함께 다시 책꽂이로 보낸다.
괴테에게로 돌아온다. 책 표지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만 적혀 있지만, 그뿐 아니라 ‘헤르만과 도로테아’와 ‘오월의 노래(시)’도 실려 있다.
누구나 충격은 오래간다. 잊은 줄 알았던 베르테르 효과 사건이 괴테 책 제목으로 다시 생각나다니...
파파게노 효과를 따르길 바랐지만 세상은 내뜻대로 되지 않았다, 잘못을 인정하길, 그러면 따뜻하게 안아주길 바랐건만.
다시 또 잊기 위해 ‘오월의 노래’ 쪽을 선택했다. 그중에서 시 한 편을 골라 읽는다.
“다정한 사람들에게”
시인은 입을 다물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려 하네
칭찬과 헐뜯음은 절로 생기리
산문의 고백은 그 누구도 좋아 않건만
우리는 가끔 저 시신의 고요한 숲 속
장미꽃 그늘에 숨어서 마음을 터놓는다.
망설임 속에 살아온 사람이나
고민 속에 살아온 사람이나
모두 꽃다발의 꽃으로 여기 피었네
늙은 날이나 젊은 날이나
잘못이나 착한 행동도
시로써 읊어지면 한없이 아름답다
......,
시는 내게 특별하다.
내게, 시는 언제나 아름답다!
나도 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