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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ileall Jun 07. 2021

우리는 용감한 걸까, 무모한 걸까.

침방울, 비말

지인의 지인이 코로나 19로 사망했다는 얘기가 계속 들린다. 건강했던 60대 부부가 남편이 코로나에 걸리자 부인도 바로 감염되어 두 분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그 60대 남편의 형제도 잠시 봤을 뿐인데 감염되어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작년부터 지인들 부모님 부고도 계속 듣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는 최근 W피트니스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여러 명 나왔다. 동네 사람들에게 계속 전파되어 우리 단지 국민은행에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국민은행은 이틀간 방역을 한 후 문을 열었다. 기존 직원들은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해서 다른 지점 직원이 파견 나와서 근무 중이다.


사망과 감염 소식을 연이어 들으면서도 나와 우리 회원들은 계속 피트니스에서 운동하고 있다. 나이 많은 언니들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피트니스에서 안전한 연령이다. 코로나 19 이후 누구든 자신보다 젊은 사람은 무조건 위험한 사람이다. 초창기 코로나 관련 보도에서는 코로나가 50대 이상에게 더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했었다.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무증상이거나 감기 같은 증상이라며 말이다. 다행히 나는 피트니스에서는 젊은 사람에 속한다. 피트니스에 오는 사람들은, 특히 60대 이상인 사람들은 목숨을 담보하고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피트니스 GX실 정원은 24명이다. 우선 최소 24명에 노출된다. 거기에다 직원 두세 명과 댄스 선생님까지 추가하면 27명에 노출된다. 추가된 세 명은 모두 나보다 나이가 어리다. 내게 위험한 사람들이다. 만약 GX실 수업 두 개를 연달아 들어가면 기본 48명에게 노출된다. 중복해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대치로 48명이다. 만약 2,30대 젊은 사람들이 신규로 많이 들어온다면 나도 피트니스에서 위험한 연령이 된다. 그때는 피트니스를 쉬어야 할 수도 있다.

피트니스에 가면 GX실에서는 최소 24명을 만나고 탈의실에서는 PT나 골프 등 다른 운동을 한 사람들까지 추가로 더 만난다. 샤워실에서도 사우나나 냉온탕을 이용하는 사람을 더 만나겠구나. 운동할 때는 마스크를 철저히 쓰지만 샤워할 때는 마스크를 한 두 명 정도만 쓴다. 탈의실에서는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벗은 채로 얘기하며 화장품을 바르고 머리를 말린다. 거기에다 선풍기를 사방으로 틀어놓고 말하기 때문에 탈의실 곳곳으로 비말이 날아다닌다.


우리는 용감한 걸까, 무모한 걸까.


마스크를 쓴다고 하여 코로나를 100%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스크는 비말을 좀 차단해 줄 뿐이지 완전 무장 수준은 아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던가. 어떤 마스크를 쓰고, 어떤 건강 상태이며, 지병이 있는지, 면역력 상태는 어떠한지, 몇 살인지 등 코로나와 관계있는 변수가 상당히 많다.


젊든, 나이가 많든,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누구에게나 코로나는 위험하다. 그러기에 우리는 사람들과 접촉 횟수를 최대한 줄이며 지낸다. 사람들과 말할 때 입에서 나오는 침방울 개수는 보통 361개라고 한다(enuri.com). 크게 말하거나 기침하거나 재채기를 하면 상대에게 튀는 침방울(비말, droplet) 개수는 더 증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스크를 낀 채로 말할 때는 침방울이 몇 개나 튀어나올까. 말할 때 밖으로 배출하던 침방울이 요즘은 마스크를 껴서 다시 자신 입 속으로 들어간다. 침방울은 말할 때, 기침할 때, 노래할 때뿐만 아니라 말을 하지 않고 그냥 호흡만 하고 있어도, 숨만 쉬고 있어도 분비된다. 침방울은 각자 그 형성 방식에 따라 염, 세포, 바이러스를 포함할 수도 있다(재인용, wikipedia). 건강상태에 따라서 침방울 속 성분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이런, 침방울을 비롯한 입에서 나오는 모든 종류의 비말은 입뿐만 아니라 코에서도 분비된다. 우리가 턱스크, 입스크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호흡기 비말은 크기가 큰 편이지만 장시간 공기에 남아 있지 못하고 좁은 반경으로 흩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호흡기 비말은 건조한 상태로, 즉 건조되어 있다가 공기 매개 전파를 통해 제한된 수의 질병을 전파할 수도 있다(wikipedia). 비말의 생존 여부는 온도와 습도가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 19 때문에 바이러스가 낮은 기온에서 더 안정적이란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예전 같으면 더웠을 날씨가 요즘은 선선하다. 낮에만 잠깐 더운 날씨인 때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하루 평균 기온으로는) 시원한 날씨다. 아직은 조심해야 할 날씨란 뜻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나와 우리 회원들은 여전히 피트니스에 운동하러 간다. 주말에는 코로나를 조심해야 하니 가지 말까, 하다가도 막상 주중이 되면 그냥 운동하러 가 버린다.


(사진 출처 : Google,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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