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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Feb 05. 2023

[100-36] …

하늘색이 너무 곱다. 파스텔톤의, 아스라하게 볼이 마알개진 푸른색…


덜컹덜컹 야무지지 않은 털털한 비행기. 몇 시간 동안의 비행동안 잠도 제대로 못자고, 온 몸이 퉁퉁 부었다. 갈아탄 비행기는 여기서는 국내선이라 세련되지 않은 느낌이다. 미국을 들어섰는데 그냥 익숙하다. 새로울 것이 없다. 새로운 곳인데 새로울 것 없는, 편안함 보다는 그저 일상적인익숙함. 음…


나 처음 왔는데… 가슴이 설레는 것도 별로 없는 그냥 익숙함이 느껴지는데 이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는 모르겠다. 쓰다보니 그 익숙함이 오히려 이상하네… 너무 피곤한데다 콧물 때문에 약을 먹어 몽롱하다.


이런 저런 일 생각하지 말고 머리를 푹 쉬어보도록 해야겠다.그냥 아무것도 모른채로 앞으로… 앞으로…. 가고 싶은데




Sheila Hicks, Escalade Beyond Chromatic Lands, 2017


동글동글한 것, 폭신폭신한 것, 알록달록한 것


쉴라 힉스는 1934년 미국 네브라스카 주에서 태어났습니다. 텍스타일에 대한 연구와 프로젝트 전시를 진행해왔던 그녀의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입니다. 섬유라는 매체가 주는 따뜻하고 폭신폭신한 느낌의 이 거대한 색덩어리들은 벽면과 바닥을 가득 채우며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실라 힉스는 한적하고 조용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 조용한 곳에서 사람들이 작품과 사적인관계, 인터렉티브한 관계를 만들어가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쉴 수 있게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조명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사람 사이에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을 때, 잠시 눈을 돌려 눈과 몸과 마음을 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이 알록달록한 색들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뇌를 자극시키고, 폭신폭신한 섬유덩어리들 속에 몸을 파뭍고 있으면 열정과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한 밝고 경쾌한 또 다른 세상이 내 눈 앞에 펼쳐질 것만 같습니다.  


#책과강연 #일보우일보 #백백프로젝트 #우보천리

#아무말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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