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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Feb 16. 2023

[100-47] 시애틀에서의 잠 못 이루는 밤 _9

(feat.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 맞은편에는 게이츠재단이 있다. 빌게이츠의 전 부인인 멀린다 게이츠의 권유로 2000년에 설립된 재단이다. 재정이 투명하게 운영되는 민간 재단 중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빌 게이츠, 멀린다 게이츠, 윌리엄 게이츠 2세(빌 게이츠의 부친)로 이루어진 빌 게이츠 일가가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임원이었던 제프 레이크스가 CEO 직에 있다. 또한 워렌 버핏이 2006년 자신의 자산 85%를 분산해 복지재단과 연구재단에 기부할 때 기부계약이 되어 이사직에 참여하고 있다. -나무위키


규모가 큰 본관은 일반인 입장이 되지 않는 사무공간이며 바로 옆에 대중들을 위한 전시공간인 디스커버리센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모든 생명이 동등한 가치룰 갖는다는 신념에 따라 세계빈곤, 보건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전시관은 크게 “웰컴-업적-전 세계의 과제”로 구분되어 있었다.


예약페이지가 있어 미리 예약을 해두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당일관람이 가능했다. 리셉션에서 간단히 전시공간에 대해 소개를 해준다.





나는 이 말이 가슴에 무척 와닿았는데 정말 아무리 아무리 노력해도 현재 처한 경제적 상황을 벗어날 수 없는 사회가 있고 또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그런 개개인들이 있다. 처절하게 다가온다. 이곳 시애틀만 하더라도 IT산업의 선두기업 아마존, 그리고 빌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도 인근지역에 있고, 보잉이나 익스피디아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입주한 이후 임대료가 치솟으며 노숙자들의 텐트촌 역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시애틀 텐트시티 참고*)

그저 강하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I believe the actions of one person can make a meaningful, lasting difference in the lives of others.”


한 사람이 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한동안 고민을 많이 했던 화두다. 보통은 삶에 안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 예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반대로 좋은 영향도 분명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아름다운 문장이고 충분히 감화되는 말이지만… 친절하고 너그러워지기 위해서는 힘, 특히 돈이 아주 필요하다.


Be strong. Strong enough to be gentle.

- Peter Cullen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결국 가난과 질병.


타인과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재단의 일은 무척 고무적이며 매우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세상을 바꾼다. 저 Change라는 단어가 나는 종종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하는데, ”세상을 타인을 돕는다. 바꾼다. 바꿔야 한다!!! “는 당위적인 말은 뭔가 잘못 살고 있고 잘못되어 있다는 걸 내포하는 단어들이라 그렇다. 세상의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은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며, 물리적 정신적 영역에서 만나게 되는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서로 결핍된 부분들, 필요한 부분들은 살피고 도우며 바꿔나가야 할 상황은 바꾸어나가야 하겠지만, 늘 경계해야 할 것은 우월한 입장에서 열등한 입장을 구원하고자 하는 전능환상, 구세주 콤플렉스이다. 뭐 생각해 보면 때로는 그런 전능환상이 많은 일을 하게도 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아담 스미스를 불러온다.

우리가 신성한 미덕을 실행하는 것은 이웃과 인류를 사랑해서가 아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나 인류애보다 더 큰 사랑, 더 강력한 애정 때문이다. 그것은 명예롭고 고상한 것에 대한 사랑, 존엄과 위엄에 대한 사랑, 그리고 탁월한 자신의 인격에 대한 사랑이다.

아담스미스, 도덕감정론 중




이 사진들은 전시 설치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살펴보게 되었다. 나무패널로 연결되어 있는데 글자가 새겨진 부분을 누르면 패널이 돌아가며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사진과 설명이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앉아서 오래 볼 수 있는 접이식 간이 의자는 배려.


당신의 재단에서는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하고 스크린으로 올려준다. 각자 잠시나마 생각해 보고 쓸 수 있는 구성들이 좋았다.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해둔 요소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Take action을 하기 위한 아이디어들. 어떤 단어가 가장 눈에 띄는가.

관람객들이 기저귀패키지를 만들어둘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사진을 찍고 메시지를 작성하면 화면에 내 모습과 내 목소리가 나온다.

요청하고 요구하고 알려야 하는 일의 성격상 글자들이 많고 해야 할 것들도 많아 좀 피로함을 느끼기도 했다.(물론 영어가 익숙치 않아 그냥 이미지만 볼 수 밖에 없어서 더 피곤했건 건 안 비밀) 교육용 전시구성으로는 요소요소 신경 써둔 부분들이 많이 보여 좋았다. 마지막에 청소년들인듯한 단체 관람객들이 들어와 도슨트가 시작되었었는데, 그런 교육용 전시로는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다.


많은 정보를 접했지만 대부분은 흩어진다. 결국 마지막에 기억할 수 있는 한 문장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마지막 동선 끝에 사진을 찍고 메시지를 적는 포토존이 있는데, 어쩌면 그것이 나 자신에게 남을 메시지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딱히 분명한 한 문장으로 생각나는 가치가 없어서 ‘I believe the world is getting better to live’라고 적었다. 떠올랐던 것들은 <팩트풀니스(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그리고 <도덕의 궤적>. 마이클 셔머의 도덕의 궤적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대강 짐작해 보면 인간의 도덕의식은 전반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 같은데… (뭐 짐작이니 읽어보고 다시 써야겠다.) 세상 구석구석 그리고 개개인의 인생 구석구석은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전반적인 의식 수준은 성장하고 있으며 환경과 상황도 많은 부분 나아져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수많은 문제들은 이전에도 오늘에도 이후에도 계속 있을 것이나, 그 안에서 문제들과 함께 춤을 추며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이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라는 다소 추상적이며 이론적인 결론에 이른다.


Take Action. 그런데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어떤 액션을? 문제부터 우선 명확히 해보자. 흠… 그러고 보니 그래서 디스커버리 센터인건지도 모르겠다.



2023.02 Ayla J. in Seattle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일보우일보 #우보천리

#게이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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