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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내 인생의 히어로는 말입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2

by 폴 클루니 Mar 09. 2025


누군가의 작은 친절이, 

또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기적이 된다.


-Paul Cluny-


인생을 살면서 사람과의 만남은 중요하다. 그런 만남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니까.

내가 작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브런치에 31편의 글을 올리기까지, 내 인생에 히어로가 없었다면 지금의 '폴 클루니'는 없었을 것이다.


2024년, 파리와 스페인의 산티아고길에서 나에게 큰 도움을 준 히어로. 나는 이 고마운 사람의 이야기를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다. 삶의 어려움을 긍정적으로 이겨내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히어로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글이 히어로가 꿈꾸는 삶을 응원하는 작은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히어로는 일본 교토를 좋아해 자주 여행을 다녔다. 마라톤을 시작한 후 교토에도 마라톤 대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고 싶어 졌다. 최근에는 아내와 함께 교토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목표는 4시간 30분 완주였지만,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러닝화를 신고 뛰다가 발에 맞지 않아서 통증이 심해져 계획보다 더딘 걸음으로 걷기와 뛰기를 반복해야 했다. 결국 6시간 안에 간신히 완주했지만, 아내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은 기록보다 더 값진 추억이 되었다.


그는 작년 하반기, 힘든 경력 단절을 이겨내고 항공측량 회사에 다시 취업해 작은 경비행기를 운행하며 근무 중이다. 이 일은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여름과 겨울에는 비교적 여유가 생긴다. 그 시간 동안 히어로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자기 계발과 도전을 계속 이어가며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8월, 히어로는 어렵게 입사한 J항공에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퇴사하게 되었다. 코로나의 여파로 재취업이 쉽지 않았고, 막막한 상황에서 서촌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지인으로부터 2024년 4월 출발하는 산티아고 순례 여행의 스태프로 합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지인은 카페 운영을 접고, 산티아고 순례 여행과 정부 지원사업을 통한 여행업을 준비 중이었다. 처음에는 순례 기간 동안의 경비가 부담이 되어 고민이 되었고 그때 마침 A항공 공채라는 좋은 기회도 있어 고민이 컸지만, 그는 결국 공채를 포기하고 산티아고 길을 선택 했다. 여정 초반까지도 복잡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나 걷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는 점차 자신만의 순례길을 찾아갔다. 길 위에서의 경험은 히어로가 인생의 방향을 다시 바라보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퇴사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던 항공사 교관에 대한 원망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산티아고길에서 만난 친구와의 대화가 그의 마음을 조금씩 바꿔 놓았다. 히어로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친해지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는 외국인 친구에게 이 질문을 하자, 친구는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친구에게는 사이가 멀어진 지인이 있는데 6개월마다 계속 연락하며 노력해 화해의 기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히어로는 사람이 노력하면 어려운 관계도 조금씩 변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완전히 마음이 편해진 건 아니었지만,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작은 여유가 생겼다.


코로나 시기, 히어로는 브런치에 '구유'라는 작가명으로 글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글쓰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회사에서 겪은 일을 소설로 풀어내기도 했고, 글을 통해 어렵게 들어간 항공사에서 해고되었던 상처도 위로받았다. 마라톤과 글쓰기는 히어로에게 정신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일상이 되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고, 어려운 순간을 묵묵히 헤쳐 나간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고, 의미 있는 일에 꾸준히 매진하는 자세가 강점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강해 새로운 것을 익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반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일은 뒷전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스스로를 돌보는 걸 소홀히 하는 점은 스스로 느끼는 아쉬움이다.


히어로에게는 2025년에 이루고 싶은 네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 교토 마라톤 완주 (달성)

둘째 5kg 체중 감량

셋째 꾸준한 글쓰기

넷째 매일 10분 독서

다섯째 항공사로의 이직


그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밝게 만들고, 주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올해 만 40세가 된 히어로는 과거 꿈꾸던 모습과는 다른 현실을 살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항공사로 이직해 조종사로 일하며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한다.


나는 그가 원하는 항공사 이직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항공기를 운항하게 된다면 꼭 그 비행기에 탑승해 함께 하늘을 날며 새로운 여행을 떠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여정이지만, 히어로는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며 자신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그는 다시 하늘을 나는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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