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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ileHee Nov 02. 2024

한인회 회장으로서 '왕의 남자'를 보여주었다

Korean Movie Night!


대학교 입학의 시작은 OJT이다. 특히, 유학생의 경우 International Students Orientation을 필수로 참석해야 한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는 위와 같은 일정으로 개강 날짜보다 며칠 더 빨리 한국에서 돌아와야 했다. 학교 행사에는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이 참석했지만, 역시 나에게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인 학생들이었다. 어디에 가던지 한국인 학생은 빠르게 알아챌 수 있고, 또 만났을 때 타지에서의 반가움도 늘 존재한다.


한국인 학생들 여럿을 소개받고 알게 되었고, 한인회 (Korean Student Association, KSA)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입학 해에 처음으로 한인회 행사에 참석해 보니, 한국인 교수님들과 재학생들도 우리를 반겨 주셨고, 자주 접할 수 없는 한국 음식들도 많아서 반가운 마음 반, 신기한 마음 반으로 참석하였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가 기 전, 뜻밖에 제안을 받았다. 마침 현 한인회 회장이 나와 친분이 있는 지인이었고, 그래서 나에게 1년간 한인회 회장직을 부탁했다. 한 해 행사는 몇 가지 없다는 말과 함께. 나는 바쁜 학기 중에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되었지만, 나를 도와줄 부회장 친구도 있었고, 든든한 동기도 있었기에 고민 끝에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한인회 인원을 모두 다 합쳐도 30명이 채 되지 않기에, 대신할 사람을 찾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여러 행사 중 ‘Korean Movie Night’도 주최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K-pop에 대한 관심이 많아, 한국인 외에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참석하기도 한다고.


나와 부회장은 영화 선정을 위해 한참 고민했고, 다소 파격적일 수 있지만 조선 시대를 적나라하게 소개할 수 있는 왕의 남자를 보여주기로 했다. 끝내로, 주미 한국문화원에 전화를 했고, 상영 가능한 DVD를 받아볼 수 있었다.




조선 시대의 사회 구조와 권력, 연극을 통해 사회를 풍자한 장생과 공길, 불가피한 새드엔딩까지…


영화는 흥행했다. 한국인과 외국인 친구들이 몰입도도 매우 높았다. 나는 행사장 안과 밖을 수시로 살피느라 영화에는 백 프로 몰입할 수 없었지만, 오히려 친구들의 반응과 상영 현장을 살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시 한번 나는 이런 시간이 좋다.



나만이 기억하는 한국을, 언어가 달라도 전달되는 스토리와 감성을, 특히 이번엔 한국 영화라는 새로운 콘텐츠로 함께할 수 있어서,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보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시청한 다양한 학생들에게도 영화가, 그리고 한국이 오래 기억에 남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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