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교 선택 과정
나의 고등학교는 시골에 위치한 작은 기독교 학교였다. 그래서 나와 다른 학생들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20살로 성인이 된 나는 그 해방감을 맛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스트 가족이 아닌, 이제는 나 스스로 나의 삶을 온전히 책임질 시기가 온 것이다.
하지만 큰 다짐과는 달리, 나는 고등학교에서 차로 고작 30분 거리에 있는 대학교로 최종 입학 결정을 내렸다.
가장 큰 이유는 학비 때문이었다.
미국에는 '인스테이트(In-State)'와 '아웃오브스테이트(Out-of-State)'라는 두 가지 학비 제도가 있다. 주로 공립 대학에서 학비를 책정할 때 거주지에 따라 이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해당 주에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한 미국 학생들은 In-State 학비를 내고, 거주지 외의 주를 선택하여 학교에 가는 경우 Out-of-State 학비를 낸다. Out-of-State 학비가 적용될 경우 In-State 대비 평균 두세 배의 차이가 나므로, 해당 주로 학교를 가는 학생들에게는 큰 교육 혜택이 된다.
나의 유학생 신분에도 이 제도가 적용되면 좋겠지만, 거주 기간과 주에 상관없이 미국은 유학생을 모두 Out-of-State 대상자로 분류한다. 미국에 오래 산 나도 이 혜택의 대상이길 바랐지만, Out-of-State의 현실은 매년 매우 큰 학비를 감당해야 했다.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지던 때였다. 지원한 여러 학교 중에 네임밸류는 높지 않지만 입학 지원비도 무료여서 원서를 제출한 인근 대학이 하나 있었다. 그곳에서 입학 시기가 다가올수록 더 큰 장학금을 제공하였고, 마침내 미국인들에게만 적용되는 In-State 학비보다도 더 좋은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이 학교를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당시 나의 계획은, 학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이곳에서 2년을 다니며 기초 수업을 마치고, 더 좋은 대학으로 3학년 때 편입하여 저렴한 학비와 네임밸류를 둘 다 얻는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름방학을 한국에서 보내고 돌아온 나는, 대학이라는 새로운 설렘 앞에 서게 되었다. 새로운 장소와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