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아닌 호스트 가족과의 생활
"조기 유학, 마냥 추천은 못할 것 같아."
이 말은 실제로 나와 5살 차이 나는 동생에게 했던 말이다. 당시 나는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고, 동생은 중학생이었다. 정확히 동생의 나이는 내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와 같았다. 가족은 내가 곧 성인이 되니, 동생이 나와 함께 미국에서 지내는 것이 어떤지 물어보셨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동생의 기회를 앗아간 것은 아닌가 싶지만, 당시 내 생각은 가족이 아닌 타인이 나를 이해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중고등학생의 나이는 많이 성숙해 보일 수 있지만, 사춘기를 포함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때이기도 하다.
호스트 가족은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가족처럼 나에게 성심껏 최선을 다해주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나이로서, 무언가를 설명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청소년 시기는 그 누구보다 성인의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반대로, 해외에서의 생활과 새로운 장소에서의 도전을 통해 얻은 것도 분명 많다. 타지에서의 생활은 나의 독립심과 생활력은 물론,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는 탄력성을 키워주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성의 중요성과 필요성도 알게 되었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고민할 때도 많지만, 유학생활은 언어와 문화적인 면에서 미국에서 살아남는 도전의 연속이었고, 그 과정에서 도전의 결과보다 도전을 실행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게 되었다.
개개인이 성장하는 환경과 배경은 모두 다르고, 한 가지의 정답은 없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영향이 삶에 깊은 흔적을 남기는 만큼, 조기 유학도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크고 신중한 결정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