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1 뒷방 - 장례식장 가족 휴게실
검은 한복을 펼쳐놓고 쳐다만 보고 있는 지율, 뭔가 골똘히 생각 중이다. 머리핀을 꽂는다. 하얀 리본이 달렸다...
14.2.2 장례식장
하나 둘 소식듣고 찾아오는 용산서 사람들, 그들을 보며 이미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 술을 마시는 종태.
"형님, 가세요, 모셔다 드릴께. 왜 벌써 술이야.."
"안돼, 큰 형님 가시는데 내가 있어야지. 쟤들은 여기 오는 사람 열명도 몰라.."
"서장님도 계시고, 조팀장도 있으니까 가요, 취하겠어. 은석이도 보고, 발인 할때 다시 오자구요."
"니들이나 가서 일 해. 난 파업이다."
서장이 멀찌기 서서 눈총이다.
"에이그, 불쌍한 놈.. 그러게 진작에 좀 찾아보지, 일부러 피하는 사람 뭐하러 찾냐고 버티더니.."
"이렇게 보게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사람 사는게 참 계획대로 굴러가지를 않아. 근데 이석호 저 자식은, 내가 지금 칭찬을 해야돼, 야단을 쳐야돼? 어떻게 말 한마디 없이 지 혼자 와서 저러고 있어?"
지율이 뒷방에서 나온다. 머리에 꽂은 하얀 핀, 그리고 입고 내려온 옷차림 그대로다. 멀뚱멀뚱 보고만있는 서장과 조팀장, 진우 앞을 지난다. 진우가 묻는다.
"옷 갈아입으러 간거 아니었어? 안 맞아?"
"안 입어봤어. 싫어서."
"상복이 싫은게 어디있어? 다 그렇게 입는거야."
"옷이 싫은게 아니라, 그 옷을 입는게 싫어."
커피를 한잔 타 들고, 분향실로 들어간다. 별 반응없는 창률과 석호. 진우가 따라들어온다.
"향 붙여서 저기에 꽂아두고, 꽃 드려."
"아빠 그런거 안 좋아할걸, 죽은 사람 너무 많이 봐서 장례식 지겨울거야.. 담배 없어?"
"종태 형님 있으시겠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휙 뒤돌아 나간다. 종태 털썩 옆에 앉아 주머니를 뒤진다. 말없이 겉옷자락을 열어 안주머니를 내어준다. 담배 한개피를 꺼내들고 다시 들어간다. 한모금 남은 커피를 사진 앞에 두고, 담배를 올린다. 진우가 묻는다.
"불은 안붙여?"
"폐질환으로 갔어. 끊어야지."
"무슨 논리냐?"
"논리가 어딨어, 죽었는데.. 내 맘이지."
창률이 피식 웃는다. 석호도 말없이 고개를 젓는다.
"절 안해? 인사?"
"엊그제 했잖아. 병원에서..."
"그래도 해야지, 마지막인데."
"아빠도 없이 사진만 세워놓고 뭘.."
돌아서 또다시 휑 나가려는 걸 진우가 잡는다.
"어디가? 너는 여기 서있는 거야. 사람들 오면 인사하고, 형들처럼."
"싫어, 둘이 하라그래. 아는 사람 없어."
"그래, 넌 들어가서 더 자. 손도 아픈데... 여긴 우리가 할께."
창률이 말한다. 지율이 돌아선다. 진우가 따라나온다.
"진짜 들어가게?"
"아니, 사무실 가게. 하던거 마무리하고 올께."
"미쳤냐? 여기서 출퇴근을 한다고?"
"지율아, 오늘 내일은 여기 있는거야. 일은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하고."
서장이 타이른다.
"저 휴가 없어요. 무단 결근이에요."
"핑계 대지 마, 너 창률이랑 있는 거 싫어서 그러지?"
종태가 한소리 한다. 답을 못하는 지율... 꼭 창률만은 아니다, 다 싫다.. 마음이 읽혔는지, 한마디 덧붙인다.
"장례식 좋은 사람이 어딨냐, 다 싫지. 앉어, 술 먹자. 시환이는 왜 안보여? 제일 먼저 올줄 알았더니."
"한 놈이라도 남아서 일 해야지. 리화하고 뭐 좀 시켰어, 진우도 여기있고 해서.."
소장이 종태 앞으로 앉아 술병을 집어든다. 술 달라고 잔을 내밀자 잔도 뺏는다.
"고만 마셔. 하루종일 사람들 올텐데 어쩔려 그래?"
"오긴 누가 와요, 형님 기억하는 사람 별로 없을건데.."
"왜 없어? 한명이라도 와서 너 이러고 있는 거 보면, 각오해. 니가 형님 오른팔이었잖아. 이러면 안돼지."
"오른팔은 무슨.. 잘려 나간지가 언제인데.."
정환과 박형사가 강력팀 몇명과 함께 들어온다. 꾸뻑 인사한다.
"거봐라, 애들 오잖아. 정신차려!"
줄줄이 조문하고 나와 자리에 앉는다.
"일찍 왔구나. 잘했다."
"바빠지기 전에 지율이 얼굴이나 보고 갈려구요. 좀 어때요? 괜찮아요?"
"괜찮다 못해, 이상해. 쟤야말로 유전자 검사 좀 해봐라, 친아빠 맞나.."
한쪽 구석에 앉아 주노 귀금속 현장 사진을 보고 있는 지율, 어이없는 얼굴로 옆을 지키는 진우..
"종일 은석이 찾다가.. 몸이 아니라 뇌가 얼었나본데."
"일하고 있는 거야? 병이야.. 어쩔라고 저러냐."
정환이 한숨 쉰다.
"손은 왜 저래? 동상이야? 심한데?"
옆 팀 사람이 묻는다. 지율의 양 손에 감은 붕대를 본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울긋불긋 갈라지고 터져 핏자국이 선명하다.
"어제 산에서 구덩이 파다 그랬대. 지꺼 장갑 모자 다 은석이 벗어주고 맨손으로.. 눈 왔지, 영하였지.. 다 얼었을텐데, 그걸 돌로, 손으로.. 어우, 쟤도 정말 독해."
"그게 파진다는 게 신기하다. 삽도 없이.."
식사가 나온다. 뜨거운 국물부터 받아든다.
"완전히 땅은 아니고, 경사면에 나무 뿌리가 좀 나온데 있잖아요, 약간 안으로 움푹 패어있어서, 거기를 조금 넓혔대요. 차 형사님 체온 떨어진다고..."
"특전사야. 별 걸 다 해."
"쟤가 살렸지, 거기 그냥 널부러져 있었어봐."
"그래도 그렇지 여자애가 손가락 다 찢어질때까지.."
"묻어버릴려 그랬나부지, 은석이 싫어서.."
"아하, 그거네.. 아무도 없으니까 쌰악 묻어버릴려 그랬는데, 진우가 나타난거야.."
"크흐.. 그래서 진우까지 묻을려고 다리를 똑 부러뜨렸는데, 시환이가 오고..?"
"아, 그만해.. 다친 애들한테 왜 그래."
"흐흐흐.. 다 살아돌아왔으니까 웃는거지. 꼬라지 봐라, 안 웃긴가. 다들 어디 전쟁갔다 왔어."
수저를 든다. 빨리 먹고 가야한다. 그릇째 들고, 국물을 마신다.
"아, 좋다... 야, 우리도 어렸을때는 성한데가 없었는데, 응? 저러면서 크는 거야, 애들은 원래 싸워야 커."
"은석이는 좀 어떨려나. 가면서 잠깐 들러보자. 아직 새해도 아닌데, 액땜 크게 하네"
"우리야, 일년 365일이 액땜이지. 경찰 팔자에 무슨.."
"그래도 어제는... 지율이 아버님 가시고, 은석이 살고.. 무승부다."
14.2.3 이태원 <주노 귀금속>
<임시 휴업>
문 닫힌 보석상을 둘러본다. 무심히 이것저것 찍어대는 시환이 박스가 가득 쌓아놓은 캐미넷을 연다.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다.. 박스 하나에서 시선이 멈춘다... '오성 광수건.'
"오호, 국산이네?"
"뭔데요?"
리화가 묻는다.
"귀금속 닦는 수건이에요. 아주 예민해서, 종류마다 다른 걸 써요. 뭐 하나라도 긁히면 안되니까.. 이건 금 광내는거, 이거는 단단해보이지만, 스크레치 나기 쉬운 돌 종류, 뭐 사파이어나 루비... 그리고 여기에 이게, 제일 조심스러운 거요 - 천연 진주 닦는거.. 이게 얼마전까지도 거의 다 수입이었는데.."
"사은품으로 주나봐요? 많은데요?"
"사은품으로도 주고, 세척 서비스 해주잖아요, 그럴때 마무리로 닦아요. 이 수건은 재활용이 안되요, 빨면 표면에 금속 성분이 다 없어져서, 못 쓰거든요. 계속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 이정도 가게면, 사용량이 많을 거에요. 손님도 줘야지, 여기서 써야지, 세공도 직접 하니까, 거기에서도 많이 필요할거고.."
케비넷을 닫으려다가 멈칫.. 박스를 다시 살핀다. 주소를 본다. 갸우뚱하며 폰으로 검색을 한다..
"왜요? 뭐 있어요?"
민규가 묻는다.
"감초로... 어디서 들어봤는데..? 어디죠? 경기도 하남시 감초로... 어? 여기... 그 동네 부근인데요?"
/회상 - 납치 미수 119 신고 음성
"경찰이죠? 저희는 이태원에 <주노 귀금속>인데요, 저희 형수님이 방금 납치되었다가 도망 나왔어요.. 여기요..?... 잘 모르는 동네인데... 제가 멀리서 보고, 이상해서 차로 쫒아왔거든요, 한남동 부터.."
/
시환이 박스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건다. 민규가 지도에 위치를 표시한다. 다 같이 차에 오른다.
"이 인간이... 모르는 동네라더니.. 진우 선배 짐작이 맞네요, 작은 아들이네."
"아직요, 증거를 좀 더 모아야되요. 자기는 이 공장에 안 가봤다, 그렇게 우길 수도 있으니까."
14.2.4 현장
눈에 익은 골목길이다. 현장을 보러 온게 벌써 세번째다. 식당 하나, 둘, 셋, 네곳을 지나고 갑자기 한적해지는 영세 공장 지대.. CCTV 없는, 낮에도 어쩐지 조금 스산하다.
"여기 맞네.."
"그렇죠? 이쪽으로 들어와서, 저 앞이네요?"
"예, 여깁니다..."
차에서 내린다. 주변을 본다. 카메라가 없다.. 민규가 설명한다.
"작은 아들이 형수를 탈출 시켰다고 한 데가 여기 입니다. 왼쪽 골목안에, 납치 차량이 반 정도 꺾어들어가서 서있었고, 작은 아들이 뒤따라 들어오다가 뒤로 지나가는 척 하면서 트렁크를 박았다, 그랬어요. 보세요, 여기 벽에 아직 범퍼 긁은 자국이.."
골목 끝을 가르킨다.
"그러고나서 범인은 저 앞쪽으로 도망을 가고, 작은 아들이 형수를 태우고 나오면서 신고를 했습니다."
범인이 도망간 쪽으로 가본다. 구불구불한 골목을 빠져나가니 두개의 갈림길이다. 일단 무시하고 앞으로 더 전진한다. 작은 가내 수공업 규모의 공장 간판들이 보인다, 생수병 재활용, 한라 공업 본드... 그리고 맨 끝에 <오성 광수건.>
"모르는 동네치고는 거래처가 근거리에 있고.. 근데, 선배님, 아무도 없나봅니다. 휴일인가본데요."
"월요일에 다시 와야죠. 일단 가요, 저쪽에 안 본 데도 가보고.."
"차 찾으시게요? 설마 여기 있을라구요?
차를 돌려 나오다가 아까 지난 두개의 갈림길 앞에 선다. 시환이 고민한다..
"어느쪽을갈까요, 알아맞춰보십시오, 딩동댕... 오른쪽으로 가죠."
차를 꺾는다. 걱정된 리화가 묻는다.
"있다가, 왼쪽도 가시는 거죠?"
"당연하죠."
얼마가지도 않아 모습을 보이는, 무너지기 직전의 주택가... 딱 네 채 남은 슬라브 집들이 아마 모두 폐가 일 듯 하다. 갈라진 담벼락 사이로 들여다 보지만, 사람 흔적은 없다. 민규가 실망한다.
"없네요, 드라마에서 보면 이런데서 짜잔~ 하고 용의 차량이 나오던데.."
"두두둥... 이렇게 멋있게 나오죠.. 우린 안돼네.."
차로 돌아가려는데, 택시가 한대 들어온다. 젊은 여자가 내린다.
"누구, 찾아오셨습니까?"
"이 집에 살던 사람이요. 아무도 없어요? 이사 갔나?"
"누가 살았는지 아십니까? 아, 저희는 경찰입니다. 저희랑 같은 사람을 찾으시는 것 같아서.."
"최재필이라고, 정말 예전에, 예전에, 잠깐 알던 사람인데, 혹시 그 사람이 제 차를 훔쳐갔나 해서요. 이 동네 어디에서 사고치고 도망갔다고.."
"하영주씨? 검은색 렉서스 찾으세요?"
14.2.4 장례식장
저녁시간, 진우와 잠깐 교대해주는 동료 덕에, 겨우 일어나 몸을 푼다. 서장도, 조 팀장도 올라가고 허전하다. 제대로 쉬지 못한 발을 절뚝거리며, 물 한컵을 들고 지율에게 간다. 바닥만 보고있는 석호와 창률에 비해, 절도 안하고 돌덩이처럼 버티고 서서 조문객에 집중하는 지율을 데리고 나온다.
"내가 너 그럴줄 알았어, 사람들 노려보지 말랬지. 그 놈 여기 안 온다고.."
"습관이야."
"독기 좀 빼. 그 놈 경찰 아니라니까.. 경찰이었으면 계속 동네에서 어정거리고, 스키장 쫒아가고..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 바로 죽이면 되지, 뭐하러 시간 끌어? 아... 미안해.. 근데, 그렇잖아. 정말 범인이 경찰이라면, 힘없는 여자 하나, 애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 뭐하러 그 요새같은 집에 들어가고, 거기다가 굳이 큰 아들을 컨택해서 돈을 뜯냐. 그렇게 안 해. 너무 오래 걸렸어."
"장기간 계획해 온 일이지. 평생의 숙원 사업 같은거.. 아버지한테 그렇게까지 원수 진 사람이 있었나?"
"난 형님이 이상해. 아버지가 경찰인데, 협박받고 있는 걸 왜 말을 안해? 아버님은 큰형님 편이었다면서?"
방안에 나란히 서서 조문객과 맞절하는 두 사람을 본다. 송창률, 이석호..
"이석호도 이상해. 왜 저러고 있는거야?"
지율이 돌아선다.
"밥먹어, 갖다줄께."
"다리 아픈 애가 왜 자꾸 어딜 돌아다녀? 둘 다 앉어, 내가 가져올께"
정환이 일어선다.
"형님, 지율이 꺼 육개장은 빼고.."
"알어, 빨간거 다 빼고.. 어쩌냐, 단무지도 없을건데.."
시환에게 문자가 온다. 지율과 진우 동시에 문자를 본다
/렉서스 운전자 31세 최재필 사기 전과 2범 현위치 추적 중 차량 미발견/
/납치 탈출 장소에서 400 미터 전방 주노 거래처 휴일/
"이런, 개 #^%$$# 새끼, 그럴줄 알았어... 아.. 죄송합니다.."
진우가 선배들을 보고 사과한다. 박형사가 웃는다.
"괜찮아, 발목 많이 아프지? 욕이 막 절로 나오네,"
"야, 강진우 처음에 참 귀여웠는데, 인제는 얘도 주딩이에서 구정물이 흘러."
"밥 먹어라.."
정환이 한 쟁반 가득 가져온다. 엄마처럼 지율을 챙긴다.
"먹어, 먹어.. 어제부터 제대로 못먹었지?"
반찬은 쳐다도 안보고, 밥에 사이다에 부어 말아먹는다. 애써 태연하려는 사람들..
"난 아직도 얘가 적응이 안돼.."
지율이 먹는 걸 보고서야 진우도 국에 밥을 넣는다. 보이지 않게 등을 돌리고 후루룩.. 서둘러 들이 마신다. 동시에 끝내고 수저를 놓는다. 정환이 물을 챙긴다.
"무슨 밥을 그렇게 먹냐? 천천히 해, 그러다 삼일 못 버텨."
"가보려구요.."
동시에 답한다.. 진우가 돌아본다.
"어딜가, 상주가?"
"주노 귀금속... 나 말고도 상주 많잖아."
"야! 야! 둘 다 앉어. 상주 앉고, 다리 부러진 놈 앉고... 우리 지금 서울 갈거야, 우리가 들려볼테니까, 니들은 여기 있어. 형님 잘 모시고, 벌써 취했다. 아침부터 종일 마시네, 왜 저래..."
"조상현 데려와!!! 어디갔어?"
옆사람에 기대어 울며 조 팀장을 데려오라 성질내는 종태를 본다. 지율이 묻는다.
"둘이 사이 안 좋은거 아니었어?왜 데려오래?"
박형사가 답한다.
"오래된 부부 같은거야, 한 2-30년 같이 산... 니들이 알 수 없는 끈끈한 뭐시기.."
정환이 보탠다.
"솔직히 미운 정이지, 저기도.. 전에 종태 형님이 큰 걸 하나 했는데, 그 공으로 조 팀장님이 포상을 받았어. 그러고 얼마 안되어서 바로 승진하고.."
"일은 종태 형님이 하고, 승진은 조 팀장님이 해요?"
"그때도 팀장이었으니까. 그 팀이 전부 잘했다, 그거야. 그리고, 형님은 고졸, 조 팀장은 경찰대. 처음부터 게임이 되냐?"
박형사가 부연 설명하다.
"그렇다고 승진 때문에 화가 난건 아니고, 그때 은석이가 많이 다쳤는데, 걔는 아무 보상 못받았거든. 치료도 대충하다 말고 바로 복귀하고.. 그때부터 성질 부리고 싸우기 시작했어. 그전에는 좀 아웅다웅 했어도 형님, 팀장님 하면서 서로 지킬건 지키고 그랬었는데, 그 다음부터 저 모양이야."
"야, 근데 은석이는 좀 어떠냐? 아까 전화 안 받더라."
"자고 있을 겁니다. 회복하는 거 봐서, 빠르면 내일쯤 수술 들어간다고.."
"허리지? 걔 그때 다친게 그거잖아, 척추 탈골."
"탈구, 임마, 무섭게 척추 탈골이 뭐야.."
"그거나 그거나.. 뭐 척추 뿐이야? 그때 차은석이 산산히 부서졌었어. 그것들이 차로 들이받아가지고.. 그러니까 처음에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애를 계속 굴려가지고.."
"좀 나아졌나보다 했는데, 그것도 아닌가봐. 전에 보니까 무슨 약을 먹더라고?"
"성한 애들이 없어. 젊을 때야 펄펄 날라댕기니까, 괜찮은 줄 알았지. 너네 팀 가서 좀 쉬려나 했더니 더 큰 걸당하네. 다친데 또 다쳐.. 범인한테 찔리고, 지율이한테 묻히고.."
지율도 피식 웃는다.
"야, 그래도 지율이 웃는거 보니까 안심이다. 우리는 가도 되겠다."
"안심은 무슨... 두고봐, 인제. 쟤 저렇게 말짱한게 더 문제인거야. 진우야, 애 좀 울려. 이런게 다 쌓여서 병 된다니까."
"뭘로 울려? 때리다 지가 더 맞을 걸.."
성의없이 손을 흔드는 종태에게 꾸뻑 인사하고 장례식장을 나선다. 지율이 시계를 본다. 시환이 도착할 시간이 되어간다...
<계속>